기사최종편집일 2024-04-28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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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 입성' 랜디 존슨의 딸, 취업비자 절차 시작…30일 도공전 데뷔는 '몰라'

기사입력 2024.01.22 18:45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계약을 맺은 미국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윌로우 존슨. 한국배구연맹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계약을 맺은 미국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윌로우 존슨. 한국배구연맹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우승 청부사'로 영입된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은 22일 오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두 시즌 동안 동행한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와의 계약을 마무리(해지)하고 미국 프로리그 애슬레틱 언리미티드에서 활약한 미국 국적의 윌로우 존슨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윌로우는 2020년 미국 오리건대학을 졸업한 후 2020-2021시즌 튀르키예 니루페르 벨레디에스포를 거쳐 미국 프로리그에서 아포짓 스파이커로 뛰었다.

흥국생명은 윌로우가 신장 191cm의 높이를 활용한 타점 높은 공격과 블로킹 능력을 겸비한 공격수로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윌로우는 구단을 통해 "평소 K컬쳐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한국리그에서 뛰는 것이 꿈이었다"며 "한국의 전통적인 명문구단인 핑크스파이더스에서 좋은 선수들과 함께 뛰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한국리그의 수준이 기대되고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를 우승으로 이끄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존슨은 1998년생으로 2018년 미국배구지도자협회(AVCA) 우수선수상을 받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2022년과 지난해 2년 연속 한국배구연맹(KOVO) V리그 여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한국 배구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어느 구단의 선택도 받지 못했다.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계약을 맺은 미국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윌로우 존슨. 한국배구연맹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계약을 맺은 미국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윌로우 존슨. 한국배구연맹


하지만 존슨의 기량을 눈여겨봤던 흥국생명이 2023-2024 시즌 막판 손을 내밀었다. 흥국생명은 외국인 선수 옐레나가 최근 경기력 부진과 태도 논란을 빚은 가운데 우승을 위해 과감하게 교체를 결정했다. 

흥국생명은 당초 올 시즌 개막 전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배구 여제' 김연경이 V리그 우승을 위해 은퇴를 1년 미루고 잔류했고 FA(자유계약) 시장에서 베테랑 미들 블로커 김수지까지 영입하면서 완벽한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시즌부터 함께한 옐레나의 존재도 흥국생명의 강점으로 보였다. 흥국생명은 옐레나가 김연경과 함께 여자부 7개 구단 최강의 공격력을 뽐내줄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옐레나는 올 시즌 24경기에서 501득점, 공격 성공률 39.98%로 기대에 못 미쳤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상대 집중 견제에 고전했고 김연경에게 쏠리는 공격 부담만 가중됐다.

특히 2라운드 142득점(공격성공률 45.42%)이었던 기록이 3라운드 132득점(공격성공률 37.54%)으로 떨어졌다. 공격정확도가 눈에 띄게 하락했다. 4라운드엔 98득점(공격성공률 34.84%)에 머물렀다. 아웃사이드 히터 김연경과 아시아쿼터 외인인 아웃사이드 히터 레이나 토코쿠(등록명 레이나)가 대신 분투해야 했다.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계약을 맺은 미국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윌로우 존슨. 한국배구연맹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계약을 맺은 미국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윌로우 존슨. 한국배구연맹


경기장에서의 태도가 더욱 문제였다. 옐레나는 경기 중 대놓고 감정을 드러내거나 아본단자 감독의 작전타임에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 등 프로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흥국생명의 우승 도전 전선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4라운드 종료 시점까지 18승 6패, 승점 50점으로 1위 현대건설(19승 5패, 승점 58)에 승점 8점 뒤진 2위에 머무르고 있다. 외려 3위 GS칼텍스(15승 9패, 승점 43)와 격차가 더 적어 2위 수성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흥국생명은 이에 외국인 선수 교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윌로우 존슨이 V리그 무대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제 몫을 해준다면 선두 탈환과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겨냥해 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윌로우 존슨의 아버지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 랜디 존슨이다. 야구팬들이라면 모두가 동경하고 환호하는 레전드의 딸이 한국 프로배구에서 뛰게 된 점도 흥미롭다. 

랜디 존슨은 1988년부터 2009년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618경기(선발 603경기) 4135⅓이닝 303승166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29, 탈삼진 4875개의 업적을 쌓았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과 김연경. 엑스포츠뉴스 DB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과 김연경. 엑스포츠뉴스 DB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영상을 5차례나 수상했고 올스타에도 10차례나 선정됐다.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BK' 김병현과 함께 월드시리즈 우승을 견인하면서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은퇴 후에는 2015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V리그는 현재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이다. 오는 2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2023-2024 시즌 올스타전을 치른 뒤 29일까지 휴식을 취한다. 30일부터 5라운드가 시작된다.

흥국생명에게 베스트 시나리오는 윌로우 존슨이 최대한 빠르게 취업비자를 발급받아 오는 30일 한국도로공사와의 5라운드 김천 원정 경기부터 함께하는 것이다. 취업비자 발급이 지연된다면 팀 훈련조차 참가할 수 없기 때문에 행정 절차가 신속하게 마무리돼야 한다.  

흥국생명 구단 관계자는 '엑스포츠뉴스'와 통화에서 "존슨이 취업비자를 발급받기 전에 팀 훈련도 함께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단 메디컬 테스트 등 먼저 진행할 수 있는 일처리를 진행하려고 한다"며 "취업비자 발급은 보통 빠르면 일주일, 길면 2주 정도 소요된다. 구단 입장에서는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되길 바라지만 정확히 언제쯤 비자 문제가 해결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언론에서는 1월 30일 한국도로공사전부터 존슨이 뛸 수 있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솔직히 미지수"라며 "존슨이 미국에서도 성실하게 훈련 중이었기 때문에 몸 상태나 컨디션은 괜찮은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옐레나의 경우 계약해지 후 한국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흥국생명 구단은 비록 선수와 동행에 마침표가 찍히기는 했지만 최대한 아름다운 작별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존슨의 영입과 옐레나의 계약 해지가 매우 급박하게 이뤄진 상황이다. 서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옐레나는 추후 선수들과 작별 인사도 하고 (한국 생활) 정리 후 팀을 떠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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