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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함 보여줬다"…'방출→은퇴 기로→필승조 활약' SSG 베테랑 듀오 '대반전'

기사입력 2024.01.07 10:03 / 기사수정 2024.01.07 10:03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방출 이후 SSG 랜더스에서 새 출발을 알렸던 두 명의 베테랑 투수가 나란히 연봉협상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노경은와 고효준이 그 주인공이다.

SSG는 6일 "2024시즌 재계약 대상자 44명 전원과 연봉 계약을 완료했다"고 알렸다. 2023시즌 연봉협상이 지난해 1월 24일 끝난 점을 감안할 때 올겨울 선수들도, 구단도 연봉협상을 빠르게 끝냈다.

2022년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을 달성한 SSG로선 정규시즌 3위라는 성과가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2년 연속으로 가을야구 무대를 밟으면서 강팀으로서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팀 성적에 있어서 공헌도가 컸던 선수들은 이번 연봉협상에서도 훈풍이 불었다.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클로저' 서진용(지난해 2억 6500만원→올해 4억 5000만원)이다. 서진용은 지난 시즌 69경기 동안 73이닝 5승 4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2.59를 올렸는데, 정규시즌 개막 이후 8월 2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까지 50경기에서 한 차례의 블론세이브도 기록하지 않았다. 9월 23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는 2019년 하재훈(36세이브)을 뛰어넘고 구단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타선에서는 내야수 박성한이 지난해 2억 7000만원에서 3000만원 인상된 3억원(11.1%↑)으로 데뷔 첫 3억원대 연봉에 진입했다. 구단이 SSG라는 이름을 달게 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풀타임 유격수로 활약했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발탁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여기에 불펜의 한 축을 맡았던 베테랑 투수들도 미소를 지었다. 노경은은 지난해 1억 7000만원에서 1억원(58.8%) 인상된 2억 7천만원에 도장을 찍었고, 고효준은 기존 8500만원에서 6800만원(80%) 오른 1억 5300만원에 계약을 마감했다.



두 선수가 없었다면 SSG의 2023시즌 순위는 더 낮았을지도 모른다. 지난해 70경기 이상 등판한 투수는 노경은과 고효준을 포함해 리그 전체에서 단 7명뿐이었다.

노경은은 2023시즌 76경기 83이닝 9승 5패 30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 홀드 부문 2위를 차지했다. 프로 데뷔 이후 70경기 이상 등판한 건 처음이었다. 팀이 이기고 있거나 접전을 벌일 때면 늘 마운드에 올라와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고효준도 마찬가지였다. 73경기 58이닝 4승 1패 13홀드 평균자책점 4.50의 성적을 남기면서 롯데 자이언츠 시절이었던 2019년(75경기) 이후 4년 만에 70경기를 소화했다. 김택형의 군입대로 좌완 불펜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두 선수는 한때 은퇴 기로에 섰다가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도 하다.

2003년 1차지명으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노경은은 2015시즌까지 줄곧 한 팀에서만 뛰다가 2016년 5월 말 롯데 자이언츠로 트레이드됐다. 2018년 33경기 132⅓이닝 9승 6패 평균자책점 4.08로 반등을 알리는 듯했지만, FA(자유계약) 자격 취득 이후 도장을 찍지 못하면서 '미아' 신분이 됐다. 2019시즌을 통째로 날리게 된 것.

2019년 11월 우여곡절 끝에 롯데와 FA 계약을 맺으면서 2년 더 유니폼을 입었지만, 2021시즌 이후 그에게 돌아온 건 방출 통보였다. 나이를 감안하면 현역 연장 여부가 불투명했는데, 그때 불펜 보강이 필요했던 SSG가 노경은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2021년 12월 노경은을 영입한 SSG는 한 번 더 방출 선수를 품었다. 2022년 1월 고효준을 영입하며 불펜을 강화했다. 2002년 2차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뷔한 고효준은 이듬해 SSG 전신인 SK 와이번스로 이적했고, 2016년까지 주로 불펜에서 힘을 보탰다. 이후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를 거친 뒤 다시 SSG로 돌아왔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2022년 노경은과 고효준은 각각 41경기 79⅔이닝 12승 5패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05, 45경기 38⅔이닝 1승 7홀드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면서 팀의 통합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타선에서는 추신수가 '기둥' 역할을 했다면, 마운드에서는 노경은과 고효준이 존재감을 빛냈다.

그 흐름은 지난해까지 그대로 이어졌고, 노경은과 고효준은 팀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도 제 몫을 다했다. 김재현 SSG 단장은 6일 "두 선수 모두 지난 시즌에 매우 잘해줬다. 어려운 상황에서 나이가 많은 고참 선수들이 절실함을 갖고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성적뿐만 아니라 그 두 선수가 보여준 것들이 앞으로 후배들이 보고 배워야 하는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효준, 노경은 선수 모두 본인들이 만족할 만한 연봉협상을 한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올겨울 대대적인 변화를 진행한 SSG는 '리모델링'을 거듭 강조하며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물론 올 시즌에도 두 선수가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숭용 SSG 감독은 지난해 11월 취임 기자회견 당시 "베테랑을 최대한 존중해 주면서 권한과 책임을 주면서 서로 소통하고, 체력 안배를 어떻게 할지 많이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전한 바 있다.

가장 좋은 건 '신구조화'다. 이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데, 그 선수들을 치고 올라올 수 있는 경쟁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과 함께 상위권에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목표를 드러낸 바 있다. 젊은 투수들이 베테랑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는 SSG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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