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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부림+턱 돌리기'…英 심판 향한 '도 넘은 추태'→"심판 존중 없다" vs "윗 물부터 맑아져야"

기사입력 2023.11.22 00:30



(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최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VAR(비디오판독) 등 판정 논란이 생길 때마다 감독과 선수들이 일제히 심판에게 몰려가 과격하게 항의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러한 항의가 경기 결과에는 유의미한 변화를 줄 순 있으나 심판들에 대한 대우는 점점 바닥을 향하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또한 지난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첼시전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심판의 권위가 추락하고 있다"며 "난 어렸을 때 심판이 경찰인줄 알았다. 어떻게 경찰관에게 말대꾸를 할 수 있냐"며 프리미어리그에서 선수 혹은 지도자들이 심판에게 과격한 항의를 하는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성토했다.




포스테코글루의 주장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21일(한국시간) 두 심판 꿈나무가 협박 및 폭행당한 일화를 소개하며 심판을 향한 존중 키울 것을 촉구했다.

매체의 팟캐스트 '잇츠 올 키킹 오프'의 진행자 크리스 서튼과 이언 레이디맨은 최근 축구계를 떠난 25세 두 심판을 소개했다. 두 심판은 과거 5인제 경기를 관장하던 도중, 퇴장을 선언했다가 한 명은 칼로 협박을 당했고 다른 한 명은 턱에 주먹을 맞아 부러지는 폭행을 당했다.




칼로 협박을 당한 심판은 리스 볼드윈으로 14세부터 11년 동안 축구계에서 활동했으나 올해 초 그만두었다. 그는 "한 팀의 주장이 내게 소리지르며 모욕을 줬다. 그에게 퇴장을 선고하니 그가 벤치로 달려가 가방에서 커터칼을 꺼냈다"고 밝혔다.

다행히 동료 선수들이 몸을 던져 해당 선수를 재빨리 제압했지만 볼드윈은 불안에 떨 수밖에 없었다. 그는 "제대로 된 사과도 받지 못했다"며 이후 12살 소년의 아버지가 살해협박을 던지자 미련없이 심판직을 그만두게 됐다고 전했다.

턱이 부러진 심판은 조지 슬레이다. 슬레이는 폭행당한 당시 젊은 대학생이었다.

그는 "많은 하급 심판들이 그러하듯, 나 또한 5인제 경기를 관장했다. 나는 대체로 정확하게 판정을 내리는 편이었고 업무를 잘 수행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그만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슬레이는 "나는 턱이 부러져 수술을 해야했고 무쇠판을 두개 박았다. 나를 폭행한 선수는 징역형에 처해졌다"며 "선수들은 재미를 위해 뛰는 것이지만, 날 폭행했던 선수는 퇴장당한 뒤 날 찾아와 턱에 주먹을 꽂았다"고 전했다.    
     



서튼은 "최고 리그(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선수들과 감독들이 더욱 행동을 조심해야한다"며 "하부리그 구성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한다"며 '윗물'의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이어 "지위고하를 가리지않고 축구 그 자체가 이런 폭행사태에 책임을 져야한다"며 "위부터 시작해야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심판을 향한 대우가 점점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 서튼의 시각이다.

그는 "프리미어리그 선수들과 감독들이 심판진에게 존중을 표하는 것으로부터 개혁이 시작되어야한다"며 "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최근 몇시즌들어 심판을 향한 항의와 무시가 도를 지나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심판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서튼에 의하면 하급 심판들의 숫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멀지 않은 미래에 경기를 관장할 심판 숫자가 부족한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공동 진행자 레이디맨 또한 "심판의 숫자가 줄어들면 손해는 누구의 몫인가"라며 "심판이 없는 축구를 보고싶은가"라며 현 사태에 비판을 던졌다.

'데일리 메일'은 서튼과 레이디맨의 주장에 긍정했다. 매체는 "최근 5년간 심판의 숫자는 1/3이 줄었다"며 "지난 4월 영국의 공영방송사 'BBC'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927명의 응답자중 15명만을 제외한 인원들이 최소 한번의 폭행, 협박, 도 넘은 항의 등을 경험한 바 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약 1/3의 응답자가 폭행을 실제로 당했으며, 57명은 살해협박을 받았고 378명은 심판직을 하며 개인 안전에 대해 걱정이 많다고 응답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감독이 심판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던져 퇴장당하거나 경고를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지난 13일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첼시간의 리그 12라운드 맞대결에서 첼시의 감독 마우리시오 포체티노는 대기심의 면전에 대고 소리를 질러 영국 축구 협회(FA)의 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해있다.

이러한 양상은 프리미어리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북한 대표팀이 8강전서 일본 대표팀에게 패한 뒤 심판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가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ABC, CNN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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