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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 러시아전 득점포 잊지 않을게요!…FW 이근호, 현역 은퇴 선언 [오피셜]

기사입력 2023.10.16 12:30 / 기사수정 2023.10.16 12:30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 첫 골을 넣는 등 태극마크를 달고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공격수 이근호(38)가 그라운드를 떠난다.

이근호 현 소속팀 대구FC는 이근호가 이번 시즌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고 16일 발표했다. 프로생활 20년을 채우고 축구장과 아름다운 작별을 하는 셈이다.

이근호는 지난 2004년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프로 데뷔, K리그 통산 385경기 80골 35도움을 기록했다. 국가대표로도 A매치 84경기 19골을 남겼다.

인천 이후 2007∼2008년 대구로 옮긴 그는 두 시즌 동안 리그 59경기 23골 9도움을 올려 2년 연속 K리그 베스트 11에 선정됐고 국가대표에도 뽑히는 등 전성기를 열었다. 이근호의 대표적인 별명인 '태양의 아들'은 이때 붙은 것으로, 대구 팬들이 구단 엠블럼 속 태양에 착안해 지었다.

2008시즌 이후 자유계약선수(FA)가 돼 2009년 일본 J리그로 진출한 그는 주빌로 이와타와 감바 오사카에서 뛰었고, 2012년 울산 현대를 통해 K리그로 복귀했다.

이후 상주 상무, 카타르 엘 자이시, 전북 현대, 제주 유나이티드, 강원FC를 거친 그는 2018년 다시 울산에서 3시즌을 소화하며 2020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정상 탈환에 힘을 보탰다. 2021년 자신이 처음 두각을 알린 친정팀 대구로 복귀해서는 팀의 역대 최고 성적(K리그1 3위·ACL 16강 진출)에 기여했다. 이번 시즌엔 부주장을 맡아 파이널A 진출도 도왔다.



이근호는 18일 열리는 K리그1 파이널 라운드 미디어데이에 최원권 감독과 함께 대구 대표로 참석해 남은 시즌 각오 등을 밝힐 예정이며, 파이널 라운드(34∼38라운드)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그는 구단을 통해 "대구에서 은퇴하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 프로 무대에 입성해 20년이라는 긴 시간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대구 가족과 함께하는 지금 이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아직 5경기가 남은 만큼 최선을 다해 뛰고 웃으며 마무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구는 이번 시즌 마지막 홈 경기인 12월 3일 인천과의 38라운드에 이근호의 은퇴 행사를 마련한다. 구단은 "이근호를 위해 가장 따뜻하고 화려한 은퇴 행사를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근호는 프로 무대는 물론 국가대표로도 팬들에게 많은 추억을 남긴 선수다.

2003년 18세 이하(U-18) 대표, 2006년 올림픽대표로 발탁된 그는 2007년 6월 핌 베어벡 당시 대표팀 감독에 의해 태극마크를 달고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르고 골까지 넣었다. 이어 한 달 뒤 동남아 4개국에서 열린 아시안컵 3~4위전 한일전에서 그라운드를 누벼 한국이 승부차기로 승리하는데 힘을 보탰다.



2008년엔 국가대표 주전급 멤버로 도약했다. 특히 그해 9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첫 경기 북한전에서 1-1로 비겨 위기에 빠진 당시 국가대표팀 '허정무호'의 탈출에 공을 세웠다. 2008년 10월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 경기에서 멀티골을 뽑아내며 3-0 완승을 이끈 그는 이어 열린 아시아 최종예선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홈 경기에서도 2골을 터트리며 4-1 승리를 견인했다.

허정무호는 이후 승승장구해 남아공 월드컵 본선행 조기 확정에 성공했고, 이근호는 2008년 11월 사우디아라비아 원정 경기에서도 골을 넣고 한국의 2-0 완승 주역이 됐다.

그러나 이근호는 정작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 출전하진 못했다. 2010년 1월 유럽 진출을 추진했으나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고, 여러 곳 테스트를 전전하다가 일본 감바 오사카에 입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근호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코칭스태프는 본선행 일등공신임에도 이근호를 제외하고 말았다.

이후 다시 대표팀으로 돌아온 이근호는 4년 뒤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풀이를 했다. 본선 조별리그 1차전 러시아전에서 후반 교체로 들어간 뒤 아크 정면에서 날린 오른발 중거리슛이 상대 골키퍼 이고르 아킨페예프 손을 맞고 골망을 출렁이는 선제골로 이어진 것이다.



한국은 결국 러시아전을 1-1로 비겼는데 당시 '의리 축구' 논란이 한창일 때라 홍명보호 승점 1점을 이끈 이근호의 선제골은 큰 조명을 받았다. 비록 홍명보호는 알제리에 1-4로 크게 지고, 벨기에전마저 0-1로 지면서 참패했지만 이근호 만큼은 이 때의 활약을 인정받아 브라질 월드컵 직후 카타르 엘 자이시로 이적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브라질 월드컵은 이근호의 처음이자 마지막 월드컵이 됐다. 러시아 월드컵을 앞둔 2018년 1월 신태용 감독이 이끌던 국가대표팀의 튀르키예 전지훈련 멤버로 33살 나이에 뽑혔으나 본선엔 가지 못해서다. 2018년 2월3일 라트비아전이 이근호의 마지막 A매치가 됐다.

이근호는 A매치 출전 기록이 70회를 넘었기 때문에 대한축구협회 규정에 따라 A매치 경기 중 하나를 택해 공식 은퇴식도 치를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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