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8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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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발태클+팔꿈치 가격…'재등장' 북한 여자축구, 격투기였다 [원저우 라이브]

기사입력 2023.09.30 19:40 / 기사수정 2023.09.30 20:50



(엑스포츠뉴스 중국 원저우, 나승우 기자) 약 5년 만에 국제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북한 축구는 격투기 그 자체였다. 북한이 축구장에서 축구가 아닌 태권도로 싸웠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 대표팀은 30일(한국시간) 중국 원저우에 위치한 원저우 스포츠센터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8강전에서 1-4로 역전패했다. 전반 11분 상대 자책골로 앞서갔으나 손화연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놓였고, 전반 20분 동점골, 후반에만 3골을 내줘 끝내 무릎 꿇었다.

이 경기는 약 5년 만에 국제무대에 참가한 북한과의 대결로 큰 관심을 끌었다.

북한 축구는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후 국제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021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불참을 선언했다. 이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징계를 받아 국제무대에 참가하지 못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약 5년 만에 국제무대에 나타난 북한 여자축구는 축구가 아닌 격투기를 하러 나온 듯 했다.



경기 시작 불과 3분 만에 북한의 거친 플레이가 에이스 지소연을 집어삼켰다. 북한 홍성옥이 드리블 돌파하는 지소연에게 양발 태클을 가했다. 지소연은 발목을 붙잡고 드라운드 위에 나뒹굴었고,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달려와 몸싸움을 벌이며 난투극 직전까지 갔다.

북한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가 계속됐다. 대표팀 선수들을 향해 거침 없이 달려들었다. 대표팀이 공을 잡고 전진하려고 하면 득달 같이 달려들어 공을 뺏어냈다. 퇴장까지 감수하고 거친 태클을 일삼으면서 대표팀 선수들의 기를 죽여놓고자 했다.

전반 11분 북한 리혜경이 자책골을 기록하자 더욱 거칠어졌다.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도 팔꿈치를 사용하거나 뒤에서 강하게 부딪혀 오면서 대표팀을 압박했다.

세컨드 볼 상황에서도 거친 플레이를 지속했다. 볼이든 사람이든 보이는 대로 걷어찼다. 결국 전반 20분 볼 경합 상황에서 프리킥을 만들어낸 북한은 리학의 환상 프리킥 골로 균형을 맞췄다. 동점골을 뽑아낸 북한은 역전을 위해 기세를 더욱 올렸다.




전반 36분 장슬기가 주심에게 계속되는 북한의 팔꿈치 사용에 대해 항의했으나 주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대표팀에서 먼저 퇴장자가 나왔다. 경고를 한 장 가지고 있던 손화연이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골키퍼 차징 파울을 저질렀다는 판정이었다. 주심은 곧바로 또 한 장의 옐로 카드를 꺼내들었고, 손화연은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반면 북한은 이후 전반 44분 지소연과 공중볼 경합하던 리학이 지소연을 고의로 넘어트리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지소연이 데굴데굴 굴렀음에도 주심은 아무런 경고 없이 한국에 반칙만 선언했다.



후반전에도 북한의 비매너 플레이가 이어졌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거칠게 태클해 대표팀 선수를 넘어뜨렸지만 이번에도 페널티킥은 없었다. 주심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시켰다.

수적 열세 속 상대 거친 플레이에 고전하던 대표팀은 후반 중후반까지 잘 버텨냈으나 후반 38분 안명성에게 끝내 실점하고 말았다. 체력 저하를 드러낸 후반 45분에는 중원을 텅텅 내주면서 리학에게 환상 중거리골을 얻어맞고 무너졌다.

추가시간 8분이 주어졌다. 다시 한 번 난투극이 벌어졌다. 볼 경합 상황에서 심서연이 북한에 발목을 밟혔다. 폭발한 심서연이 격하게 항의했고, 양 팀 선수들이 모여들어 신경전을 펼쳤다. 주심의 중재로 간신히 상황이 마무리됐으나 북한의 명백한 비매너 플레이였다. 절대 좋게 보고 넘어갈 수 없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주심은 이번에도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완전히 분위기가 넘어갔다. 북한이 페널티킥으로 한 골 더 추가했다. 경기는 북한의 4-1 완승으로 끝났다.



이전부터 북한과 한국의 남북전은 매우 거칠었다.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 펼쳐진 경기도 있었지만 대부분 경기는 전쟁을 방불케했다.

약 5년 만에 다시 나타난 북한은 이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거칠었고, 한국 선수들을 이기기 위해 온갖 비매너 플레이를 서슴치 않았다. 북한 응원단의 열띤 응원은 흥미로웠지만 북한의 플레이는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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