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승 탈출→파이널A 재조준…대전 캡틴 주세종 "좋은 상황 이어졌다, 프로라면 기회 잡아야" [현장인터뷰]

(엑스포츠뉴스 대전, 권동환 기자) 4경기 무승 탈출에 성공한 대전 하나시티즌 캡틴 주세종이 승격 첫 시즌 파이널A(6강) 진출을 위해 각오를 드러냈다.

대전은 23일 오후 2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수원 삼성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1라운드 맞대결에서 김인균의 선제골과 유강현의 추가골 그리고 티아고의 쐐기골에 힘입어 3-1 완승을 거두면서 4경기 무승 탈출에 성공했다.

이날 관중 1만4810명이 경기장을 찾은 가운데 대전은 전반전에만 2골을 터트리면서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전반 14분 페널티 박스 안까지 들어온 레프트백 서영재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자, 김인균이 세컨볼을 놓치지 않고 집어넣으면서 리그 7호골을 터트렸다.

전반 34분엔 유강현이 수비수 조유민의 날카로운 패스를 받아 골키퍼까지 제친 뒤 침착하게 득점을 터트리면서 점수 차를 벌렸다. 이 득점으로 유강현은 K리그1 데뷔골이자 이번 시즌 리그 20경기 만에 시즌 마수걸이 득점을 올렸다.

대전 수문장 이창근도 팀 승리를 위해 멋진 선방을 보여줬다. 전반 추가시간 수원이 페널티킥을 얻어 대전은 실점 위기를 맞이했지만, 이창근이 키커로 나선 안병준의 슈팅 방향을 정확하게 읽으면서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후반전에 대전은 후반 12분 수원 핵심 미드필더인 카즈키한테 기어코 추격골을 내줬지만, 후반 추가시간 수원 수비수 박대원의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었다. 이를 후반전에 유강현을 대신해 투입된 티아고가 깔끔하게 성공시키면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티아고도 이날 페널티킥으로 리그 14호골을 터트리면서 K리그1 득점왕 경쟁에 불을 붙였다. 수원전 쐐기골로 티아고는 현재 주민규(울산현대)와 함께 리그 14골로 득점 선두에 올라섰다.

수원전 3-1 완승으로 대전은 승점 3점을 추가해 승점 41(10승11무10)이 됐다. 순위는 아직 리그 8위이지만 파이널A 마지노선인 6위 전북 현대 승점이 43(12승7무11패)이라 상위 스플릿 진출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 반면에 승점 쌓기에 실패한 수원은 승점 22(5승7무19패)와 리그 12위 자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경기가 끝나고 믹스트존에서 만난 대전 베테랑 미드필더이자 주장 주세종은 "너무 중요한 경기였는데,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한 게 경기 결과로 나온 거 같아서 기분이 좋다"라고 경기 소감을 드러냈다.

그동안 저녁 경기를 하다가 다시 낮 경기를 치르게 된 부분에 대해선 "훈련 시간도 (이민성)감독님이 일부러 오후 2시 훈련으로 바꿔서 일주일 동안 준비했는데, 계속 저녁 경기를 하다 보니 패턴이 낮 경기로 바뀌어 집중력이 많이 떨어져서 선수들과 이야기하면서 준비를 더 철저히 했다"라고 밝혔다.

경기를 앞두고 대전은 4경기에서 2무2패를 달리며 무승 행진 중이었고, 수원도 3연패 중이었기에 양 팀 모두 승리가 간절했다.

승패를 가른 요인에 대해 주세종은 "먼저 우리 홈경기에 많이 찾아오신 팬들이 가장 큰 힘이었다"라며 "두 번째는 우리도 물론 수원만큼 간절했지만, 수원은 더 밑에서 강등을 걱정하며 부담감을 갖고 싸우는 선수들이기에, 부담감을 덜 갖고 있는 우리가 우리 플레이를 하기 위해 더 마음 편히 준비한 게 주효한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대전과 함께 K리그1으로 승격한 주세종은 2023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냉정하게 우리는 12위라고 생각한다"라며 잔류를 목표 1순위로 삼았다. 시간이 흘러 현재 대전은 잔류를 넘어 승격 시즌에 상위 스플릿 진출까지 엿볼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이에 대해 주세종은 "일단 잔류를 하는 게 첫 번째 목표였고, 우리 상황이 상위 스플릿으로 갈 수 있는 좋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라며 "사실 프로라면 이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된다고 생각하기에, 남은 2경기에서 좋은 경기를 한다면 좋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설령 하위 스플릿(파이널B)에 가더라도 스플릿을 시작하기 전에 잔류를 확정할 수도 있어 더 잘 준비해야 할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정규리그 마지막 2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대전은 오는 1일 강원FC 원정 경기를 떠나고, 8일 홈으로 제주 유나이티드를 초대한다. 만약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한다면 경쟁팀 결과에 따라 6강 진출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시즌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조금씩 내년을 준비하기 시작한 가운데 주세종은 "선수들이 올해는 첫 번째 K리그1이다 보니 경험적으로 많이 부족했다"라면서 "그래도 선수들이 한 경기 한 경기씩 경험을 하면서 경험치가 쌓이다 보니 이런 힘든 경기에서 이기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라며 이번 시즌을 되돌아 봤다.

그러면서 "일단 내년을 준비하는데 있어서 경기장에서 일관된 경기력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라며 "오늘도 2-0으로 이기고 있다가 후반전에 경기 템포가 떨어지면서 실점도 하고 위기 상황도 많았기에, 이런 부분들을 보완한다면 내년엔 더 좋은 축구를 보여주고, 다음 경기부터 더 강한 팀이 될 거라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주세종은 이날 대전 입단 후 리그 첫 골을 터트린 유강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지난 시즌 K리그2 충남아산에서 19골을 터트리며 K리그2 득점왕을 차지한 유강현은 2023시즌을 앞두고 대전 유니폼을 입으며 K리그1에 발을 내밀었지만, 수원전에서 K리그1과 대전 데뷔골을 터트리기 전까지 19경기 동안 침묵했다.

마침내 골가뭄을 해소한 유강현에 대해 "작년에 K리그2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고, 골 넣는 건 우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선수이기에 골을 넣는 방법보다는 (유)강현이가 부담감을 내려놓고 더 편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실 공격수로서 그렇게 골이 안 들어가면 스트레스를 받을 텐데, 우리들이 (유)강현이가 좀 더 긍정적으로 훈련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장난도 많이 치기에 강현이도 잘 준비해 온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1990년생 베테랑 미드필더 주세종은 지난해 7월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를 떠나 대전에 합류했다. 합류하자마자 주세종은 대전 중원의 핵심으로 등극하면서 2022시즌 'PLAYER OF THE YEAR' 팬 투표에서 베테랑 플레이어와 베스트 11 멤버에 선정됐다.

대전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주세종은 지난 1월 대전으로 완전 이적했고, 2023시즌을 앞두고 팀 주장으로도 선임됐다. 이후 현재까지 리그 24경기에 나와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대전 중원의 핵심으로 활약하면서 승격 첫 시즌을 맞이한 클럽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