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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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데려오자"…에릭센 부활의 숨은 비화

기사입력 2023.09.21 00:20



(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덴마크산 미드필더이자 2010년대 중후반 토트넘의 'DESK(델레 알리-크리스티안 에릭센-손흥민-해리 케인)' 라인 일원이었던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과거 브렌트퍼드로 가게된 계기가 밝혀져 화제이다.

영국 중계채널 '스카이스포츠'는 지난 19일 리버풀 전 축구선수이자 TV 프로그램 진행자 제이미 캐러거가 진행하는 '먼데이 나이트 풋볼(Monday Night Football)' 영상 일부분을 SNS에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는 브렌트퍼드의 감독을 맡고 있는 덴마크 명장 토마스 프랭크가 함께했다.

영상의 대화 주제는 에릭센의 갑작스런 브렌트퍼드 합류 비하인드 스토리였다.

에릭센은 지난 2021년 6월 덴마크 대표팀에 속해 유로 2020 본선 조별리그 1차전 핀란드전에서 뛰다가 심정지가 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다행히 응급 처치가 빨랐지만 의사의 소견으로는 축구 선수 생활을 다시 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많은 축구팬들에게 충격을 줬다.





결국 에릭센은 심장제세동기를 몸에 삽입한 채로 경기를 뛰어야만 했다. 그러나 당시 에릭센은 이탈리아 세리에A의 인터 밀란 소속이었고, 이탈리아 축구 규정상 선수들은 심장제세동기를 달고 뛸 수 없어 타 팀으로 이적해야만 하는 상황이 찾아왔다. 다행히 상황이 상황인지라 인터 밀란에서도 에릭센의 잔여 계약을 위약금없는 자유 계약으로 풀어줘 그가 커리어를 지속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줬다.

캐러거는 프랭크에게 "(들은 바로는) 아들이 에릭센 이적에 큰 일을 했다"고 입을 열어 프랑크 감독을 웃음 짓게 했다.

프랭크 감독은 "아들의 공이 없지는 않다"며 운을 뗀 뒤 에릭센이 이적하기 전인 2021년 10월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그는 "아들이 10월에 '에릭센에게 전화해보라'며 부추겼다"며 아들이 실제로 에릭센 영입에 도움을 준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당시 프랭크 감독은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며 에릭센의 회복 소식을 기다렸다고 한다. 이후 12월이 되자 프랭크 감독 아들은 한번 더 그를 졸랐다. 그제서야 아버지는 에릭센과 영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고 술회했다. 당시를 회상하던 프랭크 감독은 "아름다운 일이었다"며 감회를 밝혔다.

에릭센은 브렌트퍼드에 이적한 후 11경기 1골 4도움을 올리며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사실을 알렸다. 에릭센 합류 덕분에 강등권 싸움에서 허우적대던 신규 승격팀 브렌트퍼드는 여유있게 시즌을 마무리하며 최종 13위로 성공적인 프리미어리그 데뷔 시즌을 마쳤다. 결국 에릭센의 브렌트퍼드 합류는 서로 '윈-윈'이었던 셈이다. 두 덴마크인이 타향에서 서로를 돕고 사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다만 브렌트퍼드가 에릭센과의 계약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었음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에릭센을 향한 러브콜을 지속해 반년만에 프랑크와 에릭센은 헤어지게 됐다.



프랭크 감독은 2018년부터 브렌트퍼드를 맡아온 명장이다. 2부리그를 전전하던 브렌트퍼드를 점차 리빌딩하며 부임한지 2년 뒤인 2021년 구단 역사상 74년만에 1부리그 승격을 확정지으며 구단 내 절대적인 신임을 얻게 됐다.

또한 프리미어리그에서의 2년차였던 지난 시즌,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이며 13위였던 팀 순위를 9위까지 끌어올리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해당 시즌에서 트레블을 달성한 맨체스터 시티 상대로 펼친 두번의 리그 맞대결에서 각각 2-1과 1-0으로 승리를 거뒀다는 점이다. 그의 지도 능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편 이번 시즌 브렌트퍼드는 5경기 1승 3무 1패를 기록하며 11위에 올라있다. 리그 개막전에서 토트넘에게 무승부를 안겨주는가 하면, 풀럼을 3-0으로 잡아내는 신통방통한 전술적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더군다나 주전 골키퍼였던 다비드 라야를 아스널에 임대보냈는데도 지난 17일 치른 신흥 강자 뉴캐슬에게 1실점만을 내주며 고군분투 끝에 패배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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