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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월드 챔피언'…안세영의 당찬 각오 "AG 우승하고 그랜드슬램까지"

기사입력 2023.08.29 18:32 / 기사수정 2023.08.29 18:32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아시안게임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입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열린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 참가했던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이 역대 최고 성적과 함께 '금의환향'했다.

김학균 감독이 이끄는 배드민턴 대표팀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2023 세계개인선수권대회 일정을 마치고 29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27일까지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배드민턴은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1977년 시작해 46년 역사를 지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단식 종목 패권을 잡은 것은 '사상 최초'다.



5개 종목이 열리는 이 대회에서 한국이 3개 종목을 제패한 것은 처음으로, 4개 종목 입상은 역대 최다 타이기록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룬 쾌거는 아시안게임 효자 종목으로 부활을 예고하는 의미를 지닌다.

여자단식에서 안세영(삼성생명)이 정상에 올랐고,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에서는 서승재-강민혁(이상 삼성생명)과 서승재-채유정(인천국제공항)이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 여자복식에선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가파른 페이스'로 금메달을 휩쓸고 있는 안세영은 올해만 각종 국제 대회에서 우승 7차례, 준우승 3차례를 기록하며 세계랭킹 1위를 달리는 중이다. 이번 우승을 계기로 한국 배드민턴의 '전설'로 가는 길을 스스로 뚫어냈다.



취재진 앞에 선 안세영은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뒤 처음으로 출전하는 대회라 부담감이 컸고 힘들 때도 있었지만, 1위라는 자신감으로 잘 풀어냈더니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서 행복하다"라고 대회를 끝낸 소감을 밝혔다.

한국 선수가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건 방수현 이후 무려 27년 만의 일. 이후 안세영은 세계선수권대회마저 휩쓸면서 자신의 시대가 왔음을 알렸다. 특히 8강에서 오쿠하라 노조미(일본)에 역전승을 거둔 데 이어 준결승에서 '천적' 천위페이(중국)를 제압하며 한껏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안세영은 "천위페이는 제가 워낙 까다로워했던 선수였지만, 원하는 플레이를 자신 있게 하면서 수월하게 풀어나간 것 같다"라며 "오쿠하라는 처음 맞붙어보는 선수라 긴장을 많이 해서 빨리 푸는 게 관건일 것 같아 그 부분에 집중했다. 감독님이 제가 자꾸 밑에서 수비적으로 시작하는 걸 지적하셔서 빨리 파악하고 실행하려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세계선수권대회 시상식 이후 영어로 소감을 밝히기도 했던 그는 "영어 선생님께서 자신 있게 '던지라'고 하셔서 그렇게 해봤다. 제가 배운 건 바로 써먹어야 하는 스타일"이라며 미소 지었다.

이제 안세영의 목표는 '그랜드슬램'이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과 아시안선수권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것을 '그랜드슬램'으로 표현한 안세영은 "그중 하나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위에 올라 행복하고 스스로 뿌듯하다"며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아시아선수권대회 모두 다 한 번씩 해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어 "아시안게임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 욕심을 내면 잘 안될 때가 많더라. 한 경기씩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올 거다. 과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어렵겠지만 잘 이겨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아시아 선수들에 대해) 상대에게서 어떤 변화가 나올지 생각을 못 할 때도 있는데, 그런 것까지 대비해서 연습하는 게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대회든 선수들을 대할 때 최선을 다하는 게 예의라고 생각하니까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서승재는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에서 모두 우승에 힘을 보태며 박주봉(1985년 남자복식·혼합복식, 1991년 남자복식·혼합복식), 김동문(1999년 남자복식·혼합복식)에 이어 한국 선수 세 번째로 단일 대회 다관왕에 오르는 기록을 썼다.

서승재는 "두 종목을 치르는 것이 체력적인 부담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트레이너 선생님들이 많이 돌봐주시고, 코치님들도 피드백을 잘 해주셨다. 파트너들도 많이 도와준 덕분에 가능했다"고 공을 돌렸다.

남자복식에서 서승재와 함께 호흡을 맞춘 강민혁은 "(서)승재 형이 워낙 내색하지 않는 선수지만, 2경기를 뛰다 보니 체력적으로 지친 모습이 보였다. 이전엔 형이 경기마다 이끌어 준 적이 많았는데, 이번엔 제가 이끌어 결과를 내보고 싶었다"며 "간절함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서승재가 두각을 나타내면서 박주봉, 김동문, 이용대 등으로 이어진 남자 배드민턴 스타 계보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피어오른다. 당장 '포스트 이용대'라는 수식어가 붙기 시작했다. 이용대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혼합복식 금메달을,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선 남자복식 동메달을 따내는 등 한국 배드민턴 간판 스타로 활약했다.

서승재는 이용대와의 비교에 대해 "워낙 레전드 선배님이라 그렇게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 제가 따라가기에는 아직 먼 길"이라며 "연연하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다 보면 언젠가 넘어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배드민턴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5년 전 '노메달' 수모의 설욕을 벼르고 있다. 서승재가 이끄는 복식 종목의 선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는 "세계선수권대회를 계기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린 것 같다. 안주하지 않고 아시안게임과 내년 파리 올림픽까지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강민혁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까지 예상하진 못했지만,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으로 한 경기씩 집중하다 보니 욕심이 나더라"며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다른 대회들도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 혼합 복식에 함께 나섰던 채유정은 "최근 우리나라 혼합 복식이 부진하다는 평가를 들었을 땐 속상했지만, 개의치 않고 묵묵히 저의 갈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배드민턴 대표팀은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으로 복귀해 담금질을 이어간 뒤 다음 달 초 중국오픈 선수권대회로 아시안게임 실전 대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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