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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선수 영입→리그 우승…'리버풀 입단' 엔도 와타루, 클롭 '일본인 공식' 이어갈까

기사입력 2023.08.19 07:03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일본 축구대표팀 주장 엔도 와타루가 위르겐 클롭 감독의 기분 좋은 징크스를 이어나가게 해줄까.

리버풀은 18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린 슈투트가르트로부터 엔도 와타루와 장기 계약을 체결하는 데 동의했다"라며 "엔도는 개인 합의와 메디컬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이번 여름 리버풀의 3번째 영입생이 됐다"라고 발표했다.

1993년생으로 30세의 노련한 미드필더 엔도는 2019년 여름 슈투트가르트에 임대로 합류하면서 독일 분데스리가에 입성했다. 이후 2020년 1월에 완적 이적에 성공해 정식으로 슈투트가르트 선수가 된 엔도는 4년 동안 133경기에 나와 15골 12도움을 기록하면서 중원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후방 빌드업과 탈압박 능력이 뛰어난 6번 미드필더로 평가되는 엔도는 2023/24시즌을 앞두고 팀의 주장으로 선임됐지만 프리미어리그 명문 리버풀이 러브콜을 보내면서 이적하기로 결정했다.





리버풀 소식에 정통한 '디 애슬레틱' 소속 제임스 피어스 기자에 따르면, 엔도는 리버풀과 4년 계약을 체결하면서 등번호 3번을 배정받았다. 이적료는 1620만 파운드(약 276억원)이다.

리버풀 유니폼을 입게 된 엔도는 구단과의 인터뷰에서 "난 지금 매우 행복하고, 리버풀 같은 빅클럽에 합류하게 돼 매우 흥분된다. 놀랍게만 느껴진다"라며 "프리미어리그에서, 세상에서 가장 큰 클럽 중 하나에서 뛰는 건 항상 꿈이었다. 내겐 꿈이 이뤄졌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팬들에게 엔도는 "안필드에서 뛰는 건 처음이지만 리버풀 팬들 앞에서 안필드에서 뛰고 싶다"라며 하루빨리 리버풀 홈구장에서 그라운드를 밟는 날을 고대했다.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대해선 "난 6번 미드필더로 뛰지만 좀 더 수비적인 선수 같다"라며 "수비적으로 리버풀을 도울 수 있으며, 중앙에 좋은 구성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게 내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리버풀을 이끄는 위르겐 클롭 감독도 엔도만큼이나 기쁨을 드러냈다. 그는 "엔도는 정말 좋은 선수이기에 정말 행복하다"라며 "경험이 많고, 슈투트가르트와 일본 축구대표팀 주장에, 영어도 잘하고, 가정적이면서 경기장 위에선 기계적인 남자에, 두드러진 태도, 풍부한 경험, 열심히 뛰는 걸 좋아하는 훌륭한 축구선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우리가 엔도를 영입할 거라는 소문이 난 이후 난 예전 선수들로부터 "사실이라면 이건 천재적인 공격이다. 엔도와 몇 년 동안 계약을 해라"와 같은 메시지를 받았다"라며 "엔도는 매우 존경받는 선수였다. 슈투트가르트는 엔도를 잃어 힘들겠지만 한편으론 남은 계약 기간이 1년뿐이었으니 좋은 거래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클롭 감독은 엔도의 나이에 관해서도 답변했다. 엔도는 분데스리가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30세이기에, 그가 언제 하락세가 찾아올지 알 수 없어 몇몇 팬은 영입에 부정적이었다.

이에 대해 클롭 감독은 "엔도는 항상 내 영입 리스트에 있었고, 우린 보통 이 연령대 선수와 계약하지 않지만 만약 엔도가 30살이 아니었다면 우리가 영입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엔도는 분명 최고의 적임자이며, 우린 그와 많은 즐거움을 누릴 것이다. 난 그가 즉시 우리를 도울 수 있다고 확신한다"라며 "엔도가 경기장에서 얼마나 좋은 선수이지 보여줄 것이고, 난 빨리 그를 근처에 두고 싶다"라고 밝혔다.

데뷔 시기에 대해선 "엔도는 좋은 상태이다. 물론 우리가 얼마나 그를 빨리 투입시킬 수 있을지는 알아봐야 하지만 신체적인 문제는 아닐 것"이라며 "엔도가 슈투트가르트에서 뛰었던 위치에서 뛰어야 하기에 큰 차이는 없다"라며 빠르게 데뷔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또 "물론 리버풀에선 약간 아른 역할을 맡게 될 테지만 결국 엔도가 도전에서 이겨낸다는 이는 멋질 것"이라며 "엔도는 정말 훌륭하고, 난 이 계약에 만족한다. 달리 말할 수가 없을 정도로 정말 좋은 영입이다"라며 엔도 영입을 평가했다.

한편, 축구 팬들은 클롭 감독이 일본 출신 엔도와 만나게 되자 '일본인 징크스'를 이어가게 될지 주목했다. 2001년부터 지도자를 시작한 세계적인 명장 클롭 감독은 특이하게도 일본 선수를 영입했을 때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독특한 기록이 있다.





클롭 감독이 첫 리그 우승을 맛본 순간은 2010/11시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였다. 당시 도르트문트는 클롭 감독의 지도력에 힘입어 바이에를 뮌헨을 비롯한 쟁쟁한 경쟁팀들을 제치고 9년 만에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2011/12시즌에도 리그 정상에 오르면서 분데스리가 2연패를 달성했다.

이때 시즌을 앞두고 영입된 가가와 신지가 큰 공헌을 했다. 2010/11시즌 당시 가가와는 유럽 무대 첫 시즌임에도 가가와는 28경기에 나와 12골 2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키커 선정 분데스리가 '올해의 팀' 멤버로 뽑혔다.

두 번째 시즌에는 더욱 대단한 활약을 펼치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가가와는 2011/12시즌에 43경기 나와 무려 17골 10도움을 기록했다. 도르트문트는 가가와 맹활약으로 분데스리가 2시즌 연속 우승은 물론이고 독일 컵대회인 DFB-포칼컵도 우승하면서 클럽 창단 역사상 처음으로 더블을 달성했다.

또한 매 시즌 전반기와 후반기에 각각 한 번씩 선수들의 등급을 매기는 '키커 랑리스테'는 2011/12시즌 후반기에 가가와를 'WK(월드 클래스)' 등급으로 평가했다. 분데스리가에서 뛴 아시아 선수가 'WK' 등급을 받은 건 대한민국 축구 레전드 차범근(1979/80시즌 전반기) 이후 처음이었다.





가가와와 함께 도르트문트 전성기를 이끈 클롭 감독은 이후 리버풀을 2019/20시즌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올려놓으며 구단과 팬들에게 30년 만에 리그 우승 트로피를 선물했다. 1992년에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이후 단 한 번도 리그 우승이 없었던 리버풀을 우승시키면서 클롭 감독은 명실상부 구단의 전설적인 지도자로 이름을 새겼다.

클롭 감독이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순간에도 일본 출신인 미나미노 다쿠미가 클롭 감독과 함께했다. 엘링 홀란, 황희찬과 함께 RB잘츠부르크에서 활약하다 2020년 1월부터 리버풀에서 뛰기 시작한 미나미노는 입단하자마자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커리어에 추가하는 행운을 맛봤다.

다만 미나미노는 가가와와 달리 클롭 감독 밑에서 핵심 선수로 등극하지 못했다. 주로 교체 멤버로 기용되면서 리버풀 통산 55경기 14골 3도움을 기록한 미나미노는 지난해 여름 AS모나코로 떠나면서 리버풀과 이별했다.

미나미노와 이별한 지 1년 만에 클롭 감독은 엔도를 영입하면서 다시 일본 선수와 시즌을 함께하게 됐다. 그렇기에 팬들은 가가와와 미나미노 사례처럼 클롭 감독이 엔도를 영입한 2023/24시즌에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오르며 '일본인 징크스'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했다.





엔도도 구단과의 인터뷰에서 "미나미노는 이미 내게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라며 "난 그에게 리버풀에 대해 말해달라고 부탁했고, 우린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다"라며 미나미노로부터 리버풀과 클롭 감독 밑에서 뛰기 위해 필요한 정보들을 얻었다.

2021/22시즌 리그컵과 FA컵에서 우승을 거머쥐고, 프리미어리그와 UEFA(유럽축구연맹)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리버풀은 지난 시즌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무관으로 시즌을 마감했을 뿐만 아니라 리그 5위로 마치면서 챔피언스리그 진출에도 실패했다.

유럽 제패 직전까지 갔던 리버풀이 1년 만에 무너진 이유들 중 하나론 부상과 부진이 잦은 중원이 꼽혔다. 그래서 리버풀은 새 시즌을 앞두고 중원에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먼저 제임스 밀너, 나비 케이타,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을 FA(자유계약선수)로 방출하면서 전력 외 미드필더들을 내보냈다. 최근엔 조던 핸더슨과 파비뉴까지 내보내면서 중원 평균 나이를 확 줄였다.

방출 작업을 통해 중원에 빈자리를 만든 리버풀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월드컵 위너' 알렉시스 맥앨리스터와 '헝가리 베컴' 도미니크 소보슬러이를 영입했다. 이후 모이세스 카이세도와 로메오 라비아를 3번째 영입생으로 노렸지만 모두 첼시가 데려가면서 리버풀은 엔도를 차선책으로 영입했다.





비록 영입 우선순위에 있던 선수는 아니었지만 엔도는 분데스리가에서 수준급 미드필더로 평가받았기에 기대를 모았다. 또 클롭 감독의 '일본인 징크스'와 겹치면서 혹시나 이번 시즌 리버풀을 우승을 이끌 수도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엔도가 클롭 감독에게 리그 우승을 선물할 수 있을지 주목된 가운데 리버풀은 19일 오후 11시에 홈구장 안필드에서 AFC본머스와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맞대결을 가질 예정이다.

리버풀은 지난 14일 영국 런던에 위치한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첼시와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루이스 디아스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동점골을 허용하며 1-1 무승부를 거뒀기에, 홈구장에서 시즌 첫 승 사냥을 노리고 있다.

리버풀이 4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오르긴 위해서 본머스전에서 승점 3점을 챙겨가 분위기를 끌어올릴 필요성이 있다. 엔도가 합류하자마자 리버풀이 승리를 따내면서 홈팬들 앞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트위터, 리버풀 SNS, EPA, AP, DPA/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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