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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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현장:톡]

기사입력 2023.05.21 14:20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어필한다고 바뀌는 게 아니라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철수뿐이었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20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연장 12회 혈투 끝에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양 팀 모두 장장 4시간 21분 동안 총력전을 펼치면서 적지 않은 출혈이 있었다.

한화는 억울한 오심의 피해자가 되기도 했다. 9회말 무사 1루에서 정주현의 타석 때 마무리 박상원-포수 최재훈 배터리는 원 볼에서 과감한 피치 아웃을 시도했다. 정주현이 페이크 앤 번트 슬러시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승부수를 던졌다.

한화의 예상은 적중했다. LG 1루 주자 신민재가 2루로 스타트를 끊었다. 타이밍과 최재훈의 송구 능력을 감안하면 충분히 2루에서 신진재를 잡을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정주현이 헛스윙 과정에서 놓친 배트가 최재훈에 몸에 맞으며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갔다. 심판진은 4심 합의 끝에 최재훈의 타격 방해로 판정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이 타격 방해 판정이 내려지자마자 그라운드로 나와 거세게 항의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한화는 무사 1·2로 끝내기 패배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한화는 무너지지 않았다. 박상원이 김민성에 병살타를 유도한 뒤 박해민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9회말을 실점 없이 마쳤다. 비록 승리는 챙기지 못했지만 공동 1위 LG와 대등히 싸우면서 한화가 더는 쉽게 쓰러지는 팀이 아니라는 걸 입증했다.

KBO도 빠르게 오심을 인정했다. 심판위원회 추가 확인 결과 최재훈의 정주현 타격 방해가 아닌 정주현의 최재훈 수비 방해 판정이 됐어야 할 상황이었다고 정정했다. 오심에 대한 징계도 내려질 예정이다.



최 감독은 이튿날 "정주현이 배트를 놓치지 않았다면 타격 방해가 맞을 수 있겠지만 분명히 방망이가 손에서 떨어져 나가는 게 확인이 됐다"며 "(타격 방해 오심이)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어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심판진에) 내 의사를 충분히 전달했는데 (타격 방해 판정이) 번복되지 않는다고 얘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쉬운 부분이 엄청 크다. 어필을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철수하는 것 밖에 없었다. 화가 나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철수하느냐 마느냐 말고는 선택지가 없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최 감독은 다만 오심 직후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부분에는 만족감을 나타냈다. 3루수 노시환이 안정적인 포구 후 매끄러운 1루 송구로 연결한 부분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 감독은 "노시환의 병살 플레이는 사실 김민성의 타구가 어려운 바운드였다. 자칫 잘못하면 에러가 나올 수 있었는데 숏 바운드 캐치를 잘했다"며 치켜세웠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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