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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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시윤 "4개 국어, 입술 부르트도록...母와 같이 기도"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2.12.08 17:50 / 기사수정 2022.12.09 00:02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윤시윤이 '탄생'을 촬영하며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끊임없이 다잡았던 시간들을 떠올리면서 연기 활동에 대한 남다른 의지를 드러냈다.

윤시윤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탄생'(감독 박흥식)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탄생'은 조선 근대의 길을 열어젖힌 개척자 청년 김대건의 위대한 여정을 그린 대서사 어드벤처로 바다와 육지를 넘나들었던 모험가이자 글로벌 리더, 역사를 바꿀 수 있었던 선구자였던 김대건의 진취적인 면모와 성 안드레아로의 탄생과 안타까운 순교를 그린 영화다.



'탄생'에서 윤시윤은 김대건 역을 맡아 17세부터 20대 중반 순교할 때까지의 모습을 연기했다. 친근한 매력과 몰입감 있는 연기력으로 호기심 많고 학구적인 청년이 조선 최초의 신부로 성장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탄생'에 출연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전한 윤시윤은 "종교인으로서, 혹은 위대한 사람으로서 표현하려고 했다면 제가 연기를 했어서도 안 됐다. 역사적 인물 , 특히 우리가 성인이라고 표현하는 부분에 대해 막연하게 거룩하게만 다가가면 관객들에게 외면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이어 "저의 마음과 비슷한 부분을 찾아서, 저답게 표현하려고 했다. 저희가 알고 있는 김대건이라는 인물은 극 후반부에 나오는 모습이고, 저는 그 앞에 나오는 조금은 아이같고 어수룩한 모습을 좀 더 잘 표현해보려고 했다"고 얘기했다.

또 "굳이 이 영화를 '종교 영화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종교적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나, 정확하게 말씀 드리면 초기 종교의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어떤 종교의 맥락에서 교훈을 말씀드리려고 하는 것은 아니고, 초기 종교인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봐주시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을 이었다.



극 중 라틴어, 불어, 중국어 등 외국어 대사 소화를 위해서도 꾸준히 외국어 연습을 했다고 말한 윤시윤.

"불어 같은 경우는 혀를 깨무는 식의 발음이 많더라. 발음이 정확해야 하니까 더 열심히 연습했고, 그렇게 계속 입술과 혀를 깨물며 연습하다 보니 아침밥을 먹을 때면 입술이 헐어있고 그랬다. 식사를 못할 정도였다. 제가 극 중 산 속에서 헤매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거기에서 입술이 부르튼 것이 분장이 아니다. 실제로 부르튼 것이다."

누구보다 더 집중하려고 했던 이유에 대해서도 "정말 연기를 잘 하고 싶다. 언어의 영역만큼은, 사실 네이티브가 아닌 이상 노력의 여하라고 생각해서 열정에서는 밀리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다. 아침마다 7시에 일어나서 프랑스어 2시간, 중국어 1시간을 매일매일 공부했다"고 떠올렸다.

김대건을 '새 시대를 열었던 개척자'라고 표현한 윤시윤은 실제 4개월 동안 이어졌던 촬영, 그리고 개봉 후 '탄생'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는 지금까지도 차분한 마음가짐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더했다.




윤시윤은 "안그래도 지난 주에 부산에 무대인사를 갔었다. 같이 촬영한 동생들도 오랜만에 만나고, 동생들이 너무 좋고 그러니까 일정 마치면 동생들과 펍 같은 곳에 가서 술도 한 잔 하고 싶고 그렇지 않나. 그런데 제가 김대건을 연기한 상황에서 펍에서 칵테일 잔을 들고 있는 모습 같은 것이 전해지면, 그게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그림이 이상하지 않겠나"라며 웃어 보였다.

이어 "교황님을 만났을 때 기도를 드렸던 것도 그것이었다. 이 영화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순간, 김대건이라는 인물만 보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제 자신을 많이 감추고 김대건이라는 인물을 보여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건방지게 들릴 수도 있지만, 또 한 가지 이번에 배운 것이 있다면 때로는 내 자신을 없애가는 과정도 연기라는 것이다"라고 털어놓았다.

순교 장면을 촬영할 때는 실제 너무나 긴장된 탓에 어머니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는 에피소드도 밝혔다.

윤시윤은 "이번 영화는 정말 종교 여부를 떠나서, 연기만으로 접근할 수 없는 부분이 참 많았다"고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이어 "순교 장면을 촬영할 때는, 조금 얘기하기 민망하지만 너무 긴장이 돼서 저희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다. 그 때 충주에서 촬영 중이었는데, 서울에 계시던 어머니에게 '촬영 두 시간 남았는데, 내려와 줄 수 있냐'고 물었었다. 어머니가 내려와주셔서 30분간 손을 잡고 같이 기도했다. 그 인물의 마음을 같이 느껴보고 싶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2009년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데뷔한 이후 최고 시청률 49.3%를 기록하며 자신의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제빵왕 김탁구'(2010)를 비롯해 작품 활동을 이어온 윤시윤은 지난 9월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현재는 아름다워'까지 쉬지 않고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오고 있다. 9일 공개되는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2'에도 함께 할 예정이다.

윤시윤은 최근의 바쁜 행보들에 반가워하며 "제게는 너무나 영광스러운 순간이다. 배우로서 이렇게까지 기쁠 수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눈을 빛냈다.



이어 "실제 '탄생'과 '현재는 아름다워' 촬영 기간이 3개월 동안 겹쳤다. 밤까지 '탄생' 세트 장면을 찍고 다음 날 '현재는 아름다워' 촬영장에서 배다빈 씨와 멜로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제대로 쉰 날은 거의 없었지만, 그래도 행복했다"고 말했다.

또 "이 작품을 마무리하고 난 후에도 다시 행복한 순간을 누리기 위해서 많은 것을 채워넣고 업그레이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올해는 '탄생'과 '현재는 아름다워', '술꾼도시여자들2'까지 촬영을 했는데 한편으로는 그만큼 제 주위 사람들을 많이 돌보지 못한 것 같다. 이제는 그 분들을 찾아가서 인사도 드리고 같이 시간을 많이 보내야 할 것 같다는 마음이다"라고 털어놓았다.

'탄생'은 지난 달 30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사진 = 민영화사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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