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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이 미쳤다!'…아시아 강세+강호 몰락, 이변 속출 [조별리그 결산]

기사입력 2022.12.03 12:12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제정신이 아닌 월드컵이다."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BBC 문어'로 이름을 알린 1990년대 잉글랜드 공격수 크리스 서튼은 3일 한국이 포르투갈을 2-1로 누르고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제정신이 아닌 월드컵(What a bonkers World cup)이라는 말로 이번 대회 조별리그를 정의했다.

'월드컵이 미쳤다'는 표현을 과감히 쓸 만큼 예측불허의 이변이 많았다는 뜻인데, 그의 말처럼 올해 92년을 맞은 월드컵사에 회자될 만한 경기들이 적지 않았다. 16강 진출팀도 대회 전 예상과 상당히 어긋났다.

이번 대회 파란의 중심에 선 대륙은 카타르를 품고 있는 아시아였다.

비록 카타르가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개최국 3전 전패를 하고 굴욕적으로 물러났으나, 한국과 일본, 호주 등 동아시아의 강자 3팀이 전부 16강에 올라 아시아 축구가 더 이상 월드컵의 들러리가 아님을 증명했다.



호주가 지난해 유럽축구선수권 4강팀 덴마크를 꺾어 가장 먼저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에 이어 일본이 '무적함대' 스페인을 점유율 18% 갖고 2-1로 이기며 E조 1위를 차지해 세계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포르투갈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황희찬의 드라마 같은 역전 결승포에 힘입어 12년 만에 16강행을 완성하고 H조 2위가 되면서 '도하의 신화'를 써내려갔다.

비록 16강에 오르지 못했으나 사우디아라비아가 첫 판에서 아르헨티나를 2-1로 잡은 것은 역대 월드컵 이변 중 1~2위에 오를 정도로 대단한 승부였다. 이란도 자국 정치 문제로 팀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웨일스를 1-0으로 이겨 자존심을 세우는 등 카타르를 제외한 아시아 5개국이 모두 1승 이상을 챙겼다.

여기에 아프리카 모로코와 세네갈, 북중미 미국이 험난한 조별리그 여정에서 웃어 토너먼트 진출을 이루는 등 16강 진출을 이룬 국가 중 6개국이 유럽과 남미가 아닌 아시아·아프리카·북중미 대륙에서 나와 세계 축구 평준화 양상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반면 조별리그를 어렵지 않게 통과하던 기존 강팀들 중 상당수가 고전 끝에 짐을 싸고 일찍 돌아가 월드컵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든 이유가 됐다.

우선 월드컵 4회 우승 독일의 조기 귀국을 꼽지 않을 수 없다.

4년 전 러시아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이 일궈낸 '카잔의 기적' 희생양이 되면서 조별리그 탈락이란 치욕을 맛본 독일은 이번 대회에서도 일본과 첫 판에서 1-2로 역전패한 것이 발목을 잡아 결국 E조 3위로 조기 낙마했다.

독일의 월드컵 2회 연속 조기 탈락은 '월드컵에 영원한 강자는 없다'는 점을 증명한 셈이어서 더욱 화제가 됐다.

'황금세대'를 구축하며 지난 러시아 월드컵 3위에 올랐던 벨기에의 퇴장도 빼놓을 수 없다. 케빈 더브라위너와 에덴 아자르, 티보 쿠르트와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했으나 노쇠화 논란 끝에 1승1무1패로 F조 3위에 그쳐 수도 브뤼셀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일찌감치 올랐다.



1986 멕시코 월드컵부터 본선에만 출전하면 어김 없이 16강에 갔던 멕시코의 탈락도 뉴스거리였다. 역시 폴란드와 1승1무1패를 기록했으나 골득실에서 밀려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쓴 맛을 봤다.

세계 명문 클럽에서 뛰는 베테랑과 신예가 잘 어우러졌다는 평가를 받으며 강력한 다크호스로 지목됐던 우루과이의 퇴장 역시 세계 축구 평준화를 방증하는 사건이다. 1~2차전에서 한 골도 못 넣는 등 부진하다가 3차전에서 가나를 2-0으로 이겼으나 대한민국의 돌풍을 이겨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프랑스와 브라질, 스페인, 포르투갈 등 조별리그 톱시드 팀들이 비록 16강엔 올랐으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1.5군을 냈다가 튀니지, 카메룬, 일본, 대한민국에 패한 것도 특징이었다. 베스트 전력을 꾸리지 않으면 어느 팀도 쉽게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는 총 48경기에서 120골이 터져 득점 면에선 많지도 적지도 않게 무난했다.



다만 스페인이 코스타리카를 7-0으로 이기고, 잉글랜드가 이란을 6-2로 꺾는 등 득점이 쏟아진 경기가 있는 반면, 0-0 승부도 6차례 나오는 등 경기마다 골 수 편차가 컸다는 게 특징이었다.


사진=로이터, AFP/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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