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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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전, 결전의 날이 밝았다

기사입력 2005.02.09 09:27 / 기사수정 2005.02.09 09:27

이상규 기자

*국가대표팀의 경기 장면(2005년 2월 4일 이집트전)
*사진출처 : 대한축구협회(KFA) 뉴스란 홍석균님의 사진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결전의 날이 밝았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월드컵 본선 진출을 가리는 첫번째 아시아 최종예선 경기의 비중이 매우 크다. 이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 전망이 한층 밝아진다.

네덜란드 출신의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 국가대표팀이, 설날 당일인 2월 9일 저녁 8시에 상암 월드컵 경기장(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중요한 경기를 치른다. 그 경기가 바로 쿠웨이트와의 2006년 독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첫 경기다. 한국은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첫 걸음에 나선다. 설날 당일에 벌어지는 경기이기 때문에, 쿠웨이트전을 주목하는 국민적인 기대가 크다.

쿠웨이트전에 나서는 한국

지금까지 쿠웨이트와의 역대 전적은 17전 6승3무8패로 한국의 열세. 월드컵 예선 역대 전적에서는 3전 1승1무1패를 기록했다. 그동안 쿠웨이트가 아시아 축구의 강호 한국의 천적으로 꼽혀왔을 정도로, 한국이 역대 전적에서 쿠웨이트에 밀려왔다. 그러나 작년 아시안컵 본선에서 한국이 쿠웨이트를 상대로 4:0의 대승을 거두었기 때문에, 이번 쿠웨이트전 승리의 희망이 될 수 있는 요소다.

한국은 지난 2월 4일 이집트와의 평가전을 끝으로, 쿠웨이트전 선전을 위한 실전 감각을 쌓았다. 지금까지 국가대표팀에서 맹활약 펼치거나, 꾸준히 주전으로 출전한 선수들이 쿠웨이트전에서 주전으로 출전할 것이다. 박지성을 비롯한 해외파 5명중에 대부분은 주전 출전이 유력하다. 골키퍼 김용대를 비롯하여, 수비수 오범석과 김치곤, 공격수 최성국과 김동현은 얼마전 국가대표팀 엔트리에서 제외 되었다.

쿠웨이트전 승리를 이끌 선봉장은, 한국의 최전방 공격수 이동국이다. 이동국은 작년 여름 본프레레호 출범 이래 8골을 넣어, 이미 붙박이 주전을 굳혔다. 그 중에 5골이 쿠웨이트를 비롯한 중동팀을 상대로 넣은 골이다. 작년 아시안컵 본선 쿠웨이트전에서 2골을 넣어, 한국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들어 중동팀에 많은 골을 기록했기 때문에, 이번 쿠웨이트전에서 골 넣을 가능성이 있다.

쿠웨이트는 며칠전 중국에서 벌어졌던 북한과의 경기를 통하여, 대표적인 장점과 단점을 남겼다. 빠른 역습 공격에 능하지만, 측면 수비에 허점이 있다. 지난 아시안컵에서도 드러났던 쿠웨이트의 전력이기 때문에, 쿠웨이트의 장점과 단점을 전력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원정팀 쿠웨이트의 단점을 이용하여 승리하기 위해서는, 좌우 윙 포워드의 활약이 중요하다. 왼쪽에는 설기현의 주전 출전 가능성이 높고, 오른쪽에는 이천수 또는 정경호가 주전 출전할 것이다. 세 선수는 빠른발을 통한 날카로운 측면 돌파에 능한 선수들이다. 한국의 공격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측면 기동력을 높이는 이들의 비중이 크다.

쿠웨이트의 빠른 역습 공격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미드필드진부터 안정적인 위치선정과 짜임새있는 조직력을 통한 적절한 봉쇄가 필요하다. 중원에는 압박 능력이 뛰어난 김남일과 박지성이 더블 보란치를 형성하여, 쿠웨이트의 중앙 공격을 차단하는데 주력한다. 두 선수는 공격 전개가 뛰어난 선수들이기 때문에, 한국의 중앙 공격력까지 높일 수 있다.

주전 좌우 윙백은 이영표, 김동진, 박규선 중에 두 명이 주전으로 나선다. 좌우 윙백을 모두 소화하는 이영표는 변함 없이 쿠웨이트전 주전 출전 가능성이 높다. '좌 영표 우 규선' 또는 '좌 동진 우 영표' 라인중에 하나가 쿠웨이트전에 선보이게 된다. 좌우 윙백은 쿠웨이트의 측면 공격을 저지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또 윙 포워드 설기현 등의 측면 공격력을 뒷 공간에서 오버래핑을 통하여 보조하는데 주력한다.

한국 전력의 약점인 3백 라인은, 이번 쿠웨이트전을 통하여 수비 불안이라는 딱지를 떼는 중요한 기회를 맞이했다. 박재홍, 유경렬, 박동혁이 3백 라인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 컨디션이 좋지 않은 유상철의 주전 출전이 불투명하고, 20세의 김진규는 큰 경기에서 주전으로 출전하기에는 경험이 부족하다. 그리고 그동안 한국의 주전 골키퍼 자리를 지킨 이운재가, 쿠웨이트전에서 한국 골문을 든든하게 지킬 것이다.

좋은 경기 내용으로 승리해야 한다

중동권에 속한 쿠웨이트는, 한국의 추운 겨울 날씨 속에서 원정 경기를 치르는 불리한 입장에 있다. 하지만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홈 경기를 치르는 한국이 불안한 요인이 있다. 한국은 2002년 6월 25일에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한일 월드컵 4강 독일전 0:1 패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 곳에서 좋은 경기 내용으로 승리한 적이 없다.

한때 악명이 높았던 일명 '상암 징크스'는 작년말에 깨졌다. 한일 월드컵 독일전부터 2004년 7월 14일에 치른 트리니다드 토바고전까지,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8연속 무승 행진(1무7패)의 불명예스러운 기록이 이어졌다. 1:1로 비긴 트리니다드 토바고전 이전에는 7연패를 이어갔다.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2004년 11월 17일 몰디브전에서 2:0으로 승리하여. '상임 징크스'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경기 내내 공격을 주도하면서 30여번의 슈팅을 날렸지만, 골 결정력 부족으로 단 2골에 그치는 졸전을 펼쳐야 했다. 얼마전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치른 이집트와의 평가전에서는, 불안한 경기 운영에서 비롯된 좋지 않은 경기 내용으로 0:1로 패했다.

한국 선수들은 그동안 여러차례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경기에 임했다. 그러나 상암 월드컵 경기장 개장 경기였던 2001년 11월 10일 크로아티아전(2:0) 이후, 단 한번 이라도 좋은 내용의 경기력을 통하여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몰디브전 결과로 인해 '상암 징크스'를 깼으나, 여전히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 약한 면모를 띠고 있는 현실이다.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치르는 이번 쿠웨이트전은,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첫 경기에 나서는 한국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다. 홈에서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반드시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한국에게 중요한 경기인데다 설날 당일에 벌어져, 축구팬들을 비롯한 국민들의 주목이 크다.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좋은 경기 내용으로 쿠웨이트전에서 승리를 거두어야만 한다.

그동안 아시아 축구 강국의 자존심을 지켜왔던 한국은, 한때 베트남과 오만에게 패하는 등의 시련을 겪었다. 작년 12월 19일 강호 독일전 3:1 승리로 침체 탈출 기미를 보였으나, 올해 A매치 4경기에서 단 1승을 거두지 못했다.(2무2패) 지난 이집트전 졸전 영향으로 본프레레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자질론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등, 국가대표팀에 대한 여론이 그리 밝지 않은 상황이다.

쿠웨이트전은 2006년 독일 월드컵 월드컵 최종예선 첫 경기다. 좋은 경기 내용으로 승리할 경우, 앞으로 남은 다섯 경기에서 선전할 수 있는 자신감을 심을 수 있다. 또 국가대표팀이 침체에서 본격적으로 탈출하고,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 약한 면모를 말끔히 털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셈이다. 쿠웨이트전 최상의 시나리오는 좋은 경기 내용으로 승리하는 것, 그것 단 하나 뿐이다.

한국 선수들이 쿠웨이트전 경기를 승리로 마친뒤, 웃음이 가득찬 얼굴로 경기장을 찾은 붉은악마를 비롯한 관중들 앞에서 세배를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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