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성룡 기자] 맨유와 박지성이 '독일 징크스'를 털어내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한 발짝 다가갔다.
맨유는 27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겔젠키르헨에서 열린 '2010-11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샬케04와의 원정 경기에서 소중한 2-0 승리를 거두고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맨유는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리는 대회 준결승 2차전에서 2골 차 이상으로 패하지 않는 한 결승에 진출한다.
사실 맨유는 독일 징크스에 시달려 왔다. 맨유팬들은 1999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둔 추억이 아련하겠지만 당시 경기 장소는 독일 원정이 아닌 중립 경기였다.
맨유는 샬케전 이전까지 독일 원정 성적 3승 4무 4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맨유의 높은 챔피언스리그 승률을 고려하면 독일 원정 성적은 분명 예상치를 밑도는 결과다. 1997년과 2002년 각각 도르트문트와 레버쿠젠을 상대로 4강에서 맞붙었으나 모두 결승 진출이 좌절된 바 있다. 맨유는 지난 시즌에도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맞붙었으나 원정 1차전에서 1-2로 패했고 끝내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박지성에게도 독일 클럽이나 독일 대표팀에 대한 기억이 좋지 않았다. 박지성은 2009년 12월 볼프스부르크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서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그에게 낯선 측면 수비수로 경기를 뛰어야 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독일을 만났으나 0-1로 패한 기억도 빼놓을 수 없다. 박지성은 선발 출장했었고 한국은 후반 30분 미하엘 발락에게 결승골을 내줘 0-1로 분패했다. 한국 축구사에 가장 의외의 승리 중 하나로 남아있는 2004년 12월 독일과의 평가전에선 박지성이 제외됐었다. 당시 한국은 김동진, 이동국, 조재진의 연속골에 힘입어 독일 정예군단을 3-1로 꺾은 바 있다.
맨유나 박지성에게 이번 샬케전 원정 승리는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 올시즌 맨유는 챔피언스리그 원정에서 유독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으로 실점을 내주지 않는 축구를 해 왔다. 그러나 샬케 원정에선 달랐다. 경기 시작부터 상대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면서 샬케의 예봉을 원천 봉쇄했다.
박지성도 풀백으로 뛰었던 기억을 지워버리려는 듯 공격적인 역량을 십분 발휘했다. 특유의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주며 샬케의 수비진을 헤집고 다녔고 결정적인 슈팅도 2차례 터뜨리며 최근의 상승세를 유지했다. 기대했던 박지성의 골을 터지지 않았지만 맨유는 긱스와 루니의 연속골에 힘입어 클럽 역사상 독일월정 4번째 승리를 따냈다.
아직 끝나지는 않았다. 맨유가 독일 징크스를 완전히 털어냈다고 보기엔 성급한 면이 있다. 맨유와 박지성의 남은 과제는 다가오는 홈 2차전에서도 안정된 경기력으로 결승 진출을 확정짓는 것이다.
[사진 = 루니-박지성 ⓒ Gettyimages/멀티비츠]
조성룡 기자 WISDRAG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