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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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마무리도 이대호답다는 생각이 들어요" [현장:톡]

기사입력 2022.09.21 15:31



(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마무리도 이대호답다는 생각이 들어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와 조성환 한화 이글스 수비코치는 롯데에서 오랜 시간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다. 1999년부터 2014년까지 롯데에서만 뛰며 롯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캡틴' 조성환 코치에게 후배 이대호의 은퇴는 먹먹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은퇴투어 행사를 앞두고 조성환 코치는 이대호와의 추억을 묻는 질문에 "대호가 타석 들어가기 전에 뒤에 내가 있는데 왜 이렇게 긴장을 하고 있냐, 형! 긴장하지 마이소!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다. 아직도 대기 타석의 그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한 번씩 홈런 치고 들어올 때면 '나는 뭘 먹으라고 그걸 다 치고 들어왔냐' 이런 얘기도 했었다"고 돌아봤다.

이대호도 그 당시를 호시절로 기억한다. 이대호는 "지금도 생각하면 그때가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앞에 성환이 형님이 있고, 뒤에 (홍)성흔이 형님이 있어서 선배들이 이끌어주셨을 때 내가 야구를 편하게 했었던 것 같다. 지금은 최고참이 되니까 그런 걸 다 짊어지고 가는 것 같다.  후배 때 야구만 할 수 있을 때가 행복했던 것 같고 더 재밌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정작 조성환 코치는 "대호는 나에 대해서 좋은 기억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조 코치는 "롯데 자이언츠의 문화를 이대호라는 선수를 기점으로 확실하게 정립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나를 비롯해 홍성흔 등 센 선배들 밑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며 "대호도 분명히 힘들 때가 있었을 텐데, 그때 우리는 대호를 달래주기보다 대호가 팀의 중심을 흔들지 않고, 이대호라는 이름의 무게를 견뎌주길 바랐다"고 말했다.

선배들의 바람대로 이대호는 롯데라는 팀은 물론 리그, 또 나라를 대표하는 타자로 군림했다. 조성환 코치는 "굉장히 고맙게도 이대호라는 이름에 걸맞는 선수생활, 그리고 마무리를 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시간을 대호가 아주 지혜롭게 잘 넘겨준 것 같다. 그래서 영광스럽게 은퇴하는 지금의 이대호가 있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이대호는 만 40세 베테랑의 은퇴시즌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좋은 성적으로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다. 조성환 코치는 "이런 마무리도 이대호답다는 생각이 든다. '이 정도면 내가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줘야 하나?' 이랬으면 오히려 슬펐을 거다. 그런데 '나를 뛰어넘어라, 뛰어넘어야 우리 팀이 우승할 수 있다' 이런 걸 몸소 보여주는 것 같다. 은퇴가 한편으로는 슬프겠지만, 한편으로는 더 떳떳한 마무리가 되는 것 같아 좋게 보인다"고 웃었다.

은퇴의 시간은 달라도, 두 사람 마음 한 켠에 남는 응어리는 같다. 우승이다. "저도 롯데를 굉장히 사랑했죠. 지금도 사랑하는데, 대호는 롯데 자이언츠라는 고유명사 비슷했어요. 정말 팀을 사랑했던 친구에요. 그래서 저도 더 마음이 갔고. 롯데 자이언츠 이름으로 부산에서 카퍼레이드도 하고 그런 부푼 꿈이 있었는데, 그걸 못해본 게 아마 대호도 굉장히 아쉬울 거예요. 저도 마찬가지인데, 그게 제일 아쉽죠."


사진=한화 이글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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