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9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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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 코로나19 시국에 쓴 책…"2년 흘렀는데 더 각박" [종합]

기사입력 2022.08.23 10:44 / 기사수정 2022.08.23 10:44

최희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작가 허지웅이 신간 '최소한의 이웃'을 쓰게 된 계기를 전했다.

허지웅은 23일 오전, 산문집 '최소한의 이웃' 출간을 기념해 비대면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진행은 박혜진 아나운서가 맡았다.

'최소한의 이웃'은 허지웅이 "이웃을 향한 분노와 불신을 거두고 나 또한 최소한의 이웃이 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작품으로 함께 살기 위한 가치들을 담았다.

이날 허지웅은 신간 '최소한의 이웃'에 대해 "이웃이라는 말 자체가 어느 순간 상실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리적으로 옆집 사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지난 책에서부터 이웃에 대해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독자들이 이 책의 글을 어떻게 판단하고 읽을지는 그분들의 몫이고 판단이다. 제가 작가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끝까지 읽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사실 제일 어려운 일 같다"고 전했다.



또 허지웅은 "독자분들이 허용하는 끝까지 읽을 수 있는 글의 양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제가 기자 생활 할 때처럼 몇 천 자, 몇 만 자를 쓰면 아무도 안 읽는다. 그러다 보니까 가독성을 생각해서 불필요한 조사나 단어를 빼고, 문장들 간 박자감도 만들어내고, 기승전결 안에서 끝까지 궁금하게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 게 먹히는지가 가장 중요했다. 이번 책을 읽은 독자분들이 '제가 의도한대로 끝까지 읽을 수 있으셨나' 그게 가장 궁금하다"라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제목의 뜻은 무엇일까. 허지웅은 "이웃으로 같이 산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 어려움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최소한으로 잡은 거다. 이 글들을 통해서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거나 소통, 이해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 건 아니다. 따뜻한 이야기가 따뜻한 글로 쓰여졌을 때 실제 따뜻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이웃 없이는 내가 기능을 하는 게 불가능하다. 생계를 일구거나 조직의 일원으로 기능하려면 누군가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누군가의 도움과 상호작용이 없이는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게 불가능하다"라고 전했다.



허지웅은 "그런 생각을 했던 게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때였다. 이전의 책을 쓸 때도 이웃에 대한 주제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전염병도 그렇지 않나. 내가 조심하지 않으면 남이 걸리고 남이 조심하지 않으면 내가 걸리고. '아무리 내가 꼴보기 싫어도 우리는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겠구나' 싶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년이 흘렀는데 오히려 더 각박해지고 더 안 좋아진 것 같다. 더 싫어하고 더 미워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손해라는 마음이 더 강해졌는데, 저는 그런 끓어오른 마음들을 좀 진정시키고 같이 살아갈 수 있는 가치들을 하나하나의 주제로 잡고 글을 썼다"고 덧붙였다.

또 허지웅은 '최소한의 이웃'이라는 의미에 대해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으면 위기가 왔을 때 너무 쉽게 허물어질 수밖에 없다. 거의 주 단위로 큰일들을 겪고 있는 시대를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서로에게 최소한의 무엇으로서 소통하고 기능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허지웅은 필름2.0, 프리미어, GQ에서 기자로 일했다. 에세이 '버티는 삶에 관하여', '나의 친애하는 적', '살고 싶다는 농담', 소설 '개포동 김갑수씨의 사정', '망령의 기억'을 썼다.

사진=김한준 기자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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