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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송명기처럼? 밑바닥 찍고 일어선 1차 신인, 선발 꿈 이뤘다 [엑:스토리]

기사입력 2022.04.28 07:04 / 기사수정 2022.04.28 18:36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윤승재 기자) NC 다이노스 투수 김시훈(23)은 잊지 못할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9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은 ‘0’. 150km/h의 빠른 공으로 11⅓이닝을 던지면서 삼진 14개를 잡아낸 김시훈은 이닝 당 출루 허용률(WHIP) 1.15, 피안타율도 0.154밖에 안 될 정도로 탄탄한 투구를 선보이면서 시즌 초반 팀의 ‘믿을맨’ 역할을 톡톡히 하며 위기의 NC를 구해내고 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올해가 김시훈의 ‘데뷔 시즌’이라는 점. 2018년 마산고를 졸업한 뒤 1차 지명선수로 NC 유니폼을 입었지만, 군 복무 등으로 4시즌 동안 한 번도 1군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1군 경험이 단 한 번도 없었던 어린 선수가 이렇게 잘해 줄줄 누가 알았을까. 4년 동안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 무거웠던 1차 지명의 부담, “밑바닥을 찍었죠”

2018년의 김시훈 역시 ‘1차 지명’의 기대를 잘 알고 있었다. 창원에서 초중고를 모두 다닌 김시훈으로선 창원지역 최초의 1차 지명 선수라는 타이틀과 함께 팀의 프랜차이즈가 되고 싶다는 포부도 함께 있었다. 하지만 자신을 향한 기대는 오히려 조급함을 불렀다. 신인 때부터 잘해야겠다는 마음에 폼도 다양하게 바꿔보다가 오히려 자신이 가진 장점을 잃어버렸고, 그렇게 조금씩 1군과 멀어져갔다. 

결국 김시훈은 입대를 택했다. 보여준 것이 없으니 상무 야구단은 갈 수 없었고, 현역으로 입대해 군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김시훈에게 군 입대는 오히려 터닝포인트가 됐다. 몸을 만드는 데 더 집중할 수 있었을 뿐더러, 무엇보다 마음이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김시훈은 “처음엔 생각이 많았다. 하지만 밑바닥을 찍었으니 더 이상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하고 준비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 터닝포인트가 된 군대, 조급함은 버리고 탄탄함을 얻었다

돌아온 김시훈은 확 달라졌다.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힘을 키운 덕에 구속은 입대 전보다 10km/h가 늘었고, 밸런스도 조금씩 잡혀가기 시작했다. 제대 후엔 변화구 완성도가 높아야 한다는 2군 코치의 조언에 루친스키와 이용찬을 찾아가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를 연마하는 등 꾸준히 공부하고 노력을 거듭했다. 그 결과 김시훈은 새 시즌 이동욱 감독의 눈도장을 찍으며 꿈에 그리던 1군에 데뷔, 지금은 없어서는 안 될 ‘믿을맨’으로 자리 잡으며 부활했다. 

김시훈을 향한 평가는 칭찬일색이다. 베테랑 손아섭은 “젊은 선수인데도 마운드 위에서 자기 공을 던진다. 구속이 150km/h가 나와서 그 선수가 대견한 게 아니라 주눅 들지 않는 멘탈이 대견하다”라고 그를 칭찬했고, 김시훈의 투구를 직접 받아본 양의지 역시 “직구도 좋은데 커브나 변화구도 좋고 완성된 투수다. 준비도 잘하는 것 같고 자신 있게 하는 마인드가 좋다. 좋은 성적이 나오는 이유가 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마운드 위에선 내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던져요”

두 베테랑의 말대로 김시훈의 가장 큰 장점은 마운드에서 자기 공을 던진다는 점과 위기의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무표정으로 위력적인 공을 뿌린다는 점이다. 이에 김시훈은 “마운드 위에선 내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던진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캠프 때부터 내 공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내 공과 내 자신을 믿고 던지는 게 지금의 좋은 성적을 이어가는 데 효과를 본 게 아닌가”라며 활짝 웃었다. 수많은 관중들 앞에서 공을 던지는 부담감에 대해서도 “오히려 관중들이 있으니 자신감이 붙는다”라고 이야기하기도. 

150km/h의 빠른 공과 ‘완성체’인 커브, 그리고 연마 중인 슬라이더와 스플리터까지. 다양한 구종을 던질 수 있는 특성상 선발에 대한 욕심도 있지 않을까. 이에 지난 20일 창원NC파크에서 만난 김시훈은 “선발의 꿈은 항상 있었다. 지금도 선발이 꿈이고, 프로 입단 후에 보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데뷔 해인만큼 해보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 2년 전 송명기처럼? 필승조에서 선발로, “1차지명 잔혹사 깨고 싶어요”

그리고 그 꿈이 이뤄졌다. 지난 22일 KT전에서 두 번째 투수로 나와 3이닝 무실점으로 선발 전환의 포석을 다진 김시훈은 기존 선발 신민혁이 말소돼 공백이 생긴 5선발 자리에 투입될 예정이다. 김시훈의 예상 선발 출격 날짜는 28일 잠실 두산전이다. 꿈에 그리던 1군 선발 무대에 오르는 김시훈이 불펜에서 보였던 활약을 이어가며 선발진 한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올해 데뷔 시즌을 치르고 있는 김시훈은 신인상 자격도 충족하고 있다. 신인왕에 대한 욕심은 없을까. 이에 김시훈은 “신인상은 끝까지 완주해야 정해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 구단에서 1차 지명 선수가 성공하지 못했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팬들이 많이 실망하셨을텐데, 올해는 그걸 깨보고 싶다”라며 1차 지명 잔혹사를 끊고 싶다고 다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창원 윤승재 기자, NC다이노스 제공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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