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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해지' 아드리아누의 방탕 일대기

기사입력 2011.03.09 12:05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축구 선수의 필수조건은 철저한 자기관리다. 어떤 선수는 꾸준한 플레이로 팬들의 사랑을 얻는다. 또 다른 선수는 단기간의 활약으로 팬들의 뇌리 속에 오래 기억된다.

그러나 단기간 좋은 모습을 보여줬어도 그 이후가 엉망이면 말이 달라진다. 더구나 자신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기간에 방탕한 생활을 보냈다면 더욱 그러하다. 현역 선수 중 이러한 이미지에 가장 가까운 선수는 아드리아누다.

9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AS 로마는 공식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아드리아누와 상호 합의하에 계약을 해지했음을 전했다. 이로써 그는 2013년 6월까지 계약된 AS 로마 생활을 1시즌도 채우지 못한 채 마감하게 됐다.

아드리아누는 사고뭉치다.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2001 아르헨티나 U-20 월드컵에서 그는 좋은 활약으로 이름을 알렸다. 또한, 브라질이 주목한 대형급 유망주였다. 더구나 이 대회에 카카와 마이콩 같은 선수가 출전했으니 당시 아드리아누에 거는 기대감이 남달랐음을 알 수 있다. 카카와 마이콩은 이 대회를 통해 이름을 알리지 못했다.

아드리아누가 유럽에 진출한 2001년 그의 소속팀 인터 밀란의 공격진은 과유불급 상태였다. 지나치게 많은 수준급 선수들로 화합이 잘 안 된 상황. 이러한 이유로 아드리아누는 피오렌티나와 파르마를 거쳤고 인터 밀란으로 돌아오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복귀 후 그는 남다른 재능을 보여줬다. 7년 전 인터 밀란의 10번을 달고 종횡무진 활약한 대표팀 선배 호나우두의 길을 밟는 듯 보였다.

부친상 이후 그는 달라졌다. 실상 핑계일지도 모른다.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내세운 명분일 가능성이 있다. 아드리아누는 2005/06시즌 후반기부터 눈에 띄게 부진했다. 이후 2006 독일 월드컵에 나섰다. 대회 당시 그는. 2골을 기록했지만, 경기력은 최악이었다. 자연스레 브라질 대표팀 역시 8강에서 탈락했다.

월드컵 후 아드리아누는 에르난 크레스포와의 경쟁에서 밀렸다.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의 호흡도 볼 수 없었다. 그럼에도, 도움 부문에서 리그 2위를 기록. 녹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방탕한 생활이 지속했고 감독과의 불화가 나왔다. 이에 인터 밀란은 일시적인 해결책으로 그를 상파울루에 임대 보냈다. 가지고 있는 재능이 뛰어난 만큼 쉽게 버리지 못한 것이다.

상파울루에서 부활한 아드리아누는 당시 새 사령탑 주제 무리뉴의 지도 속에 갱생했다. 몸은 무거웠지만, 여느 때보다 적극적이었다. 자신의 신체적 이점을 살렸고 즐라탄과의 호흡도 무난했다. 거구인 이들을 가리켜 깡패 투톱이란 말도 여기서 나왔다.

그러나 그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걷게 됐다. 대표팀 소집 후 밀라노로 돌아오지 않은 것. 결국 2009년 4월 인터 밀란과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하고 은퇴 의사를 밝혔다. 불우한 선수라는 시선도 잠시였다. 계약 해지 후, 고향팀 플라멩구로 거취를 옮긴 것이다. 인터 밀란으로서는 이적료 한 푼 받지 못하고 고 주급 대상자인 그를 무일푼으로 넘긴 꼴이 됐다.

2009년 아드리아누는 또다시 비상했다. 팀의 17년 만에 리그 우승을 이끌었으며 브라질 전국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움직임은 둔하지만, 감각만큼은 여전하다는 평을 얻었다. 장신 스트라이커가 필요한 카를루스 둥가 역시 그를 대표팀에 소집했다.

둥가의 기대와는 달리 대표팀에서의 아드리아누는 매우 부진했다. 둔한 움직임으로 공격의 맥을 끊었고 동료와의 호흡도 좋지 못했다. 이에 둥가는 그라피테를 월드컵에 데려갔다. 아드리아누는 브라질 대표로서 무혈입성할 수 있었지만, 스스로 기회를 걷어찬 꼴이 됐다.

월드컵이 끝난 지난 2010년 여름 AS 로마는 아드리아누를 이적료 없이 영입했다. 계약 기간은 3년이었다. 선수 자신 역시 이탈리아에서의 생활을 성공적으로 보내겠다고 언급했다. 작심삼일이라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지만, 당시에는 훈련도 열심히 했다.

결과적으로 로마에서의 아드리아누는 최악 그 자체였다. 7경기에 나와 무득점을 기록했고 움직임마저 둔했다. 주전 경쟁 역시 쉬웠지만, 이겨내지 못했다. 경기장보다는 사석에서 모습이 자주 비쳤다. 최근에도 브라질에서 음주 장면이 포착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마침내 로마는 그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위약금을 주더라도 팀 분위기를 저해하는 선수는 내치겠다는 것이다.

[사진= 아드리아누 프로필 ⓒ AS 로마 공식 홈페이지]



박문수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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