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1.12.13 06:00

(엑스포츠뉴스 강릉, 김정현 기자) 2021시즌 K리그 승강PO 2차전은 화려한 골과 플레이로 강릉종합운동장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그러나 경기장을 둘러싸며 앉은 볼보이들은 그렇지 못했다.
강원FC는 1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의 하나원큐 K리그 승강PO 2021 2차전에서 4-1로 승리했다. 1차전 합계 스코어 4-2로 강원이 역전에 성공했고 K리그1에 잔류했다. 강원은 '1차전 패배는 K리그2'라는 그간의 공식을 깨버리며 역사를 새로 썼다.
K리그의 2021시즌 최종전으로 열린 이 날 경기는 네 골이 터지며 11일 대구에서의 7골 폭죽의 기운을 이어갔다. 강릉종합운동장을 찾은 강원과 대전의 팬들은 열띤 응원전으로 양 팀의 K리그1 합류를 위해 박수를 보냈다.
전반 16분 이종현(대전)이 엄청난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흔들며 대전 팬들을 열광케 했다. 강원은 10분 뒤 김대원의 돌파에 이은 이지솔의 자책골로 분위기를 바꿨고 4분 사이에 세 골을 몰아치며 급격한 반전을 끌어냈다.
폭풍 같은 전반이 지나고 후반 들어 대전의 공세가 거세졌다. 강원은 수비 안정화에 신경 쓰면서 틈틈이 역습을 노렸다. 대전은 두세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며 추격에 실패했다. 마음 급한 대전은 볼이 나갈 때마다 빨리 볼을 요청했고 강원의 볼보이들은 제때 볼을 건네주지 않았다.
대전이 가장 화를 낸 부분은 후반 중반 나왔다. 후반 30분경 오른쪽 측면에서 대전의 스로인이 선언됐다. 볼은 터치라인 밖으로 향해 새 볼이 필요했다. 대전 선수는 빨리 볼보이에게 볼을 달라고 했지만, 미동조차 하지 않았고 대전 선수가 직접 육상 트랙으로 뛰어가 볼을 가져올 정도였다.
볼보이가 앉은 곳은 공교롭게도 대전 원정 팬들의 구역이었고 대전 선수들이 몸을 푸는 지역 바로 옆이었다. 대전 피지컬 코치는 해당 볼보이에게 강하게 말하며 항의했다. 강원 구단 관계자가 달려가 상황을 진정시켜야 할 정도였다. 대전 원정석에선 온갖 욕과 함께 물병까지 투척 됐다. 상황이 험악해지자 경기 감독관은 볼보이 교체를 지시했다.
해당 볼보이는 주변에서 뭐라 하건 미동조차 하지 않는 강심장의 모습을 보이며 마음 급한 대전 팬들의 분통을 터뜨리게 했다. 모자를 깊게 눌러 쓴 채 적진에 홀로 나선 강원 선수인 양 돌부처의 자세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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