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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피디아] 임주환, 대놓고 거친 폭력남 '새롭네' (엑필로그)

기사입력 2021.11.24 12:30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나요? 활력을 불어넣어 줄 문화생활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친구, 연인, 가족 또는 혼자 보러 가기 좋은 공연을 추천합니다. 엑스포츠뉴스의 공연 에필로그인 수요일 코너 (엑필로그)를 통해 뮤지컬과 연극을 소개, 리뷰하고 배우들의 연기를 돌아봅니다 <편집자 주>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배우 임주환이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로 새로운 매력을 보여줬다.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가 지난 21일 폐막했다.

영화로도 유명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1947년 초연해 1948년 미국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미국 남부의 명문가 출신 블랑쉬 드보아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버림받고 외로움을 넘어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에 휩싸이고 결국 거짓으로 만든 자신만의 환상의 세계 속에서 살아가다 현실적, 물질적 욕구에 충실한 스탠리에 의해 환상의 세계는 산산조각나는 모습을 그렸다. 배우 김정균이 예술감독 및 협업 연출로 나섰다.

임주환은 척박한 현대사회의 대표적 인물로 표현되는 폴란드계 노동자 스탠리로 열연했다.

스탠리는 요즘의 시각으로 보면 정말 나쁜 남자의 전형이다. “다신 폴란드 종자라고 부르지마”, “언제부터 당신이 나에게 명령하기 시작했어!”라고 소리치는 건 약과다. 술을 마시고 임신한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모든 남자는 왕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한다.

이제는 생소한 단어가 아니게 된 가스라이팅도 가한다. 스텔라를 때린 뒤 사과하고 또 성적인 욕구를 채운다. 스탠리의 아내이자 블랑쉬의 동생 스텔라는 이미 그의 가스라이팅에 길들여진 듯하다. 블랑쉬가 스탠리를 비방하자 “언니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심각한 건 아니다. 남자들이 술 마시고 포커칠 때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그 사람도 자기가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를거야”라며 오히려 편을 든다.

대놓고 남성 우월주의를 대변하는 스탠리를 연기한 임주환은 이번 작품으로 데뷔 후 처음으로, 20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올랐다. 

2004년 SBS 드라마 '매직'으로 데뷔한 그는 그동안 드라마 ‘눈의 여왕’, ‘꽃보다 남자’, ‘탐나는 도다’, ‘못난이 주의보’, ‘빛나거나 미치거나’, ‘오 나의 귀신님’, ‘이몽’, ‘더 게임: 0시를 향하여’, ‘나를 사랑한 스파이’, 영화 ‘쌍화점’, ‘기술자들’ 등 주로 안방과 스크린을 오갔다.

잘생긴 외모에 절제되고 반듯한 이미지인 그에게 이번 작품은 도전이었을 터다. '기술자들', '더 게임' 등에서 악역을 맡은 경험이 있긴 하나, 이 정도로 적나라하게 폭력적인 남성을 연기하는 모습은 새롭다.

임주환은 공격적이고 폭력적이고 동물적인 본능을 지닌 스탠리를 이질감 없이 연기했다. 담배를 피워대는 모습까지, 그동안 봐온 모습과 달라 낯설지만 임주환의 반전 면모를 발견하는 계기가 됐다. 캐릭터의 성격과 멀끔한 외모의 간극이 커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임주환은 프레스콜에서 "가스라이팅, 폭력, 남성 우월주의 집합체 캐릭터“라며 “이런 역할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강했다. 영화에서 말론 브란도의 연기를 많이 참고했다. 남성 호르몬이 강하지만 목소리가 굵지는 않지 않나. 나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고 말론 브란도가 해서 하고 싶었다. 스탠리 역할을 하면서 첫 번째로 생각한 건 이 극장에 있는 모든 여성분들이 불편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블랑쉬의 환상과 스탠리의 현실이 부딪힌다. 현실이 이길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당시의 관객이라면 스탠리의 행동을 그러려니 했을 거다. 여성분들이 소리를 내서 잘못됐다고 표현하는 시대가 아니었을 거로 생각한다. 지금은 나쁜 놈이 돼 있는 거다. 스탠리의 표현이 색다른 시선으로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한 바 있다.

그런 그는 공허한 마음을 채우려고 허상을 쫓는 블랑쉬에게 거친 말을 일삼고 능욕한 스탠리를 무리없이 소화했다.

임주환은 마지막 공연 커튼콜에서 “박수 소리가 그리웠는데 또 언제 박수를 받게 될지 기다려지고 아쉽다”며 첫 연극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임주환에게는 데뷔 첫 연극이자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해준 의미 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

사진= 엑스포츠뉴스DB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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