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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내 "숱한 아르바이트가 원동력…동성애, 쉽게 생각 안 해"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1.06.09 13:50 / 기사수정 2021.06.09 12:24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이홍내가 영화 주연작 '메이드 인 루프탑'에 대한 애정과 연기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전했다.

이홍내는 9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메이드 인 루프탑'(감독 김조광수) 인터뷰에서 영화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메이드 인 루프탑'은 이별 1일 차 하늘(이홍내 분)과 썸 1일 차 봉식(정휘)이 별다를 것 없지만 각자의 방식대로 쿨하게 밀당 연애를 시작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이홍내는 취업준비생 하늘 역을 연기했다.

'메이드 인 루프탑'은 김조광수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이홍내는 하늘 캐릭터를 통해 자기감정에 솔직하고 직설적인 90년대 생들의 모습을 표현한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개봉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말문을 연 이홍내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관객 분들이 어떻게 봐주실까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같이 웃고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고,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감정이 동요될 때 저도 놀랐었던, 흥미로운 경험을 했던 작품이었다"고 얘기했다.

캐릭터를 준비할 때는 김조광수 감독의 이야기를 많이 참고했다. 실제 김조광수 감독은 앞서 동성애자임을 스스로 밝힌 바 있다. 

이홍내는 "촬영하기에 앞서 김조광수 감독님과 만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리딩하는 시간도 많이 가졌고,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과도 리딩을 많이 했다. 말투나 행동같은 것에서는 굉장히 조심스러웠던 부분이 있었다. 장난스럽게 하고 싶지 않았고, 허투루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래서 역시 제가 많이 기댔던 분이 감독님이었다. 감독님도 제게 '여기서 어떻게 해라' 이런 표면적인 디렉션보다는, '이 상황에서 하늘이는 어떤 기분을 느낄까? 홍내 너는 어떻게 생각해?' 이렇게 내면적인 마음가짐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해주셨었다"며 "하늘이의 말투나 행동은 감독님을 많이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동성애자라는 개념보다는, 실제 자신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하늘이라는 인물 자체에 몰입하려 했다.

이홍내는 "감독님이 만드신 시나리오를 회사를 통해 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먼저 감독님께 연락을 드렸고, 하늘을 연기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감독님이 받아들여주셔서 제가 하늘이를 연기할 수 있었다. 실제 감독님과 대화를 나눌 때,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연기를 준비했던 과정들과 영화를 대하는 태도같은 제가 살아온 환경들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감독님이 그 가능성을 봐 주셔서 감사하다"고 얘기했다.

경상남도 양산 출신인 이홍내는 "동성애자라는 개념보다, 하늘이가 처했던 상황이 저와 너무나 닮아있었다. 서울이라는 낯선 곳에 처음 왔을 때 제일 힘든 것이 의식주였다. 지낼 곳이 없었고, 하루 세 끼를 먹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시간들이 힘들거나 하지는 않았다. 막연히, '배우 일을 할 수 있을거야'라는 믿음 때문이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첫 등장부터 하늘이에게 더 끌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하늘이도 지낼 곳이 없어지면서 옥탑방에 사는 봉식(정휘 분)을 찾아가지 않나. 저도 실제로 성남 쪽에 옥탑방에 살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 집에 많이 얹혀 지내고 그랬었다. 또 현실에서 취직이라는, 모두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지 않나. 배우로서는 작품 활동을 하는 것이 취직일텐데, 그게 같은 지점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면서 "촬영 시간이 지날수록 하늘이라는 인물이 편해져서, 별 생각 없이 하는 순간들이 올까봐 그것을 경계하고 조심했다. 결코 쉽게 연기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고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2014년 영화 '지옥화'로 데뷔한 이홍내는 2017년 방탄소년단(BTS)이 가수 서태지의 원곡을 재해석한 '컴백홈(Come Back Home)' 뮤직비디오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주목받았다. 이후 '유령을 잡아라'(2019), '더 킹: 영원의 군주'(2020)에 이어 '경이로운 소문'까지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며 연기 폭을 넓혀가는 중이다.

1990년 생으로, 올해 32세가 된 이홍내는 "연기를 꿈꾸며 정말 셀 수 없는 아르바이트들을 해왔다. 제 20대 대부분의 시간이 눈을 뜨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었다. 기억에 남는 아르바이트는 없다. 기억에 남는 순간은, 계좌에 급여가 들어올 때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정말 많은 사람을 보고, 많은 환경에서 일을 했다. 그 순간에도 저 스스로는, 늘 '나는 배우'라는 어떤 내면의 마음가짐이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건설 현장 아르바이트를 가도, '오늘은 내가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촬영을 하는구나', 서빙을 할 때도 '오늘은 내가 서빙하는 촬영을 하는구나' 이런 생각으로 버텼다. 그 자체가 저의 삶의 한 부분이고, 지금도 배우를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고 털어놓았다.


'경이로운 소문' 속 악귀 지청신의 모습이 아닌, '메이드 인 루프탑'을 통해 관객들에게 좀 더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가길 바라는 마음도 전했다.

"사람들이 알아봐주신 것이, '경이로운 소문' 종영 후 3주까지더라"고 너스레를 떤 이홍내는 "드라마가 끝난 직후에 제가 3주 동안은 '일상 생활이 정말 힘든 게 이런 거구나'라는 것을 느끼던 순간이 있었다. 헬스장에 운동을 하러 갔는데, 정말 1시간 동안 사진만 찍어주고 나온 적도 있다. 그런데 머리카락을 기르고 나서는 알아봐주시는 부분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지금은 정말 아무도 못 알아본다. 그래서 조금 아쉽기도 하다. 알아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쑥스럽게 얘기했다.

"지청신과 하늘이는 어쩌면 180도 다른 인물이어서, 관객 분들에게도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한 이홍내는 "아직 제가 배우라는 꿈을 이뤘다는 표현을 쓰기에는 조심스럽다. 운이 좋아서 이렇게 빠른 시간에 많은 관심을 받는 작품에 출연할 수 있었는데, 이 직업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책임감을 더 가져야 되는 것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어떻게 연기를 더 잘 할 수 있을까, 그 인물에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하는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이 요즘 제가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이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메이드 인 루프탑'은 23일 개봉한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주)엣나인필름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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