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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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왕' 10억으로 잡다니…두산표 '혜자계약' 비결

기사입력 2020.01.08 18:01 / 기사수정 2020.01.09 14:50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두산 베어스가 다음 시즌도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함께한다. 안타왕의 잔류는 두산으로서 최고 시나리오다.

두산은 8일 페르난데스와 계약을 마쳤다. 협상을 시작한 지 이틀 만이다. 그만큼 잡음 없이 깔끔했다는 평가다. 흥미를 끄는 건 짧은 시간 내 검증된 외국인 타자를 90만 달러라는 효율적 금액으로 잔류시켰는지다. 흔히 가성비가 좋을 때 쓰는 시쳇말로 '혜자 계약'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보장액 45만 달러, 옵션 총액 45만 달러 조건으로 계약 합의했다. 계약 총액이 지난해 70만 달러와 비교해 올랐으나, 지난해 197안타를 쳐 안타 부문 1위 한 선수를 9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0억 원 선에서 잡아 합리적 계약이라는 평가도 적잖게 나온다.

페르난데스와 계약 직후 김태룡 단장은 "우리는 페르난데스 측과 꾸준히 대화를 주고 받았다. 김재환의 메이저리그 진출과 맞물렸으나, 그것과 별개로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두산은 페르난데스 보류권을 가지고 있었으나, 마냥 좌시하지 않았다.

엄홍 스카우트팀 부장은 "협상은 6일부터 시작했고, 과정상 아무런 잡음 없이 매우 순조롭게 끝났다"며 "계약 내용상 보장액과 옵션 총액이 같은데, 이는 동기부여를 위해서였다. 보장액을 높이면 선수가 나태해질 걸 우려했고, 페르난데스도 계약 내용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합리적 금액으로 보장된 타자를 잡게 된 배경'을 물으니 엄 부장은 "페르난데스가 공격에서 무척 좋은 활약을 보였으나, 수비는 미흡하다고 여긴 부분이 적지 않았다. 지명타자 출장이 잦았다. 또, 페르난데스 에이전트도 무턱대고 무리한 금액을 들이밀지 않았다. 굉장히 협조적이었다. 우리 측 설명을 잘 이해했고, 조율할 게 있다면 확실한 근거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페르난데스도 두산 측 설명을 듣고 크게 공감했다. 엄 부장은 "페르난데스 본인도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많이 못 보인 데 아쉬움이 있었고,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잘 갈고 닦아 다음 시즌 꼭 수비에서 기여하리라 마음 먹기도 했다"고 말했다.

엄 부장은 "옵션은 주로 타격 관련 내용이다. 선수가 받게 될 스트레스까지 고려해 구체적 숫자는 넣지 않았다. 수비 쪽 조항은 포함 안 했다. 그런데도 페르난데스는 계약 내용이며 동기부여를 추구하는 우리 측 설명을 깊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재환이 메이저리그로 가게 될 경우를 대비해 두산이 페르난데스와 재계약을 망설일 수 있다는 말도 나왔으나, 엄 부장은 "김재환이 갔어도 페르난데스는 우리 재계약 대상이었다. 그 외 후보를 뒀을 뿐이지 함께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의도와 다른 쪽으로 무게가 실렸다. 우리는 입장을 잘 전달했고, 도리어 페르난데스에게 국내 보도 내용을 주시하라고 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엄 부장은 "우리에게 페르난데스 보류권이 있었다. 그래도 '다른 곳으로 가고 싶으면 언제든 이야기하라'고 했다. 그런데 페르난데스는 우리와 함께하길 바랐고,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페르난데스가 남아 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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