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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결산-남자부] LIG의 약진으로 시작해…가빈천하로 끝나다

기사입력 2010.04.20 08:47 / 기사수정 2010.04.20 08:47

반재민 기자
- 2009-2010 V리그를 정리한다 (남자부) 

[엑스포츠뉴스=반재민 기자]
지난 2009년 11월 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와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의 경기로 개막된 '2009-2010 NH농협 V리그'는 지난 19일 챔피언결정전 7차전을 마지막으로 6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챔피언결정전은 이번에도 V리그 출범 이후로 6번 연속으로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맞붙었지만, 그래도 올 시즌은 시즌 내내 손에 땀을 쥐는 순위경쟁이 펼쳐졌다. 이번 시즌 V리그의 화두를 정리해보자.



삼성화재, 첫 3연패의 금자탑을 세우다

올 시즌도 삼성화재의 독무대였다. 삼성화재는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었고, 이어서 챔피언결정전도 우승하며 통산 4번째 우승과 3시즌 연속우승, 2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이뤄냈다. 올 시즌 전문가들은 삼성화재의 우승확률을 낮게 평가했다, 2009 IBK 기업은행 국제배구대회를 우승으로 이끌며 MVP를 수상한 장병철이 은퇴했고, 2연패의 주역 안젤코는 일본으로 떠났다. 게다가 주전들의 노쇠화로 올 시즌 삼성화재는 힘겨운 시즌이 예상됐다.

하지만, 예상은 개막전부터 빗나갔다. 안젤코의 빈자리가 클 것이라 예상했던 외국인 선수 자리에는 '캐나다 폭격기' 가빈 슈미트가 안젤코의 자리를 채우며 팀을 이끌었고, 노장들의 조직력도 빈틈이 없었다. 하지만, 삼성화재도 고비는 있었다. 지난 5라운드 LIG손해보험전에서 최태웅 세터가 부상을 당하며 전열을 이탈했지만, 올 시즌 부상에서 돌아온 신예 세터 유광우가 그 자리를 완벽하게 채우며 고비를 넘겼다.

막판 체력적인 문제로 챔피언결정전에서 3승 고지에 먼저 올라서고도 일찍 우승을 확정짓지 못했지만, 삼성화재는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 체력적인 문제를 정신력으로 극복하며 영원한 맞수 현대캐피탈을 제압하며 3연패의 금자탑을 쌓아올렸다.



가빈천하로 끝난 올 시즌

가빈으로 시작해서 가빈으로 끝난 시즌이었다. 일본으로 떠난 안젤코(일본 도요타)를 대신해 데려온 가빈 슈미트는 지난해 현대캐피탈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았던 가빈은 라이벌팀인 삼성화재에서 그 꽃을 피웠다. 시즌 전 전문가들은 가빈이 안젤코를 대체하기는 부족하다는 평을 내렸다. 하지만, 개막전부터 가빈은 범상치 않은 활약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개막전인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가빈은 43점이라는 놀라운 득점력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고, 그의 득점력은 시즌 내내 이어졌다.

정규리그에서 가빈이 올린 득점은 무려 1110점으로 안젤코의 시즌 최다득점 기록(885점)을 경신하며 V리그 역사상 첫 단일시즌 1000득점을 돌파했고, 거의 모든 공격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2009-2010 시즌을 가빈의 시즌으로 만들었다. 팀에 헌신하는 플레이와 성실한 훈련자세 등 한국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 가빈의 자세는 실력과 융합되어 삼성화재의 조직력에 녹아들었고, 이는 자연히 삼성화재의 고공행진으로 이어졌다.

비록 시즌 막판 체력적인 문제로 경기력에 저하가 올 때도 있었지만, 삼성화재는 끝까지 가빈을 신뢰했고, 결국 팀의 통합우승을 이뤄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체력적인 문제 속에서도 묵묵히 제 역할을 해준 가빈에게 MVP는 당연한 것이었다.



LIG 손해보험의 약진

올 시즌도 챔피언결정전은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맞대결로 성사되었지만, 올 시즌 순위경쟁은 치열했다. 그 소용돌이 속에 있었던 팀이 바로 구미 LIG 손해보험 그레이터스다. 지난 시즌 대한항공에 맥없이 플레이오프 티켓을 내준 LIG는 올 시즌 초반 고공행진을 펼쳤다. 주포 김요한과 외국인 선수 피라타가 고공강타를 뿜었고, 공격형 세터 황동일의 기량도 급상승하며 LIG는 1라운드를 전승으로 이끌며 단독선두로 나섰고, 2라운드에서도 연승행진을 이어가며 우승의 꿈을 이루는 듯 보였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2라운드 삼성화재전에서 피라타가 경기도중 부상을 당하며 전열을 이탈했고, 피라타와 김요한에 의존하는 공격패턴이 상대에게 읽히며 LIG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4라운드 중반 LIG를 이끌던 박기원 감독이 성적부진을 이유로 사퇴하며 LIG의 사기는 급격히 떨어졌다. LIG는 김상우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으며 분위기 회복을 노렸지만, 막판 대한항공에 밀려 4위로 밀려나며 플레이오프 티켓을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LIG는 지난 시즌 맥없이 물러났던 반면, 올 시즌은 끝까지 대한항공과 플레이오프 싸움을 벌이며 시즌 막판까지 V리그의 흥행을 이끌었다. 비록, 올 시즌 대한항공에 1경기 차로 밀려 플레이오프에서 아쉽게 탈락했지만, 다음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의 가능성을 보여준 LIG의 시즌이었다.



제7구단 우리캐피탈의 성공적인 첫 시즌

지난 시즌 서울 중립경기에서 첫 선을 보인 '제7구단' 서울 우리캐피탈 드림식스는 올 시즌 프로 첫 시즌을 맞았다. 1997년 삼성화재 이후 12년 만에 생긴 신생팀이었기 때문에 기대를 모았던 첫 시즌이었다. 시즌 전 전문가들은 우리캐피탈의 전력에 대해 신인들로 선수들이 꾸려져 조직력이 약할 것이라는 평가를 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자 우리캐피탈은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을 펼쳤다. 김남성 감독의 지도력 속에서 최초 외국인 세터 블라도 페트코비치의 빠른 토스와 차기 월드 리베로 이강주의 뛰어난 수비력, 국가대표 공격수 신영석, 신인 김현수가 뛰어난 공격력을 선보이며 우리캐피탈이 결코 만만치 않은 팀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했다.

특히, 2010년 2월 28일 5라운드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우리캐피탈은 상승세를 타고 있던 대한항공을 3-1로 완파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비록, 신생팀의 한계로 플레이오프 진출권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우리캐피탈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지난 시즌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시즌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던 안준찬이 돌아온다면, 우리캐피탈은 더 강한 전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시즌 우리캐피탈이 V리그의 판도를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우승을 이룬 삼성화재, 가빈 슈미트, LIG 손해보험, 우리캐피탈 (c) 삼성화재 홈페이지 캡쳐, 엑스포츠뉴스DB 강운, 조영준, 권혁재 기자]



반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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