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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인터리그 완전정복'

기사입력 2006.06.24 09:11 / 기사수정 2006.06.24 09:11

윤욱재 기자

[엑스포츠뉴스=윤욱재 기자] 2년 연속 인터리그 홈런왕.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열도를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인터리그는 이승엽을 위한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이승엽은 인터리그에서 타율 3할6푼에 16홈런 29타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개인 성적을 끌어올린 것은 물론 요미우리의 4번타자를 넘어서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지바 롯데 마린스 소속으로 나선 인터리그에서도 타율 3할8리 12홈런 27타점을 기록하며 인터리그의 최강자로 군림했던 이승엽은 올해 인터리그 초반 부진에 빠졌지만 지난달 27일 지바 롯데전에서 터뜨린 시즌 11호 홈런을 시작으로 '광란의 6월'을 준비하고 있었다.

변화구를 받아치는 능력이 향상되고 좌완투수와의 승부에서도 밀리지 않았던 이승엽은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일본 진출 후 처음으로 3게임 연속 홈런 행진을 벌이며 본격적으로 타오르기 시작했다. 6월 첫날 니혼햄전에서 14호 홈런으로 기분 좋게 출발한 이승엽은 3일 세이부전에선 한 경기에서 2개의 홈런을 작렬했고 9일 지바 롯데전에선 한술 더 떠 연타석 홈런을 때려냈다. 한 경기 2홈런과 연타석 홈런 모두 일본 진출 후 처음이다.

14일 오릭스전에서 시즌 19호를 터뜨리며 퍼시픽리그 전 구단 상대 홈런을 기록한 이승엽은 다음날인 15일 역시 오릭스전에서 시즌 20호와 21호를 한꺼번에 터뜨렸고 동시에 센트럴리그 홈런 부문 단독선두로 뛰어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이 여세를 몰아 16일과 18일 라쿠텐전에서 2개의 홈런을 추가하며 인터리그 홈런왕을 2년 연속 지켜냈고 이젠 리그 홈런왕에 도전하게 된다.

기록만으로 따진다면 이승엽은 충분히 인터리그 MVP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인터리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팀의 선수에 한하는 규정 때문에 아쉽게도 고배를 마셔야했다. 인터리그 MVP는 지바 롯데의 마무리투수 고바야시 마사히데(3승 13세이브)가 차지했다. 그렇다면 우수선수상도 노려볼 만했지만 역시 팀 성적에 발목이 잡혀 주니치 드래곤즈의 사토 미쓰루(5승)에게 밀리고 말았다.

인터리그 MVP는 놓쳤지만 '트리플 크라운'에 도전

비록 인터리그의 활약을 입증할 트로피는 없었지만 기록만 봐도 이승엽이 얼마나 타격에 물이 올랐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젠 일본에서도 이승엽을 최고타자 중 한 명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승엽은 인터리그 전 타율 3할3리 7홈런 22타점 26득점을 올렸지만 인터리그 성적과 합산하면 타율 3할3푼3리 23홈런 51타점 56득점으로 장족의 발전을 거듭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이승엽은 센트럴리그 홈런, 득점 부문 1위를 달리고 있고 타율 2위, 타점 4위를 달리고 있어 지금과 같은 기세라면 '트리플크라운'에 도전할 유력한 주자로 떠오를 수 있다.

물론 인터리그에서 좋은 일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지난 7일 소프트뱅크전에서 마쓰나카 노부히코의 타구를 처리하다 손가락 부상을 당하는 불상사가 있었고 11일 지바 롯데전에선 홈런을 도둑맞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승엽은 흔들리지 않았다. 아무런 불만과 불평을 내색하지 않고 의연한 자세로 침착함을 유지한 결과 타격 페이스는 순조롭게 이어질 수 있었다. 이승엽이 진정한 인터리그의 승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요미우리는 인터리그에서 이승엽이 펄펄 나는 동안 주전들의 부상 도미노 속에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이승엽의 '고군불투'에도 불구하고 인터리그에서 13승 23패로 12개팀 중 11위에 머문 요미우리는 타선의 붕괴란 최악의 상황에 몰려있어 앞으로 어떻게 공격의 활로를 찾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요미우리는 시즌 초반 집중력있는 타격으로 센트럴리그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지만 다카하시 요시노부, 고쿠보 히로키 등 이승엽을 뒷받쳐주는 선수들이 연이어 부상을 당해 라인업의 가운데가 뻥 뚫리고 말았고 설상가상 주전포수 아베 신노스케마저 전력에서 이탈해 센트럴리그 정상을 되찾기엔 지금 요미우리가 너무 힘겨워 보인다.

프로야구에선 걸출한 스타플레이어 몇 명으로 절대 승리를 챙길 수 없다. 그만큼 타선에선 1번부터 9번까지 유기적으로 라인업이 돌아가야 하고 그래야 득점 루트가 생기는 법이다. 요미우리는 니오카 도모히로와 이승엽이 맹활약을 펼쳤지만 이들만의 활약으론 승리를 챙기기엔 역부족이었다.

이것은 성적으로 입증됐다. 인터리그에서 퍼시픽리그에 속한 6개 팀과 6게임씩 치른 결과 전적에서 우위를 점한 경우가 단 하나도 없었다. 특히 지바 롯데에겐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결국 인터리그의 최대 피해자로 남게 된 요미우리는 현재 센트럴리그 3위로 추락했고 1위 주니치, 2위 한신 타이거즈와 4.5게임차로 벌어진 상태다. 그래서 이번 주말 3연전으로 펼쳐지는 주니치와의 일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요미우리가 '3강 구도'로 판도를 재편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승엽이 인터리그의 기세를 이어갈지 관심사다.

이제 인터리그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같은 리그 팀들을 상대하게 된 이승엽이 위기에 몰린 요미우리를 구출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터리그에선 명암이 엇갈렸던 이승엽과 요미우리가 앞으로 함께 웃을 수 있을까.

○ 인터리그란 무엇인가

인터리그의 개념은 메이저리그가 먼저 도입한 것으로 A리그에 속한 팀과 B리그에 속한 팀이 시즌 중에 대결을 펼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1996년부터 시작되었고 내셔널리그의 뉴욕 메츠와 아메리칸리그의 뉴욕 양키스의 대결은 최고의 빅카드로 손꼽힌다. 라이벌끼리의 대결만으로도 팬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는 장점을 이용한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작품이다.

일본프로야구는 지난해부터 인터리그 제도를 도입해 흥행 몰이에 성공하고 있다.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로 양분된 일본프로야구는 그동안 리그 안에 속한 팀들끼리 대결을 펼치는 일정 때문에 타 리그의 팀과 맞붙기 위해선 일본시리즈가 아니면 불가능했다.

역시 메이저리그와 같은 이유로 인터리그 제도를 도입했고 스스로 교류전(交流戦)이란 명칭으로 부르고 있다. 











윤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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