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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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이 셀틱 데뷔전에서 남긴 2가지

기사입력 2010.01.17 03:04 / 기사수정 2010.01.17 03:04

이동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이동호 기자] 17일 셀틱파크에서 열린 스코티쉬 프리미어리그에서 기성용이 데뷔전을 가진 셀틱이 압도적인 우세에도 불구 리그 '최하위' 폴커크와 비기고 말았다.

이 무승부로 셀틱은 같은 날 해밀턴 아카데미에 승리를 거둔 1위 레인저스에 승점 8점이나 뒤지게 되었다.

기성용은 선발 출전은 하되, 한동안 경기에 뛰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여 경기 도중 교체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오히려 풀타임을 뛰었다.

데뷔전이다 보니 기성용의 얼굴에서 약간은 긴장한 표정이 보였다.

그런데 긴장이 채 풀리기도 전에 위기가 찾아왔다. 폴커크의 코너킥이 올라왔는데 기성용이 상대 수비수 펠레와의 경합 과정에서 완전히 밀려버려 단번에 득점으로 연결될 뻔한 것이다.

나중엔 콜린 힐리의 정강이가 기성용의 허벅지를 강타해 쓰러지며 고통을 호소했으나,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이러한 위기도 있었지만 기성용의 셀틱 데뷔전은 충분히 합격점을 줄만 했다.

모든 전술에서의 공존

셀틱은 평소 4-4-2포메이션을 자주 쓰는데, 이날은 4-3-1-2에 가까운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여기서 기성용은 마크 크로사스와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경기에 나선 모습이었다.

정즈가 기성용과 크로사스 위에서 더욱 공격적인 역할을 맡았고, 윙어인 맥기디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좌우 어디든 넘나들며 드리블 실력을 뽐냈다.

폴커크가 상대적으로 약체다 보니 기성용이 크게 압박을 가하지 않더라도 볼을 쉽게 따낼 수 있었다. 기성용은 K-리그에서 보여준 모습과 마찬가지로 볼을 뒤에서 한번 잡은 뒤 전방에 있는 동료에게 원활한 패스를 하였다.

헌데 놀랍게도 시윈 시원하게 전진 패스를 구사하는 선수가 셀틱에서 기성용이 유일했던 것이다.

이렇게 기성용이 양질의 패스를 뒤에서 계속 제공하다 보니 선수들 또한 기성용에게 신뢰를 보내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경기가 종반으로 치닫는데도 1-1상황이 계속되자 셀틱의 토니 모브레이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마크 크로사스를 빼고 윙어인 니얼 맥긴을 투입시키며 4-4-2포메이션으로 돌아갔다.

이제 정즈와 기성용이 중원에서 짝이 된 것이다. 이후 또 다른 윙어인 패디 맥코트 까지 들어오며 셀틱은 전원 공격체제로 나갔으나 기성용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뒤에서 볼을 배급해주며 팀의 리듬을 조율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정즈가 더 공격적으로 나섰으나 뭔가 투박해 보였지만, 기성용은 후방에서 잔잔하지만 날카롭고 정확도 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기성용은 전술을 바꾸는 과정에서도 수비형 미드필더로 끝까지 경기를 뛰며 어떤 상황에도 경기에 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새 전담 키커로의 등장

폴커크전에서 기성용의 볼 배급과 함께 가장 돋보였던 것은 바로 전담 킥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셀틱이 경기를 몰아붙이다 보니 프리킥과 코너킥이 많이 나왔다. 이 많은 세트피스를 왼발잡이인 리 네일러가 두 번 차고, 나머지는 모드 기성용이 전담하였다.

셀틱의 기존 전담 키커는 숀 말로니, 배리 롭슨, 그리고 대니 폭스이다. 그런데 말로니와 폭스는 부상 및 휴식으로 경기에 나서지 않았고, 롭슨은 미들즈브러로 떠났다.

그렇다 보니 기성용이 전담 키커가 된 것이다. 기성용은 코너킥이든, 프리킥이든 단 한 번도 어이없게 실축을 하지 않고 정확한 킥을 선보였다.

특히 후반 20분에 나온 프리킥이 일품이었다. 거리가 약간 멀어 보였지만 볼이 사각지대인, 골대 우측 상단으로 향했고 골이나 다름없는 것을 폴커크의 골키퍼 로베르트 올레흐닉이 환상적으로 쳐내었다. 기성용도 아쉬운 데뷔골 기회가 무산되자 머리를 감쌌다.

또 전반과 후반전 각각 한 번씩 페널티 박스 측면에서 기성용이 프리킥을 올려주었는데 두 번 다 마크-앙토니 포츄네가 머리와 발로 밀어 넣었으나 골대를 가까스로 벗어나고 말았다.

이날 기성용의 프리킥과 코너킥은 한 때 셀틱의 데드볼 스페셜리트였던 나카무라 슌스케를 떠올릴 만큼 인상적이었다.

폭스는 왼발을 쓰기 때문에 방향에 따라 세트피스에서 킥을 차게 될 것이다. 하지만, 숀 말로니는 기성용과 같은 오른발잡이 이기 때문에 부상에서 돌아온다면 세트피스 상황에서 기성용과 경쟁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이라는 새로운 전담 키커의 등장은 셀틱으로서는 아주 반가운 세트피스 옵션 중 하나일 것이다.

[사진=기성용 사진 ⓒ 엑스포츠뉴스 김경주]



이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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