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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핸드볼, '우생순'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기사입력 2009.11.30 03:58 / 기사수정 2009.11.30 03:58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구기 종목 중, 여자 핸드볼만큼 특별한 종목도 드물다. 여자 핸드볼은 구기종목 사상 처음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도 세계의 강호를 연파하며 정상에 등극했다. 야구(2008 베이징 올림픽)와 함께 단체 구기 종목으로는 올림픽 정상에 올라간 종목인 여자 핸드볼은 '올림픽 시즌'에만 기억되는 특징도 지니고 있다.

국제대회에 나가면 최고의 성적을 내지만 1988년부터 2009년인 지금까지 여자 핸드볼은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했지만 올림픽 기간 동안에는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여자 핸드볼 대표 팀은 국제대회와 올림픽에 나가면 상대 선수보다 몇 배는 많이 움직이는 투혼을 보였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 좋은 것도 사실이지만 분주히 움직이면서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 '조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유럽의 강호들과 비교해 신장과 파워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이 점을 극복하기 위해 상대방보다 훨씬 많이 움직이고 뛰는 훈련을 실시해왔다. 코트 위에서 끈질긴 투혼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보는 이들은 갈채를 보냈다. 핸드볼은 뛰어난 경기력과 함께 감동도 안겨주는 대표적인 종목이었다.

그러나 2008 베이징올림픽까지 태극마크를 달고 투혼을 불태웠던 노장 선수들은 떠났다. 현재 대표팀에서 30대 선수는 우선희(31, 삼척시청)와 명복희(30, 용인시청) 밖에 없다. 20대 후반의 선수도 몇 명 포함되어 있지만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이 새롭게 개편됐다.

새 대표팀은 국제대회의 경험이 적고 예전에 뛰었던 선배들과 비교해 수비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를 씻어내고 이번에 벌어진 'SK 국제여자핸드볼 그랑프리 2009'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는 한국을 비롯한 브라질과 앙골라, 그리고 호주 등이 참가했다.

다음달 5일부터 중국 장쑤성에서 열리는 '2009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을 앞둔 '예비고사'이기도 한 이번 대회는 대표팀의 '최종 리허설'이기도 했다.



약체인 호주를 제외한 브라질과 앙골라는 좋은 연습 상대였다. '남미의 강호'인 브라질은 뛰어난 탄력과 힘을 가진 특징이 있다. 또한, 아프리카 대표인 앙골라는 지난 2008 세계선수권대회에서 7위를 기록한 만만치 않은 팀이었다.(한국은 6위)

쟁쟁한 상대들을 모두 이긴 한국은 큰 대회를 앞두고 자신감을 얻었다. 특히, 국제대회의 경험이 없는 선수들에겐 더할 수 없는 경험이 됐다.

한국여자핸드볼 대표팀의 주장이자 이번 대회 MVP인 우선희는 "어린 선수들의 예상보다 잘해줘서 좋은 결실로 이어졌다. 또한, 다음달 초에 벌어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주목을 받은 선수는 우선희와 함께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정지해(24, 삼척시청)였다. 정지해는 27일 벌어진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MVP를 수상했다. 포지션이 레프트 백인 정지해는 후위에서 민첩하게 움직인 뒤, 수비진을 돌파하고 절묘한 슛을 성공시켜 한국의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또한, 대표팀의 '차세대 피벗(상대방 진영 깊숙이 들어가 몸싸움을 펼치며 자신이 기회를 만들거나 동료에게 슛 찬스를 줄 수 있도록 하는 포지션)'으로 좋은 활약을 펼친 유현지(25, 삼척시청)는 팀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면서 앙골라전 MVP에 선정됐다.

각 포지션에 걸쳐 선수 구성의 짜임새는 탄탄하게 이루어져 있었다. 특히, 팀의 막내인 이은비(19, 부산시설관리공단)와 류은희(19, 벽산건설)도 좋은 활약을 펼쳐 이재영 감독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아직 팀의 조직력이 완성되지 못해 잦은 패스 미스도 나타났다. 또한, 단독 일대일 찬스와 같은 결정적인 기회에 득점 성공률이 높지 않았던 점도 아쉬움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한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예상보다 좋은 경기력을 펼쳤다. 대표팀의 이재영 감독은 "수비에서 걱정이 있었는데 예상보다 잘해주었다. 100점을 주고 싶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현 대표팀은 아직까지는 완전하게 조직력이 갖춰진 팀은 아니다. 그러나 모든 선수들은 매우 부지런하게 움직이며 플레이하고 있었다. 상대방보다 몇 걸음 더 뛰고 분주하게 코트를 누비는 모습은 왕년이 선배들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물갈이를 했지만 '하고자 하는 열의'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강 진입이 목표라고 밝힌 이재영 감독은 몇몇 부상 선수가 있어서 걱정이지만 모두가 열심히 해주고 있어서 만족하고 있다. 새롭게 합류한 어린 선수들은 모두 태극마크를 달 자격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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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온아, 정지해, 우선희 (C) 엑스포츠뉴스 백종모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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