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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체절명의 아르헨,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할까?

기사입력 2009.10.09 00:35 / 기사수정 2009.10.09 00:35

박문수 기자



2경기만을 남겨둔 채, 월드컵 본선 진출팀의 옥석을 가리고 있는 2010 남아공 월드컵 남미 예선의 막판 핫 이슈는 아르헨티나의 본선 진출 여부일 것이다.

조별 예선 1,2위를 달리고 있는 브라질, 파라과이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본선행을 확정지은 가운데, 이번 예선은 3위 칠레와 4위 에콰도르가 막판 본선행 티켓을 얻기 위해 분주한 상황에 처해 있으며 5위 아르헨티나와 6위 우루과이가 자력 진출을 위한 기대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논란의 중심인 마라도나 체제의 아르헨티나는 어떠할까?

▶ '궁지에 몰린 위기의 남자' 디에고 마라도나

리오넬 메시, 세르히오 아게로,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로 대표되는 내로라하는 화려한 선수 진을 구성한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는 2008년 경질된 바실레 이후 후임 감독으로 선임된 마라도나 체제에서는 부진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채 '빛 좋은 개살구'란 오명을 쓰게 되었다. 그들은 에콰도르, 브라질, 파라과이와의 최근 3번의 예선전에서 모두 패했으며 라이벌 브라질에는 홈에서 농락당하는 수모까지 겪었다.

특히 지난 시즌 UEF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며 바르셀로나의 트레블을 이룩하는데 가장 큰 이바지를 했던 '자타 공인 최고의 선수' 메시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그를 애매한 자리에 포진시킨 마라도나의 이해할 수 없는 전술과 미드필드의 짜임새를 갖추지 못해 나타나는 섬세함의 부재는 아르헨티나 특유의 아기자기한 패스 웍의 축구를 사라지게 했다.

이러한 그의 전술은 아르헨티나의 부진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며 월드컵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하여 예선 초반 선두였던 아르헨티나를 본선 진출을 가늠할 수 없는 사면초가의 상태에 이르게 했다. 마라도나 감독의 지나치게 배타적인 선수 기용문제와 고전적인 전술책, 무식할 만큼 과감한 실험 정신은 오히려 아르헨티나의 문제점만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이다.

결국, 마라도나가 1년 동안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얻게 된 이점은 오직 새로운 선수들을 기용한 점뿐이다. 자국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선사하는 선수들을 차출하며 기존 멤버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선수들을 고르게 이용함으로써 세대교체를 시도하고자 한 점 때문에 리켈메, 캄비아소, 크레스포 등이 대표팀과 멀어졌으며 앙헬레리, 가고, 다톨로 같은 신예 선수들에 대한 기대만 높였다.

페케르만 체제에서부터 지속된 리켈메 중심의 아르헨티나라는 옷을 벗고, 유럽을 제패한 메시 중심의 대표팀을 구성하고자 한 점과 메시-아게로-테베즈로 이어지는 단신 3 톱의 활용, 홀딩인 마스체라노에게 과감히 주장을 맡김으로써 대표팀 내 서열 관계를 정리한 점은 고무적이지만 그의 부진한 성적 때문에 빛을 보지 못했다.

대안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선수들을 등용한 점은 기존 선수보다 융합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공수의 구심점과 중원의 압박감을 잃게 하며 개개인의 능력에만 치중하는 팀을 만들었다.

이러한 부진에 대응하고자, 클래식 플레이메이커의 교과서로 불리는 리켈메의 부재를 에스투디안데에서 갱생한 노장 베론으로 보완하고자 하였지만 두 선수는 경기를 보는 시야에서부터 차이를 드러내기 때문에 여전히 의문이다. 게다가 리켈메가 다혈 질적인 모습 없이 묵묵히 팀 플레이에 이바지한 점과 달리 베론은 이탈리아 세리에 A 시절부터 어긋난 성격 때문에 많은 문제를 낳았고 이번 16라운드 파라과이와의 경기에서 퇴장을 당하며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이 때문에 아르헨티나는 2라운드를 앞둔 이번 남미예선에서 탈락할 위기에 처했으며 잔여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둬야 자력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페루와의 홈 경기는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지만 지난 2번의 월드컵 예선전에서 승리를 맛보지 못한 우루과이 원정 길에 올라야 하며 '새로운 팀의 구심점인 노장' 베론은 파라과이전에서 퇴장당했기 때문에 다음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다.

▶ 선수진 구성의 변화는 이득을 줄 수 있을까?

한편, 아르헨티나 축구협회가 마라도나의 선수 차출에 직접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 논란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일(한국시각) 아르헨티나는 공식 성명을 통해 남은 2경기를 함께할 선수 명단을 발탁을 발표했다.

지난 가나와의 친선전을 통해 발탁한 국내파 선수 9명을 포함해 해외파 명단까지 확정지은 마라도나는 앞서 지적했듯이 '마지막 구세주' 후안 로만 리켈메의 차출은 포기했지만 곤살로 이과인과 파블로 아이마르를 대표팀에 차출시키며 변화의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벤피카 소속의 앙헬 디 마리아가 오랜만에 대표팀에 돌아왔으며 FC 포르투에서 올림피크 마르세유로 둥지를 옮긴 루쵸 곤잘레스도 이름을 올렸다. 리버풀에서 파비우 아우렐리우의 공백을 메운 에밀리아노 인수아와 레알 마드리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곤살로 이과인도 발탁했다.

단 세리에 A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 에스테반 캄비아소, 인테르의 터줏대감 하비에르 사네티와 주앙 수비의 핵 왈테르 사무엘은 여전히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이 때문에 그들은 조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를 텔레비전으로 봐야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였다.

몇몇 선수들의 발탁은 고무적이지만 문제점에 대한 대안인 몇몇 선수들을 발탁하지 않은 점은 경기 결과에 따라 평가될 전망이다. 만일 극적으로 월드컵 진출에 성공해도 선수단 구성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본선 진출 확률은 1/2이다. 우루과이가 지옥의 에콰도르 원정에서 패하고 아르헨티나가 페루에 승리를 거둔다면 베네수엘라와 파라과이의 경기 결과에 따라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으며 우루과이가 에콰도르와 무승부를 거두고 아르헨티나가 승리한다면 우루과이 원정 길을 더욱 편하게 떠날 수 있다.

만일 아르헨티나가 페루에 패하거나 비긴 상태에서 우루과이가 승리를 거둔다면 마지막 원정 길은 월드컵 본선을 확정지을 단판 승부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본선 진출 여부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마라도나의 아르헨티나가 남은 2경기에서 과연 기사회생할 수 있을지 2일 뒤에 있을 남미예선이 주목된다. 

[관련기사] ▶ 위기의 아르헨티나

위기의 아르헨, 월드컵 본선 진출은 가능할까? 

마라도나의 아르헨티나가 남긴 빛과 그늘

 

[사진=위기의 남자 디에고 마라도나 ⓒ 아르헨티나 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캡쳐]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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