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양상문 감독 ⓒ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올 시즌 LG는 '구멍'이 없다. 타이틀 획득에 근접한 선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1군감이 아닌 선수들이 경기장에 나서는 일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만큼 선수층이 두터워졌다.
LG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0-1로 졌다. 4번타자 이병규(7)가 NC 이재학의 투구에 팔꿈치를 맞은 영향으로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이진영은 최근 부진의 여파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 대타로만 타석에 들어섰다. 주전 유격수였던 오지환도 2군에 내려간지 일주일 째.
하지만 이날 LG 선발 라인업(정성훈-황목치승-박용택-정의윤-스나이더-채은성-손주인-최경철-박경수) 구성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득점 기회도 제법 만들어냈다. 안타 7개, 4사구 3개를 얻어냈고, 5회에는 안타 3개를 쳤지만 주루 플레이에 문제가 있었다.
양상문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다른 팀 2군에 비하면 우리는 행복한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2일 1군에 올라와 내야에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는 김영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뒤였다. 양 감독은 "물론 1군 주전선수와 2군에서 올라온 선수의 실력 차이는 있다. 그렇지만 '안 되겠다'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그런 선수들 덕분에 누가 빠져도 구멍이 난다는 느낌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2군에서 온 선수들이 생각보다 잘해서 기분이 좋다"며 "어느 팀, 어느 선수라도 이렇게 해줘야 한다. 실력보다 자세에서 '뭔가 보여주겠구나'하는 느낌이 있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황목치승과 김영관, 이미 1군에서 가능성을 보인 채은성 모두 여기에 해당하는 선수들이다.
황목치승은 수비력을 보고 1군에 올린 선수였지만 오지환의 부상 이후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최근 5경기에 전부 선발 출전했고, 이 기간 19타수 6안타로 꽤 괜찮은 방망이 실력을 선보였다. 양 감독은 "타격에서 많은 걸 바라지는 않았는데 잘 해주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황목치승에 앞서 LG에 입단한 고양원더스 출신 김영관도 수비에서 선수 기용 폭을 넓게 해주는 선수. 1군 첫 출전이었던 2일 넥센전에서는 실책을 저지르기도 했지만 두 번째 경기인 7일 NC전에서는 1타점 3루타와 더불어 안정적인 수비로 팀의 연승에 힘을 보탰다. 양 감독은 김영관을 3루수와 유격수 대수비 자원으로 점찍었다. 채은성은 이미 1군에서 100타수를 채우며 신고선수 출신 성공시대를 써내려가는 중이다.
포수 김재민의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양 감독은 "경험 부족에 대한 걱정은 전혀 없다"며 "볼 배합을 잘하는 선수다. 또 벤치에서도 열심히 메모하고 공부한다. 그런 선수가 나중에 눈에 띄게 성장하게 된다"며 칭찬했다.
LG는 4위 롯데에 승차 1.5경기 차로 뒤처진 5위다. 승수는 같지만 롯데보다 3패가 많다. 시즌이 막바지로 향해가는 시점에서 3경기를 더 했다는 점은 불리하다. 하지만 믿는 구석은 확실히 있다. '난 자리'가 없게 해주는 2군 출신 선수들의 활약도 그 가운데 하나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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