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독일 축구를 부활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율리안 나겔스만 독일 축구 대표팀 감독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 개최) 조기 탈락 후 결국 사임했다.
독일축구협회(DFB)는 3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나겔스만 감독이 독일 축구대표팀을 떠난다고 발표했다.
DFB는 "이해관계자들과 DFB 이사회가 오늘 DFB 회장 베른트 노이엔도르프의 제안에 따라 만장일치로 즉시 나겔스만 감독과 계약 파기하기로 결정했다"라며 "나겔스만은 이미 전날 협회 최고 경영진과 비밀 대화에서 2026 월드컵 실망스러운 일정을 마치고 그의 직무를 해임해달라고 요구했다"라고 밝혔다.
노이엔도르프 회장은 "DFB는 나겔스만에 2023년부터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맡아준 것에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그는 높은 수준의 헌신과 특출난 열망을 보여줬다. 그는 또 우리 모두 좋아하는 사람이자 책임감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나겔스만은 DFB를 통해 "탈락하고 나서 지난 며칠간 많은 생각을 했고 DFB 측근들과도 생각을 나눴다"라며 "결정은 내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내 최우선 과제는 항상 팀의 성공이었다"라며 "이렇게 씁쓸한 실망을 안겨준 후에도 대표팀은 방해받지 않고 새로운 시작을 할 기회를 가질 자격이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치진, 스태프, DFB 모든 분들, 특히 내가 신뢰하며 일할 수 있도록 한 선수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팬들에게 특별히 감사하고 싶다. 팬들이 우리를 이끌어주고 신뢰해 주며 어려운 시기에도 에너지를 줬다. 죄송하며 여러분들을 실망시켜서 나도 가슴 깊이 아프다. 이번 월드컵에서 더 많은 경기를 보여드려야 했다. 훨씬 더 즐길 자격이 있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루디 푈러 단장은 "모두에게 예상하지 못한 실망스러운 월드컵 탈락 이후, 나겔스만의 결정은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이 계속해서 상황을 조정하고 싶은 책임을 지고 국가대표팀 전체를 자신보다 우선시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연히 우리 모두는 대회의 다른 결과와 우리 팀의 더 설득력 있는 경기력을 바랐을 것이다. 하지만 나겔스만은 훌륭한 감독이며 앞으로 그의 길에 성공이 따를 거라고 확신한다. 신뢰하고 친절하게 협조해 준 나겔스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독일은 2연속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은 피했지만, 32강 탈락으로 목표했던 8강 진출에 다가가지 못했다.
독일은 이번 월드컵에서 에콰도르, 코트디부아르, 퀴라소와 E조에 속했다. 퀴라소를 7-1로 대파한 독일은 코트디부아르도 제압하면서 초반 2연승으로 E조 1위를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그러나 에콰도르와 최종전에서 정예 멤버를 투입하고도 1-2로 역전패하면서 불안감을 안겼다. 32강에 진출한 독일은 파라과이와 격돌했다.
지난달 30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맞대결에서 독일은 파라과이와 1-1로 비겼고,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하면서 충격의 조기 탈락을 경험했다.
이후 나겔스만 책임론이 불거졌지만, 나겔스만은 탈락 직후 물러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DFB가 위르겐 클롭 전 리버풀 감독과 이야기하고 있다는 소식이 계속 들려왔다. 나겔스만도 고민을 거듭했고 결국 스스로 물러나는 것을 선택했다.
연맹은 "나겔스만과 함께 두 명의 수석코치 벤자민 글뤼크, 벤자민 휘브너도 대표팀을 떠날 것이다. DFB는 그들의 헌신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감독 대체자에 대해 연맹 수뇌부는 클롭과 이제 대화를 진행할 것이다. 그는 이미 지휘봉을 건네받는 것에 대한 원칙적 의지를 드러냈다"라고 밝혔다.
독일의 월드컵 수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통산 네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독일은 2018 러시아 대회 3차전에서 한국에 0-2로 완패하며 자국 축구사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했다.
이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선 일본과의 1차전에서 1-2로 역전패하는 등 고전 끝에 다시 한 번 조별리그 통과 실패의 쓴 맛을 봤다.
이번 대회도 다르지 않아 결과적으론 32강에서 탈락, 16강에도 오르지 못한 셈이 됐다. 결국 독일 축구가 꺼내들 수 있는 최고의 카드인 클롭 감독과의 계약을 서두르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