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지수 기자) 한화 이글스가 마운드 붕괴 여파로 또 한 번 연패의 사슬을 끊지 못했다. 원투펀치 역할을 해줘야 할 윌켈 에르난데스가 KBO리그 입성 후 최악의 투구를 하면서 팀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15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팀 간 2차전에서 5-13으로 무릎을 꿇었다.
한화는 지난 14일 6회까지 5-0으로 앞서가던 리드를 불펜 필승조의 집단 난조로 날렸다. 5-6으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하면서 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불펜 소모도 적지 않았기 때문에, 15일 선발투수로 출격하는 에르난데스가 제 몫을 해주는 게 중요했다.
하지만 에르난데스는 ⅓이닝 7피안타 2볼넷 1탈삼진 7실점의 처참한 성적을 남긴 채 1회초 강판됐다. 선두타자 박승규를 루킹 삼진으로 잡아낸 이후 타순이 한 바퀴 돌 때까지 단 하나의 아웃 카운트도 잡지 못했다.
에르난데스는 결국 한화가 0-6으로 뒤진 1회초 1사 만루에서 황준서와 교체됐다. 황준서가 김지찬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을 때 에르난데스의 책임 주자가 득점, 자책점이 7점까지 늘어났다.
에르난데스는 이날 패스트볼 최고구속 151km/h, 평균구속 149km/h를 찍었다. 지난 10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팀 마운드 사정상 나흘 휴식 후 선발등판에 나선 점을 감안하더라도 코칭스태프와 팬들을 당황시키는 졸전을 펼쳤다.
한화는 2025시즌 KBO리그 역대 최고의 원투펀치로 평가받는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 듀오를 앞세워 통합 준우승의 쾌거를 이뤄냈다. 하지만 두 선수가 나란히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2026시즌을 앞두고 새 외국인 투수들을 찾아야 했다.
한화는 에르난데스, 오웬 화이트를 영입해 1, 2선발 역할을 맡겼다. 그러나 새 외국인 투수들이 선발 로테이션의 기둥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서 2026시즌 초반 승수 쌓기가 험난하다.
에르난데스는 4경기 15⅓이닝 1승2패 평균자책점 9.98로 믿기 어려운 성적을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 0.313,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2.02에 달한다. 4번의 선발등판에서 단 한 번도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없었다.
화이트는 지난 3월 31일 KT 위즈전에서 2⅓이닝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뒤 부상으로 이탈했다. 수비 중 햄스트링을 다쳐 당분간 재활에 전념해야 한다.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잭 쿠닝이 영입됐지만, 마무리 김서현의 슬럼프로 보직이 마무리로 변경됐다.
냉정하게 현재 한화 선발진에는 확실하게 1승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에이스가 없다. 가뜩이나 불펜진도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줄 필승조 자원이 전무한 상태에서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과 부상은 더 치명적으로 다가온다.
한화는 에르난데스에 총액 90만 달러(약 13억 2000만원), 화이트에 총액 100만 달러(약 14억 8000만원)을 안겼다. 구단이 신규 외국인 선수에게 투자할 수 있는 거의 최대치의 금액을 썼지만, 2026시즌 초반 효과는 미미하다.
한화는 에르난데스의 부진이 일시적인 게 아니라면 순위 다툼이 더욱 험난해진다. 15일 삼성전까지 2026시즌 6승9패로 승패마진이 마이너스 3까지 쌓인 상황에서 에르난데스가 반등하지 못할 경우 하위권 추락을 각오해야 한다.
사진=한화 이글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