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프로 리그가 또 한 번 '스타 효과'를 증명했다.
'아시아의 레알 마드리드'로 불리는 리그 최강 알 힐랄이 카림 벤제마의 화려한 데뷔전 해트트릭을 앞세워 대승을 거두며 리그 선두 질주에 쐐기를 박았다.
향후 아시아축구언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8강 이상의 레벨에서 K리그 팀들이 맞대결을 펼칠 경우 굉장한 공포감을 느낄 정도의 전력이다.
알 힐랄은 6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나즈란의 프린스 하슬룰 빈 압둘아지즈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 사우디 프로 리그 2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강등권 약체 알 오크두드를 6-0으로 완파했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알 힐랄 유니폼을 입은 스타 공격수 벤제마는 이적 후 첫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4-3-3으로 나선 알 힐랄은 야신 부누 골키퍼와 테오 에르난데스, 칼리두 쿨리발리, 알리 라자미, 하마드 알 야미가 수비진을, 나세르 알도사리, 후벵 네베스,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가 중원을, 살렘 알도사리, 카림 벤제마, 마우콩이 공격진을 구성했다.
5-4-1로 출발한 홈 팀 알 오크두드는 사무에우 포르투가우(골키퍼), 무아트 파키히, 코라이 귄테르, 괴칸 귈, 가산 하우사위, 모하메드 아보 압드(수비수), 칼레드 나리, 이반 누파, 후안 페드로사, 부락 인스(미드필더), 칼레드 알라잠(공격수)이 선발 출전했다.
벤제마는 경기 초반부터 공격의 중심에 섰다. 전반 31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감각적인 백힐 슈팅으로 알 힐랄 이적 후 첫 골을 신고하며 포문을 열었다. 이후 알 힐랄은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왔고, 벤제마는 후반 들어 더욱 존재감을 키웠다. 후반 15분 침투 타이밍을 살린 오른발 슈팅으로 멀티골을 완성한 데 이어, 불과 4분 뒤 문전 혼전 상황에서 침착한 마무리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알 힐랄의 득점 행진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벤제마는 후반 중반 말콤의 추가 득점 장면에서 결정적인 패스를 제공하며 도움까지 기록했다. 이후 살렘 알도사리가 후반 29분과 48분(추가시간)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6-0까지 벌어진 스코어로 경기가 종료됐다. 알 힐랄은 점유율과 슈팅 수에서 모두 상대를 압도하며 경기 내내 일방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경기 후 다수 외신은 벤제마의 데뷔전 활약상을 집중 조명했다.
로이터 통신은 "벤제마가 알 힐랄 데뷔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사우디 리그에 강렬한 메시지를 남겼다"며 "짧은 시간 안에 팀 전술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 역시 "벤제마는 득점뿐 아니라 연계와 경기 운영에서도 클래스 차이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경기 후 최우수 선수에 선정된 벤제마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구 트위터)를 통해 직접 소감을 전했다. 그는 "우리 팀이 자랑스럽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운 이모지와 함께 승리의 기쁨을 표현했다. 이어 "따뜻한 환영과 응원에 감사하다. 알함둘릴라(#alhamdulillah)"라는 문구를 남기며 알 힐랄 팬들과 새 출발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벤제마의 알 힐랄행은 세계 축구계에서도 상당한 화제를 불러모았다. 특히 이 이적을 두고 라이벌 팀 알 나스르의 주장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호날두가 분노한 대목은 사우디 국부 펀드(PIF)의 차별적인 구단 운영 방식이다. 알 나스르 외에도 알 힐랄, 알 아흘리, 알 이티하드 등 복수의 구단들을 소유한 PIF는 유독 알 나스르에만 소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포르투갈 출신의 행정가 두 명의 손을 묶어 행정 업무에서 배제한 것 역시 호날두의 분노를 샀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날두의 반대에 부딪혀 잠시 멈췄던 벤제마의 알 힐랄 이적도 미궁 속으로 빠지는 듯했으나, 다행히 벤제마는 알 이티하드를 떠나 지난 3일(한국시간) 알 힐랄로 이적을 확정지었다. 다만 호날두가 반대했던 벤제마의 알 힐랄 이적이 이뤄진 만큼 호날두와 PIF의 신경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벤제마의 데뷔전 대활약 덕에 무패 행진을 이어간(15승 5무, 승점 50) 알 힐랄은 알 아흘리(승점 47)와 알 나스르(승점 46)를 다시금 따돌리며 리그 선두를 수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경기는 단순한 대승을 넘어, 알 힐랄이 왜 사우디 최강팀으로 평가받는지를 다시 한 번 증명한 경기였다. 세계적인 스타 벤제마가 데뷔전부터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즉각적인 전력 보강 효과를 입증한 가운데, 알 힐랄은 시즌 후반부를 향한 선두 경쟁에서도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남겼다.
사진=연합뉴스 / 카림 벤제마 X / SPL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