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감독님이 제게 관심을 가져주시는 만큼 잘해야 하는데, (그 당시에는) 보여주지 못해서 많이 화가 났습니다."
KIA 타이거즈 포수 한준수는 지난해 잊을 수 없는 한 해를 보냈다. 정규시즌 115경기 287타수 88안타 타율 0.307, 7홈런, 41타점, 출루율 0.351, 장타율 0.456으로 활약하며 팀의 정규시즌 우승에 기여했다. 데뷔 첫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까지 챙겼다. 그만큼 한준수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한준수는 올 시즌 내내 부침을 겪으며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겼다. 103경기 244타수 55안타 타율 0.225, 7홈런, 26타점, 출루율 0.304, 장타율 0.369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8위에 머무른 KIA는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한준수는 시즌 후반 경기 도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지난 9월 18일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4회초 KIA 선발 아담 올러가 노시환에게 선제 솔로포를 맞자 이범호 KIA 감독이 불만을 표출했다.
4회초 종료 뒤 한준수가 더그아웃에서 이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포착되기도 했다.
KIA는 9월 16~17일 한화전에서도 노시환에게 홈런을 내줬는데, 이틀 모두 노시환의 홈런 때 한준수가 안방을 지키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이 감독이 한준수의 볼 배합에 대해 강하게 질책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한준수는 1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구단 행사 '2025 호랑이 가족 한마당'을 앞두고 "(노)시환이에게 사흘 내내 결정적인 홈런을 맞았다. 실수를 반복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감독님이 안 좋은 말씀을 하신 게 아니었다. 내가 잘되라고 설명해 주신 것이었는데, 자신에게 화가 좀 나더라. 그래서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한준수는 "감독님이 내게 관심을 갖지 않으시면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실 것이다. 많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만큼 내가 잘해야 하는데, (그 당시에는) 보여주지 못해서 많이 화가 났다"고 전했다.
한준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새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한준수는 "추석 연휴 때 쉬고 매일 야구장에 나와서 웨이트 트레이닝, 러닝 위주로 훈련했다"며 "일주일 전부터 기술 훈련을 시작했다"고 자신의 근황을 전했다.
이어 "올해는 정말 힘들었다. 지난해 우승을 했으니까 목표를 더 높게 잡았는데, 결과가 나오지 않다 보니까 좀 급해졌다"며 "솔직히 공격, 수비 모두 다 아쉽긴 했지만, 내년에 더 준비할 게 많아졌다고 생각하고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25시즌이 끝난 뒤 한준수의 책임감은 더 커졌다. 바로 가족 때문이다.
한준수는 지난 9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 치어리더 김이서 씨와 결혼 소식을 알렸다. 지난달 13일에는 김씨가 자신의 SNS에 출산 사실을 공개했다. 팬들은 내심 '분유 버프(스포츠 선수들의 아이가 태어났을 때 분윳값을 벌기 위해 더 집중해서 활약한다는 의미)'를 기대하고 있다.
한준수는 "책임감이 크긴 한데, 옆에서 많이 도와주다 보면 내년엔 팀 성적도, 개인 성적도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며 "부담감을 갖기보다는 내가 잘해야 행복한 것이니까 더 잘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준수는 4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되는 마무리 훈련에 참여한다. 팀이 하위권에 머무른 만큼 사령탑은 일찌감치 강훈련을 예고한 상황이다.
한준수는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첫 번째 단계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 많이 부족했다는 걸 나도 잘 알고 있고, 캠프에서 많은 훈련량을 소화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첫 단계부터 잘 마무리하고 (한국에) 오고 싶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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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