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클로저'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자신의 야구 인생 최정점의 순간을 함께했던 고척스카이돔과 '선수'로서 작별을 고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팀 간 16차전 게임 진행에 앞서 오승환 공식 은퇴투어 행사를 실시했다.
오승환은 설종진 키움 감독으로부터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돌직구를 형상화한 트로피와 키움을 상대로 달성한 아시아 단일리그 최다 세이브를 기록했던 순간이 담긴 사진 액자를 선물로 전달받았다.
오승환은 지난해 4월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을 상대로 KBO리그 통산 408세이브를 기록,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의 전설 이와세 히토키의 407세이브를 넘어 아시아 단일리그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작성했다. 오승환 스스로 가장 큰 애착을 가진 기록이기도 하다.
오승환은 고척스카이돔 은퇴 투어를 마친 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오늘은 유독 '마지막이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제 은퇴를 하는 게 더 실감 난다"며 "작년 고척스카이돔에서 아시아 통산 최다 세이브를 기록한 뒤 키움 선수들과 함께 식사했던 기억이 있다. 내가 상대팀 선수인데도 직접 축하를 해줘서 기억이 많이 난다"고 돌아봤다.
또 "사실 일본 이와세 선수가 가진 아시아 세이브 통산 기록을 내심 깨고 싶었는데 고척스카이돔에서 이뤘기 때문에 앞으로 더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1982년생인 오승환은 2005년 단국대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단, KBO리그에 데뷔하면서 전설의 시작을 알렸다. 프로 무대 입성과 동시에 10승 1패 16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1.18로 맹활약을 펼치면서 신인왕과 한국시리즈 우승,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오승환은 매년 무섭게 성장했다. 2006시즌 47세이브로 단일 시즌 아시아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수립했다. 2011년 8월 12일 대구 KIA전서도 최연소-최소경기로 200세이브, 2012년 7월 1일 대구 넥센(현 키움)전에서 228번째 세이브로 KBO리그 역대 통산 최다 세이브 신기록까지 작성했다.
삼성은 오승환을 앞세워 '왕조'를 구축했다. 오승환은 2005~2006, 2011~2013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 마지막 이닝,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책임지는 '헹가래 투수'를 5차례나 경험했다.
오승환은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스(2014-2015) 시절에도 2년 연속 구원왕을 차지, 한국 야구 최고 마무리 투수의 명성을 일본에서도 유지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2세이브를 기록했고, 한국으로 복귀한 뒤에는 2020년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 2023년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와 KBO통산 400세이브까지 기록했다. 불멸의 기록을 남기고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삼성은 오는 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전 종료 후 오승환을 위한 성대한 은퇴 행사를 준비 중이다. 오승환이 현역 시절 사용했던 등번호 21번은 이만수(22번), 장효조-양준혁(10번), 이승엽(36번)에 이어 구단 역사상 4번째 영구결번의 영예도 안았다.
오승환은 "최근 삼성이 매 경기 치열하게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데 엔트리에서 빠져 있다보니 조금은 야구를 편안하게 보고 있다. 스트레스는 덜 받지만, 후배들이 잘하길 바란다"며 "삼성이 내 은퇴 경기 때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하는 승리를 한다면 조금 더 홀가분하게 은퇴식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진=고척, 고아라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