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철(왼쪽) KT 위즈 감독과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강백호, 안현민 정도 레벨이 아니라면 타격 하나로는 1군에 있기 어렵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지난 23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수원 홈 경기에 앞서 진행된 취재진과 공식 인터뷰에서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의 인터뷰 기사를 언급했다.
김경문 감독은 최근 어린 선수들이 타격 훈련에만 몰두하는 부분을 지적했다. 방망이는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하는 반면, 수비와 베이스 러닝 훈련을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여기는 부분을 안타깝게 바라봤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해 5월 한화 사령탑에 부임한 뒤 야수들의 수비력 강화에 힘을 쏟았다. 2024시즌 종료 후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된 마무리 훈련 기간 동안 특히 수비 훈련에 중점을 뒀다. 올해 2월 스프링캠프에서도 강도 높은 수비 훈련을 실시했다.
한화는 겨우내 구슬땀의 결실을 2025시즌 보고 있다. 팀 최소 실책 2위를 기록, 예전처럼 어처구니 없는 에러로 게임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장면을 보기 어려워졌다. 2018시즌 이후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도 확정됐다. 수비력 강화는 곧 전력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걸 보여준 케이스다.
김경문 감독은 2025시즌 중 "타자들이 잘 쳐서 이기는 것도 좋지만 수비에서 높은 집중력을 보여주고 투수들을 도와줘서 이기는 경기가 감독 입장에서는 흐뭇하다"고 만족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강철(왼쪽) KT 위즈 감독과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이강철 감독도 김경문 감독과 생각이 일치했다. 이강철 감독은 2019시즌 KT 지휘봉을 잡은 이후 선발 라인업 구성 과정에서 수비력에 큰 초점을 맞춘다. 강백호, 안현민처럼 리그 최정상급 타격 솜씨를 갖고 있지 않은 이상 쉽게 선발 출전 기회를 부여하지 않는다.
이강철 감독은 "오늘 김경문 감독님 인터뷰를 우연치 않게 읽었다"며 "말씀하신 내용이 정말 정답이다. 수비가 되고 주루가 되면 무조건 1군 엔트리에 둘 수 있다"며 "강백호, 안현민처럼 방망이를 치면 수비 실수를 타격으로 만회하니까 괜찮다. 그런데 그게 아닌 이상은 타격 하나만 보고 1군에 데리고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1군 엔트리는 정해져 있다. 수비와 주루가 안 되는 선수를 데리고 있는 게 굉장히 애매하다"며 "경기 중에도 보면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선수들이 다 대타를 나가고 싶으니까 방망이만 잡고 있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이강철 감독은 일단 KT 젊은 야수들의 수비력 향상 속도에는 만족감을 나타냈다. 특정 선수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훈련을 시키면 되는 애들이 있다"고 웃었다.

이강철(왼쪽) KT 위즈 감독과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이강철 감독은 당초 2025시즌 종료 후 올 시즌 KT를 넘어 KBO리그 전체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안현민의 수비력 성장을 주요 과제로 성장했다. 오는 11월 마무리 훈련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가져갈 계획이었다.
안현민은 다만 오는 11월 예정된 한일 국가대표 친선 평가전에 선발될 가능성이 높다. 자연스럽게 내년 스프링캠프 전까지 KT 단체 훈련 참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강철 감독 역시 첫 풀타임 시즌을 마친 안현민을 무리하게 훈련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강철 감독은 "안현민이 국가대표팀에 소집되면 올해 마무리 캠프는 함께하지 못한다"고 웃은 뒤 "안현민 본인도 수비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걸 잘 안다. 안현민에 대해서는 걱정을 안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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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