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5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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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전국체전 목표인 선수들 너무 많아…기록 도전해 우상혁처럼 돼야" 세계선수권 6회 출전 '경보 베테랑' 최병광의 쓴소리 (도쿄 현장)

기사입력 2025.09.20 15:28 / 기사수정 2025.09.20 15:28



(엑스포츠뉴스 일본 도쿄, 김정현 기자) "전국체전만 목표인 선수들이 너무 많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면 안된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6회 출전 끝에 최고 기록을 쓴 한국 경보 베테랑 최병광의 쓴소리다.

최병광은 20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 일대에서 진행된 2025 도쿄 육상세계선수권 남자 20km 경보 경기에서 30위를 차지한 뒤, 한국 육상을 위한 조언을 쏟아냈다.

최병광은 이날 경기에서 최종 30위(1시간22분52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올 시즌 기록인 1시간21분50초보다는 1분 가량 늦다. 

다만 통산 여섯 번째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끝에 기존 세계선수권 최고 기록인 1시간22분54초보다 2초를 앞당기는 성과를 일궈냈다. 

최병광은 현재 20km 세계랭킹 110위로 참가 선수 중 최하위다. 하지만 그는 참가 선수 전체 50명 중 30위로 들어오면서 저력을 발휘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단독으로 만난 최병광은 "우선 여섯 번째 세계육상선수권을 마무리한 것에 있어 사실 항상 도전이었다. 출전을 목표로 한 게 아니라 항상 기록에 도전했고, 이번에도 그랬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지 날씨나 분위기를 떠나서 생각한 등수나 기록이 아니긴 하다. 그런데 출전 소식을 들은 게 8월 말, 마지막에 거의 와일드카드 식으로 출전하다 보니 사실상 최하위 선수로 출전한 거나 다름없다. 그래서 크게 잃을 것도 없겠다, 과감하게 해보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라고 밝혔다. 

또 그는 "결과적으로 최하위권에서 출전한 내가 30위로 골인했다는 것에 위안을 삼지만, 만족하지 않는다. 내가 지금 주위에서 '마지막 세계선수권일 수도 있겠다,' 아니면 거의 끝났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스스로 그렇게 생각 안 하고 아직 더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을 앞으로 있을 대회에서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전반적인 레이스에 대해선 "우선 날씨가 생각보다 선선했다. 그래도 아무래도 후반부에 처지는 선수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고, 후반부에 페이스를 끌어 올려서 등수를 앞당겨야겠다는 전략은 있었다"라면서도 "사실 중반부에 운영을 과감하게 못 했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최병광은 "(구미) 아시아선수권에서 자세 문제로 실격을 당했고 이번 대회에서도 중간에 주의를 여러 차례 받아서 조금 위축됐던 부분이 있었는데 주의만 받고 사실 파울 사인은 안 올라갔더라"라며 "그래서 조금 과감하게 갔으면 (어떨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하게 목표가 현실적으로 20위 초반 정도였다. 22~23등 정도였는데 운영을 잘했다면 목표를 달성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조금 있다"라고 밝혔다. 

최병광은 또 올 시즌 기록 대비 아쉽지만, 세계선수권 최고 기록을 달성한 것에 대해, "오늘 날씨 기준이었으면 세계선수권에서 날씨 감안하고 제일 좋은 기록이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항상 여름마다 약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었고 스스로도 많이 위축됐는데 어느 정도 극복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럼에도 이번 대회 결과에 대한 만족이나 성취도는 아쉬운 게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근데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것이 내 은퇴 경기가 아니라고 생각해 더 도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계속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최병광은 계속해서 도전을 이어가는 아이콘이 되고 있다. 2013년 모스크바 대회를 시작으로 12년째 세계선수권 무대를 밟고 있다. 

최병광은 "제일 중요한 것은 멘털인 것 같다. 내 자부심이라면 2013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세계선수권에 출전 기준을 항상 유지했다는 것이 단순히 몸 관리 뿐 아니라 정신 관리도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항상 같은 팀 동료, 후배들한테 하는 말이 '전국 체전 선수가 되지 말고, 항상 기록에 도전하는 선수가 되자, 나아가 세계 무대에 도전하는 선수가 되자'라는 걸 항상 좋은 의미로 '가스라이팅'한다. 그래서 다음 세계선수권이 베이징인데 아마 더 많은 후배 경보 선수들이 출전할 거라고 분명히 믿고 있다"라고 했다. 

나아가 최병광은 "요즘 친구들이 나보다 더 똑똑하고 더 잘한다. 나는 후배 선수들에게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말고, 좀 더 세계에 도전하는 선수가 돼야 한다고 말하지만 동시에 나도 보여줘야 한다"라며 "내가 이렇게 세계 무대에 도전하는 모습이 후배들이나 나아가 더 어린 선수들에게도 좋은 자극이 되고 좋은 영향이 돼서 더 많은 선수가 나오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최병광은 현재 한국 육상의 현실을 꼬집으며 "선수들이 전국 체전이 목표인 선수들이 정말 많다. 사실 그러면 안 된다. 적어도 자기 기록에 도전하고 이것을 기본으로 세계 무대에 나가고 그러면 앞으로 나보다 더 훌륭한 선수들, 나아가서 우상혁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나올 거라고 믿고 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병광은 "내가 우상혁 선수나 다른 세계적인 메달권 선수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항상 뒤돌아보면 나를 응원해 주시고 지원해 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다"라며 "소속팀 삼성전자 육상단 단장님께 감사하고 대한육상연맹에서 계속 경보를 지원해 주시고 관심 가져주신 덕분에 2005년 헬싱키 세계선수권부터 지금까지 한국 육상이 세계 무대에 출전할 수 있었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경보 종목에서 세계적인 무대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들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저희가 도전하면서 증명하고 싶고 앞으로도 도전하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응원을 부탁했다. 



사진=일본 도쿄, 김정현 기자 / 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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