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24이닝 1실점 vs 불펜 13이닝 15실점' 한화의 두 얼굴, 잘하고 울었다…극심한 '마운드 엇박자' 어찌할까 [잠실 현장]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유민 기자) 한화 이글스가 이번에도 불펜 싸움에서 밀려 패배를 떠안았다.

한화는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원정경기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혈투 끝에 1-2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4회까지 양 팀 선발투수 류현진과 임찬규의 무실점 호투가 이어졌다. 한화는 5회초 선두타자 심우준의 안타와 도루, 이적생 손아섭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류현진은 5회초 2루수 하주석의 실책으로 선두타자 박해민을 내보냈으나, 후속타자 신민재를 땅볼, 문성주를 삼진, 오스틴 딘을 뜬공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 김현수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에도 오지환과 박동원에게 범타를 유도, 6이닝 무실점으로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그러나 한화 불펜은 류현진의 승리 요건을 지키지 못했다. 7회말 마운드를 이어받은 주현상이 2사 1, 2루에서 오스틴 딘에게 적시타를 맞고 동점 추격을 허용했다.

여전히 1-1로 맞선 연장 10회말엔 마무리 김서현이 김현수와 오지환에게 연속 2루타, 박동원에게 내준 고의4구 이후 천성호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경기를 내줬다.



한화의 최근 고질병인 불펜 불안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말았다.

한화는 지난 5~7일 KT 위즈와의 주중 홈 3연전에서 뒷문의 약점을 노출하며 뼈아픈 루징시리즈를 떠안았다.

5일 열린 1차전 한화는 선발투수 문동주의 7이닝 10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앞세워 2-0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8회초 필승조 한승혁과 김서현이 3개의 사사구와 홈런 포함 3피안타를 기록하며 나란히 무너졌고, 결국 한 이닝에 5점을 내줘 2-5 역전패를 당했다.

불펜의 불안감은 6일 2차전에서도 드러났다. 한화가 5-1로 앞선 8회초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놓고 등판한 김서현은 9회에만 3실점을 떠안으며 흔들렸다. 한화는 이어진 1사 1, 2루 상황에서 한승혁을 투입해 간신히 한 점 차 승리를 지켰다.

한화는 7일 3차전 선발 라이언 와이스의 6이닝 무실점 피칭을 바탕으로 6회까지 4-0 리드를 이어갔다. 그러나 와이스에게 마운드를 이어받은 김종수가 1이닝 2실점, 박상원이 1이닝 2실점, 조동욱이 ⅔이닝 1실점을 나란히 떠안으며 역전을 허용했다. 결국 끝까지 추격점을 올리지 못한 채 시리즈 두 번째 역전패의 쓴맛을 봐야 했다.



앞선 KT와 3연전에 이어 이날까지 한화 선발진은 제 역할을 다했다. 5일 문동주가 7이닝 무실점, 6일 코디 폰세가 5이닝 1실점, 7일 와이스가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8일 류현진의 6이닝 무실점 피칭까지 도합 24이닝 1실점이라는 만화 같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마운드를 이어받은 불펜이 나흘 동안 13이닝 15실점이라는 믿을 수 없는 성적을 기록하면서 선발투수들의 호투도 빛이 바랬다. 이 기간 마무리 김서현이 3경기 1⅔이닝 6실점으로 크게 무너졌고, 또 다른 필승조 한승혁(2경기 1이닝 3실점)도 함께 흔들렸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8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우리 불펜이 그동안 너무 잘했다. 어제(7일)는 우리 승리조를 이틀 연속 썼기 때문에 아끼고 안 쓰다 보니까 힘들었는데, 그래도 선수들이 잘하고 있기 때문에 진 경기는 잊고 오늘 경기에 집중할 것"이라며 불펜진의 난조가 일시적일 것임을 강조했다.

다만 이러한 믿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펜 투수들이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면서 김 감독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잠실, 박지영 기자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