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이제 빅리그 2년 차인데, 팀 내에서 가장 받은 선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야기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 이스트베이 타임스는 24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의 코칭스태프, 이정후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했다.
2023년 12월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한 이정후는 지난해 5월 13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어깨 부상을 당한 뒤 수술을 받았다. 결국 37경기 145타수 38안타 타율 0.262 2홈런 8타점 2도루 출루율 0.310 장타율 0.331로 빅리그 1년 차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정후는 차분하게 재활 과정을 밟으면서 2025시즌을 준비했다. 또한 팀 동료들과 함께 어울리며 팀과 미국 생활에 적응했다. 코칭스태프도 이정후의 이러한 태도를 높이 평가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첫 시즌에는 새로운 리그뿐만 아니라 (새로운) 나라에서 생활하고 언어를 배우는 등 많은 것을 배워야 했다"며 "올해는 스프링캠프가 시작할 때부터 미국에서 팀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훨씬 더 편안했다"고 밝혔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적응을 마친 이정후는 올 시즌 초반부터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는 중이다. 24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경기까지 93타수 31안타 타율 0.333 3홈런 15타점 출루율 0.388 장타율 0.581를 기록했다. 패빈 스미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브랜든 도노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브라이스 투랑(밀워키 브루어스), 피트 알론소(뉴욕 메츠)에 이어 내셔널리그 타율 부문 5위를 달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내) 일방통행 도로가 많아 운전하기 힘들다"고 농담한 이정후는 "클럽하우스와 그라운드에서 동료들과 편안하게 지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모든 선수들과 친해졌고, 모두와 가깝게 지내는 중이다. 그래서 모든 게 더 수월해졌다.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알고 있다는 게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밝혔다.
이정후는 이미 주요 개인 지표에서 지난해 자신의 기록을 넘어섰다. 2루타 이상의 장타는 팀 내 최다인 16개(2루타 10개·3루타 2개·홈런 3개)다. 벌써부터 이정후의 시즌 최종 성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스트베이 타임스는 "이정후는 한국과 미국 언론으로부터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한국 출신 FA(자유계약) 선수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맺은 선수인 만큼 당연한 결과"라며 "이정후는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정후 리'라는 챈트가 울려퍼지지만, 이러한 인기에도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정후는 국내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선수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팀에서 받는 대우에 걸맞은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며 "여기서 좋은 인상을 남기면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사진=AP, AF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