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한화 이글스가 외국인 타자 에스테반 플로이얼의 방망이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국내 주전 야수 이상의 몫을 해줘야 하지만 타석에서 전혀 위압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 3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2차전에서 2-4로 졌다. 안방에서 3연패에 빠지며 단독 10위로 추락했다.
한화는 이날 선발등판한 에이스 코디 폰세가 7이닝 5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호투했다. 롯데 선발투수 나균안의 구위에 눌려있던 타선도 6회말 대타 이진영의 1타점 2루타 등을 묶어 2점을 만회, 2-2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한화는 8회초, 9회초 수비에서 롯데에 1점씩을 내주며 다시 2-4 열세에 몰렸다. 8회말, 9회말 공격에서 롯데 필승조 공략에 실패하면서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한화 입장에서는 특히 9회말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이 아쉬웠다. 1사 후 이재원의 안타, 심우준의 볼넷 출루로 주자를 모았지만 결정적인 한방이 없었다.
한화는 이날 멀티 히트로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던 황영묵에 기대를 걸었지만 황영묵은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계속된 2사 1·2루에서는 안치홍이 롯데 마무리 김원중의 제구 난조를 틈 타 쓰리 볼 노 스트라이크에서 자동 고의4구로 출루, 마지막 희망을 이어갔다.
그러나 한화의 희망은 곧 절망으로 바뀌었다. 플로리얼이 허무하게 투수 앞 땅볼로 아웃되며 허무하게 게임이 종료됐다. 역전 드라마를 기대했던 한화 팬들은 쓸쓸히 경기장 밖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플로리얼은 이날 3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전했지만 경기 내내 방망이가 침묵했다. 1회말 첫 타석 볼넷 출루를 제외하면 3회말 1사 1·2루에서 1루 땅볼, 5회말 2사 1루에서 삼진, 7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삼진 등으로 물러났다.
플로리얼의 부진은 이날 한 경기에 그치지 않는다. 2025 시즌 전체 성적도 10경기 타율 0.111(36타수 4안타) 7타점 OPS 0.405로 처참하다. 중견수 수비는 견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플로리얼은 수비 하나만 보고 데려온 선수가 아니다. 주축 타자 역할을 해줘야 하는 외국인 타자가 수비 원툴이라면 팀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한화로서는 2023 시즌 브라이언 오그레디의 악몽이 떠오른다. 오그레디는 신시내티 레즈(2019 시즌), 탬파베이 레이스(2020 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2021 시즌) 등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데다 2022 시즌 일본프로야구(NPB)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15홈런 46타점으로 아시아 야구 경험도 쌓았다.
하지만 오그레디는 KBO리그 무대에서 22경기 타율 0.125(80타수 10안타) 8타점이라는 믿기 힘든 성적을 남기고 퇴출됐다. 기대했던 장타력은 무(無)홈런으로 보여주지 못했고, 컨택 능력은 최악이었다.
현재까지 행보만 놓고본다면 플로리얼은 오그레디 못지 않게 심각하다. 오그레디의 2023 시즌 KBO리그 첫 10경기 성적은 타율 0.163(43타수 7안타) 5타점이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한화는 현재 타선이 집단 슬럼프에 빠져 있다. 외국인 타자의 부진이 길어질수록 상위권 도약은 험난해진다. 플로리얼이 반등하지 못한다면 한화의 가을야구 도전도 가시밭길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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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