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바이에른 뮌헨이 지난해 3월 토마스 투헬 감독을 곧바로 선임한 배경에는 투헬의 블러핑이 있었다.
독일 매체 빌트가 3일(한국시간) 뮌헨이 투헬과 계약하면서 투헬의 트릭에 속아 뮌헨이 곧바로 계약을 진행한 배경에 대해 전했다.
모두가 알듯, 투헬은 지난해 3월,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 뮌헨으로부터 경질됐다. 구단은 곧바로 투헬 감독의 선임을 동시에 발표했다.
당시 다른 매체인 키커의 보도에 따르면, 나겔스만은 투헬 영입이 취소될 경우 뮌헨에 잔류할 수 있었다. 뮌헨 보드진은 투헬의 대답을 기다렸다. 투헬로부터 확답을 받을 때까지 나겔스만에게 경질을 알릴 수 없었다.
뮌헨 보드진은 투헬과 첫 만남에서 즉시 계약이 가능한지 물었고, 투헬은 하루의 시간을 달라고 했다. 이틀 안에 투헬은 계약하겠다고 알렸고 나겔스만의 경질이 결정됐다.
빌트는 이 당시 투헬의 상황을 전하면서 토트넘에게 투헬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뮌헨이 급하게 계약을 질렀다고 전했다.
매체는 "뮌헨은 토트넘이 투헬을 원한다는 신호를 들었고 나겔스만의 최선의 후임자였던 투헬이 시장을 떠날 수 있었다"라며 "당시 레버쿠젠전에서 1-2로 패한 뒤, 올리버 칸 CEO와 하산 살리하미지치 전 단장은 빠르게 감독 교체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행동에 옮겼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투헬이 정말 토트넘으로 갈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미 해리 케인이 토트넘을 떠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라며 사견을 달다.
매체는 "칸과 살리하미지치와의 첫 대화에서, 투헬은 자신이 시즌 종료 후가 아닌 곧바로 팀을 맡아야 한다는 것에 놀랐었다. 잠깐의 생각 이후, 그는 동의했다. 투헬 측의 포커 트릭으로 목표는 달성됐다"라고 전했다.
당시 토트넘에선 안토니오 콘테가 2년 차 시즌에 4위 경쟁이 불투명해지고 있었다. 콘테 경질이 유력해지면서 새 감독으로 투헬 선임에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당시 영국 언론 이브닝 스탠다드는 "토트넘이 투헬 선임에 관심이 있었지만, 구체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투헬이 토트넘 링크를 이용해 뜻하지 않게 곧바로 뮌헨을 맡는 선택을 한 것이다. 뮌헨은 당시 나겔스만과 그의 사단에게 총 3000만유로(약 436억원)의 위약금을 지불하면서 경질하고 곧바로 투헬을 선임하는 초강수를 뒀다.
그러나 투헬은 당시 모든 대회(분데스리가, 독일축구연맹(DFB) 포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가능성이 살아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포칼과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했다. 리그 역시 간신히 도르트문트의 최종전 패배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투헬은 지난해 여름 김민재와 해리 케인이 합류하면서 탄탄한 전력 보강이 되는 듯했지만, 수비형 미드필더와 수비진 보강 실패로 원하는 전력 구성이 되지 못했다. 이적시장 막바지 뱅자맹 파바르가 떠난 탓이 컸다.
뮌헨은 지난 시즌 도르트문트에 이어 이번 시즌 바이어 레버쿠젠과 우승 경쟁을 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팀 내 결속력이 무너지면서 뮌헨 스스로 자멸했다. 그 사이 레버쿠젠은 역사에 남을 무패행진(23승 4무)으로 단독 선두와 함께 분데스리가 첫 우승을 노리고 있다.
뮌헨은 결국 지난 2월 투헬과 이번 시즌 종료 후 계약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 2025년 여름까지 계약돼 있었지만,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조기 종료한다.
뮌헨은 투헬에게 잔여 연봉인 1000만유로(약 145억원)를 퇴직금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했고 1년 만에 다시 새 감독을 찾는다.
현재 뮌헨은 로베르토 데 제르비 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온 감독, 그리고 랄프 랑닉 오스트리아 대표팀 감독, 그리고 돌고 돌아 나겔스만 현 독일 대표팀 감독과 연결되고 있다.
사진=연합뉸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