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하지원 기자) 드라마 '슈룹'이 거센 비바람을 견뎌냈다.
지난 4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슈룹(우산을 뜻하는 옛말)’(극본 박바라/연출 김형식)은 자식들을 위해 기품 따윈 버리고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의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를 그린 드라마다.
'슈룹' 마지막 회에서는 자식을 지키기 위해 궁중 암투에 맞선 중전 화령(김혜수 분)의 마지막 이야기가 그려졌다. 자식의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다 왕실의 끔찍한 비밀과 마주한 중전 화령은 결국 이호(최원영)를 설득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았다.
이날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가구 기준 평균 16.9%, 최고 18.8%를 기록,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방영 내내 큰 인기를 모았던 '슈룹'은 기존의 퓨전사극들이 그랬듯 고증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조선의 시대적 배경에 중국식 표현의 등장, 일부 설정이 실제 역사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을 받은 것.
'슈룹' 측은 역사적 사실과 무관함을 강조했지만, 일각에서는 글로벌 OTT로 인해 한국 사극을 전 세계인들이 시청할 수 있다며 역사 고증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슈룹'은 논란이 무색할 정도로 높은 성적표를 안았다.
첫 회 시청률 7.6%을 기록했던 '슈룹'은 화령과 대비의 갈등이 고조되기 시작한 2막부터 13~14% 라는 약 2배 가까이 상승한 13~14% 수치를 보이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K콘텐트 온라인 경쟁력 분석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실시한 TV화제성 드라마 부문에서도 '슈룹'이 4주 연속 1위를 차지했고, 김혜수 역시 4주 연속 출연자 부문 정상을 달리며 관심을 받았다.
전 세계 시청자들의 호응도 뜨거웠다. 지난 2일 기준 넷플릭스에서 제공하는 TOP10에 따르면 ‘슈룹’은 11월 7일부터 27일까지 TV(Non-English) 부문에서 3위 자리를 지켰다.
논란 속에서도 '슈룹'을 버티게 하는 힘에는 배우들의 열연이 있었다.
‘슈룹’은 김혜수의 컴백작으로 캐스팅 소식 단계부터 열렬한 관심을 받았다. 김혜수는 기존의 중전 이미지와는 다른 결의 캐릭터로 예상을 깨는 행보와 반전의 재미로 쾌감을 선사했다.
더불어 김해숙(대비), 최원영(이호), 김의성(영의정) 등 관록의 배우들이 주는 무게감과 문상민(성남대군), 강찬희(의성군), 유선호(계성대군) 등 청춘 배우들이 발산하는 에너지로 극이 풍성해졌다.
위 포스터 속 활짝 펼쳐진 슈룹(우산)은 어린 자식이 서 있는 자리를 온전히 막아줌은 물론 땅마저 비에 젖지 않도록 가려주고 있다. 이처럼 '슈룹'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흡인력 있는 전개는 고증 논란이라는 빗속에서 우산의 역할을 하며 극을 끌어나갈 힘을 만들어냈다.
'슈룹'은 논란의 여지가 있었던 드라마지만 모든 인물의 서사를 알차게 다루며 안방극장에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시청자들은 이 깊은 여운을 오래오래 간직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슈룹’ 후속으로는 ‘환혼: 빛과 그림자’가 방송될 예정이다.
사진=tvN
하지원 기자 zon122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