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7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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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을 왜 이렇게 던지지" 최채흥, 눈물 뒤의 이야기

기사입력 2021.10.01 12:40 / 기사수정 2021.10.01 12:43


(엑스포츠뉴스 대구, 조은혜 기자) 지난달 15일, 2위 삼성 라이온즈와 3위 LG 트윈스는 단 반 경기차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이날 삼성의 선발투수 최채흥은 1-1 동점이던 5회 이형종에게 초구 직구로 투런포를 맞았고, 5회까지 마무리를 하고 마운드를 내려온 최채흥은 더그아웃에서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고스란히 중계를 탔다.

선발로 5이닝 3실점이면 아쉬울 순 있어도 괴로울 정도의 결과는 아니었다. 더 힘을 내지 못한 타자들을 탓할 수도 있었다. 그때 최채흥은 눈물을 흘리며 '공을 왜 이렇게 던지지'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계속 화가 나 있었다. 공을 왜 이렇게 던지지, 공 하나에 경기가 그렇게 된 게 너무 아쉽고 화가 났다"고 털어놨다.

최채흥은 "그날 경기가 내가 생각하기에 순위 싸움에 있어서 중요한 경기였다. 팬분들도 많이 오셨고, 내 나름대로 기대도 했다. 켈리를 상대로 이긴다면 더 좋은 효과가 있겠다 생각하고 경기에 나갔는데, 공 하나 실투가 들어가면서 아쉬웠고 스스로 화가 많이 났다. 그러다 보니 감정이 그랬다"고 전했다.

선수단이 위로의 말을 해줬냐는 질문에는 "아니, 놀리기 바빴다. 아직까지 놀리고 있다"고 웃었다. 최채흥은 "사실 그때만 그러고 경기 끝난 뒤에는 들어가서 맛있는 거 먹고 잘 놀았는데, 다들 왜 우냐고 했다. 정현욱 코치님도 그때는 잘 던졌다고 하시고 다음 날 왜 우냐고 하셨다. 경산에 있다 라팍으로 치료받으러 온 (박)해민이 형까지 와서 왜 우냐고 하더라. 아주 난리였다"며 "나는 그냥 눈물이 나는 걸 어떡하냐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최채흥은 26경기에서 146이닝으로 규정이닝 이상을 소화, 11승6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런 결과가 올해의 최채흥에게 안긴 건 부담보다 기대였다. 최채흥은 "작년에 했던 것보다 더 잘할 수 있겠지 기대했다. 그런데 생각만큼 몸이 안 올라오다 보니 조급한 마음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기대가 부담의 다른 이름일지도 몰랐다. 최채흥은 주변의 조언을 들으며 조금씩 그 기대를 내려놓기로 했다. 그는 "(강)민호 형이 시즌 중간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금 당장 안 되는데 어떻게 하냐, 마음 편하게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 이런 시즌이 있어야 다음 시즌에 더 잘할 수 있고, 또 이런 상황이 왔을 때 더 잘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며 "기대치를 낮추고 처음부터 한다는 생각으로 하다 보니까 심적으로도, 운동하는 데도 많이 좋아졌다"고 밝혔다.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는 최채흥에게 남은 역할은 이제 정규시즌 한 달, 그리고 첫 가을야구다. 최채흥은 포스트시즌에 대해 "춥다고만 들었다. 해민이 형은 시즌 중 그때가 가장 재밌다고 하더라"며 "선발로 나갈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첫 가을야구라 기대도 된다.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그 전까지의 목표는 평균자책점을 낮추는 것. 끝까지 위력적인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최채흥은 "올해 출발이 늦어 100이닝을 목표로 잡았고, 달성한 다음 목표가 없었는데 평균자책점을 더 낮추는 걸로 잡아야 할 것 같다"며 "정현욱 코치님은 자꾸 5점대 투수가 투수냐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해주시더라. 4.5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웃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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