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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니까 10승이지"…유희관 편견과 싸웠다

기사입력 2021.09.20 13:17 / 기사수정 2021.09.20 15:34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느린 공을 던지면서 많은 편견과 싸워야했다."

129.1km/h, 129.1km/h, 128.6km/h. KBO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유희관(35, 두산 베어스)의 직구 평균 구속은 최근 3년 동안 130km/h를 넘지 않는다. 130km/h를 넘었던 2014년에도 131.6km/h로 극적인 차이는 아니었다. 올 시즌 리그 직구 평균 구속은 142.9km/h다. 구속으로만 따지면 유희관은 분명 평균 이하다. 하지만 느린 직구와 더 느린 변화구로 버텼다. 그는 프로 13년 차다.

2013년 5월 4일 잠실 LG전에서 더스틴 니퍼트의 대체 선발로 데뷔 첫 승을 거둔 유희관은 3,060일 뒤, 40년 된 KBO 역사에서도 31명밖에 없던 100승 투수가 됐다. 모두가 더 빠른 공을 던지려 애쓸 때 '느림의 미학'으로 23,148개의 공을 던졌다. 자신의 100번째 승리를 확정한 19일 고척 키움전이 끝나고 유희관은 "돌이켜 보면 1이라는 숫자가 100이 될 때까지 많이 힘들었다. 느린 공으로 많은 편견과 싸우며 여기까지 왔고, 이겨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두산의 100승 투수는 과거 OB 시절을 통틀어 장호연(109승)과 장원준(129승)에 이어 유희관까지 3명이다. 베어스 프랜차이즈 좌투수로는 유희관이 최초다. 좌투수의 100승은 KBO 역사에서도 유희관 이전에는 6명뿐이었다. 이중에서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달성한 건 장원준에 이어 유희관이 2번째다. 지난해 최원호 한화 퓨처스 감독은 관리의 중요성을 말하면서 "관리만 되면 좋은 경기력을 낼 선수가 많다"며 "그러니까 유희관 선수 같은 선수가 대단한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두산이 아무리 좋은 팀이고 공격 등 야수 지원이 있는 팀이라고 해도, 그러면 다른 투수들도 다 10승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수년 동안 두 자릿수 승을 거둔다는 건 결코 쉽지 않다. 더구나 구속이 빠르지 않다. 그런데도 유희관 선수는 더 신중하고, 정교하게 던지는 거다." 최 감독의 말대로 유희관은 "편견과 싸웠다"고 했다. 그는 "내가 입단했을 때 두산 선발이 될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며 "'너는 넓은 잠실야구장을 홈 구장으로 쓰니까, 두산 선수니까 10승 하는 거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못하면 내가 욕먹는다'는 생각으로 던지게 되더라. 그래서 더 악착같이 했다. 여기는 반짝하고 사라질 수도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유희관은 ''느림의 미학'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나는 좋다. 나를 대변할 수 있는 내 수식어다. 어떻게 보면 강한 공만이 살아남는 프로 세계에서 느린 공으로도 살아남은 것에 자부심도 생긴다. 프로야구선수를 희망하는 느린 공 투수들에게 조금이나마 롤모델이 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돼 자부심을 느낀다"고 이야기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엑스포츠뉴스DB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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