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9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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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아이돌 시대는 정말 왔을까?① BTS의 시대 [엔터XENTER]

기사입력 2021.08.15 16:50 / 기사수정 2021.08.15 15:21



[엔터XENTER]는 전반적인 엔터테인먼트 업계 이슈에 대해 다루는 기획 시리즈입니다. 속도보다는 숙고를 우선시하고 이슈의 겉면이 아닌 속면을 들여다보는 시리즈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엑스포츠뉴스 이정범 기자) 아이돌씬을 관찰하다 보면 심심치 않게 나오는 주제 중 하나가 아이돌 세대론이다.

2세대에서 3세대로 넘어올 때가 그러했고, 3세대에서 4세대로 넘어가고 있는(그렇게 보이는) 지금도 그렇다.

이미 4세대가 왔다는 사람들도 있고, 아직 오지 않았다는 사람도 있다.

그동안의 아이돌 세대론은 주로 ‘어떤 아이돌이 등장했는가’가 핵심이었는데, 이 시리즈에서는 4세대라 불리는 아이돌이 ‘아닌’ 그들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에 대해 주로 이야기해보려 한다.

핵심 주제는 간단하다. ‘인물론’ 측면에서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나, ‘산업적 관점’, ‘환경의 변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4세대가 오긴 왔다는 것이다.

이 논지에는 크게 두 가지 함의가 담겨 있다. 하나는 현 신인들에게 굳이 “너 4세대 아니야!”라고 윽박지를 필요는 없다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4세대 아이돌이라는 게 ‘핫하고 트렌디하고 새로운 시대를 주도하는 신예’를 의미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강산이 변하긴 했다” 정도가 아이돌 4세대론을 받아들이는 태도다.

이러한 이유로 4세대 아이돌에 대해 논함에도 4세대라 불리는 신인들이 아닌 (3세대로 분류되는) 방탄소년단(BTS)이 주제의 핵심이다.

아이돌의 한 시대가 명백히 변화했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할 때, 무엇을 보고 그 이야기를 자신 있게 할 수 있는가.



이 측면에서 생각해 보았을 때, ‘방탄소년단의 주도하에 이루어진 K-POP 월드의 확장’을 넘어설 수 있는 게 없다. 어떤 신인 아이돌의 팬이라고 해도, 내 아이돌의 등장이 빌보드 핫100 1위 그룹의 탄생보다 명백히 더 파괴력 있는 사건이라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3세대가 2세대 아이돌(소녀시대, 카라, 빅뱅 등등)들이 만든 새로운 한류의 수혜를 얻고 시작한 세대라면, 4세대라고 주장 중인 현 신인들은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의 활약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K-POP 월드의 혜택을 데뷔할 때부터 얻고 시작하는 세대라 할 수 있다.

보아의 일본→미국 진출기, 원더걸스 미국 진출기 때와 비교하면 해외 진출 난이도가 훨씬 낮아진 것으로, 코로나19 시국만 아니었다면 많은 신인 아이돌들은 지금 한국이 아니라 외국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것이다.

K-POP 시장 구도의 변화, 비즈니스의 변화라는 측면에서 봐도, 대부분의 이야깃거리들이 방탄소년단을 빼놓고는 설명하기 힘들다.



하이브(구 빅히트)가 중소 기획사를 탈피해 대형기획사 겸 IT기업으로 변신, 3세대 초까지 굳건하던 기존 3대 기획사 체제를 깨뜨린 것도 방탄소년단을 빼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고, 대면 비즈니스(행사, 투어 등등) 외에 비대면 비즈니스(온택트 콘서트, 위버스 등 스타 중심 커뮤니티 등등)들이 성장하고 있는 것 역시 방탄소년단을 빼놓고는 설명이 안된다.

포브스, 타임지, 빌보드 등 주요 외신 및 칼럼리스트들이 (신인 포함) K-POP 아이돌 관련 기사를 자주 쓰는 게 평범한 일처럼 된 것도 방탄소년단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고, 3세대 초와는 확연히 달라진 K-POP 아이돌 앨범 판매량 인플레이션 역시 방탄소년단을 빼놓고는 이야기가 성립되지 않는다.

고로 지금이 명백히 4세대 아이돌의 시대라고 한다면, 그 시대의 문을 연 것은 당사자인 4세대 아이돌이 아니라 방탄소년단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BTS가 문을 열었고, 그렇게 열린 문으로 신예 K-POP아이돌들이 들어온 것.

다만 “4세대 스스로 한 시대를 연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현 신인들의 재능과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4세대 아이돌들도 열심히 성장해서 5세대의 문을 열어줄 수 있는 것이니까. 방탄소년단, 블랙핑크도 하루아침에 지금 위치에 오른 것이 아니니, 현재만 보고 미래를 단정할 수는 없다.

그저 어떠한 신인의 등장이 한 시대의 변화를 상징한다고 주장하기엔 “현재 신인들이 이런 저런 특징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대부분의 요소들이 방탄소년단의 그늘 아래에 있다는 이야기다.

지금 이 시대를 다섯 음절로 요약하면 ‘방탄소년단’이고, 세 음절로 요약하면 ‘BTS’다.

(4세대 아이돌 시대는 정말 왔을까?②에서 계속)

사진 = 엑스포츠뉴스-빅히트 뮤직-트위터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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