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6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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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결번' 김태균 "52번, 지금의 김태균을 만든 번호"

기사입력 2021.05.29 16:17 / 기사수정 2021.05.29 16:19


[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의 '레전드' 김태균이 팬들 앞에서 안녕을 고한다. 김태균의 '52번'은 영원히 남는다.

한화는 29일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김태균의 은퇴식 및 영구결번식을 연다. 한화는 앞서 정민철 단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영구결번 위원회를 열고, 김태균의 기록과 팀 공헌도, 프랜차이즈 스타로서의 위상, 지속적 사회공헌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해 김태균의 '52번'을 영구결번 지정을 결정했다.

이날 김태균은 특별 엔트리에 등록, 4번타자 및 1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엔 신설된 은퇴 경기를 위한 특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것은 김태균이 처음이다. 김태균은 타석을 소화하지는 않는다. 선발 라인업 소개와 함께 마지막으로 그라우드를 밟고, 플레이볼이 선언됨과 동시에 대수비로 교체될 예정이다. 다음은 경기 전 김태균과의 일문일답.

-은퇴 기자회견에서 많은 눈물을 흘렸는데.
▲시간이 많이 흘렀다. 그때는 눈물을 많이 흘렸는데, 그 뒤로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어서 감흥이 조금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오늘이 오니까 감회가 새롭긴 하다.

-가장 고마운 사람이 있다면.
▲기자회견 때 현역 시절 감사한 분들에게 인사를 드렸으니까 지금 순간 감사한 분을 떠올려보면 박찬혁 사장님이다. 박찬혁 사장님이 부임하시면서 팀도 많이 변화가 되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사장님이 안 오셨으면 오늘 같은 영구결번 지정, 오늘 같은 은퇴식 영광을 누리지는 못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든다. 박찬혁 사장님이 오셔서 인정해주셔서 지금 이 순간 가장 고마운 마음이 크다.

-영구결번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훌륭한 업적을 남기신 선배님들이 누리신 영광스러운 영구결번 지정인데, 그걸 이어 받아서 내 번호가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계속 남아있고 팬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굉장히 기분이 좋다.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박찬혁 사장님, 정민철 단장님 비롯해 구단 관계자 분들, 팬들께 감사드린다. 그분들이 없었다면 영구결번 지정이라는 영광스러운 선물을 같이 못했을 수도 있다.

-52번은 김태균에게 어떤 의미인가.
▲야구를 시작할 땐 어떤 번호를 달아야 하는지 생각도 못했다. 아버님이 정해주셨다. 아버님 개인적인 의견 같은데 둥글둥글해서 복이 안 빠져나간다고 추천해주셨다. 어렸을 땐 좋은 번호, 예쁜 번호, 한 자릿 수 번호 같은 에이스들 하면 떠오르는 번호를 갖고 싶었는데, 그럴 때마다 아버지가 반대하셨다. 그렇게 52번을 계속 달고 뛰었는데 이 번호 덕분에 지금 이 자리에 있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든다. 의미를 굳이 부여한다면 지금 김태균을 만들어준 번호인 것 같다.

-은퇴식을 하면 기분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모르겠다. 구단에서 좋은 마무리 할 수 있게 만들어주셔서 기분 좋고, 그래서 은퇴식 할 때도 기분 좋게 잘 될 것 같다. 지금 심정으로는. 근데 작년에 은퇴 기자회견 할 때도 눈물 흘리는 그런 모습을 상상하지는 않았다. 어떻게 될 진 모르겠다. 그때 너무 당황해서 이번에는 당황스럽지 않았으면 한다. 우는게 나은가, 그림은 우는 게 좋은 거 아닌가(웃음).

-자녀가 시구시타를 한다.
▲현역 때는 예민해서 우리 가족들, 부모님들이나 내 지인들이 야구장에서 내 플레이를 보는 게 부담스럽고 어색했다. 그럴 때마다 성적이 안 좋기도 했다. 그래서 가족들은 야구장 오시더라도 숨어서 보는 경우가 많았다. 아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첫째가 팬들의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어서 아이들도 내가 아는 한에서는 야구장에 많이 못 왔다. 기회가 없었는데 이제는 마지막이고, 시구, 시타를 하면 기억에 남을 거 같다.

-선수 생활 하면서 아내가 많이 도와주셨을 것 같은데.
▲그동안 고생 많이 했다. 내가 굉장히 예민해서 힘들었을 건데 잘 맞춰줬다. 아내 뿐 아니라 부모님, 온 가족이 나한테 모든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고생했다고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리고 싶다. 앞으로는 좀 더 편하게, 어머니 아버지도 본인들을 위해서, 아내, 아이들도 본인들을 위해서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

-야구단 밖에서의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은 야구 해설을 하고 있고, 틈틈히 다른 방송도 하고 있다. 그렇게 지내면서 야구 공부를 병행해 결국에는 현장에 돌아오고 한화 이글스에 돌아와야 하지 않나 생각을 한다. 어설프게 오기보다 내가 확신을 갖고 와서 도움 줄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야구 공부나 다른 외적으로도 준비를 잘 해서, 언젠가는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후배들에게 한 마디.
▲은퇴사로 준비했는데(웃음). 은퇴하면서 아쉬운 부분이 우승 한 가진데 그 부분을 우리 후배 선수들이 풀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래줬으면 좋겠다. 밖에 있지만 마음은 한화 이글스에 항상 함께하고 있기 때문에 후배들이 우승하면 나의 아쉬움, 한으로 남을 수 있었던 게 다 풀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도 충분히 젊은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

-다음으로 영구결번을 할 만한 선수를 예상하자면.
▲많이 있다. 나 역시 어린 나이 때는 이런 영광 누릴 거라 상상하지 못했다. 모든 선수가 다 가능성이 있지 않나 한다. 난 타자 입장이고,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이글스에서 홈런 빼고 모든 타격 부분에서 1위를 달리니까. 그걸 깨는 후배가 나와 그 선수가 은퇴할 때 내 팀 내 1위 기록이 다 사라졌으면 좋겠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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