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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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①] '대학살의 신' 송일국 "소극장 공포증 극복…홀가분해요"

기사입력 2017.07.02 10:07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연극 ‘대학살의 신’에 출연 중인 배우 송일국은 어느 때보다 들뜬 모습이었다. 소극장 무대 공포증을 날릴 만큼 관객과 소통하는 희열과 쾌감을 오롯이 느끼고 있다. 

“올리고 나니 홀가분해요. 올리기 전에는 관객과 만나는 것에 공포증이 있었거든요. 예전에 공연하다가 관객과 눈을 마주쳐서 대사를 놓치고 당황한 적 있어요. 안 좋은 기억 때문에 공포증이 생겼는데 오히려 올리고 나니 홀가분해지더라고요.

처음으로 대사 전달을 마이크가 아닌 육성으로 해요. 예전에 공연을 볼 때 연극배우가 아닌 배우들의 대사 전달이 확실히 좋지 않았던 기억이 있는데, 저도 그럴까 봐 염두에 두고 대사 전달을 신경 써요. 이제는 무대 공포증이 없어졌어요.” 

'대학살의 신'은 인간의 이중적인 면을 꼬집는 작품이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 교양이라는 가면을 쓰고 살지만, 인간의 민낯은 유치하기 짝이 없다. 겉으로는 우아하고 지적이지만, 알고 보면 가식적이고 위선적인 면을 지닌 인간의 본성을 풍자한다.

이야기는 11살 두 소년이 놀이터에서 싸우던 중 한 아이의 앞니 두 개가 부러진 것을 계기로 시작한다. 두 소년의 부모는 세상 누구보다 고상하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부모이지만 이성과 교양, 톨레랑스를 갖고 대화를 나눈다. 순조롭게 화해하는 듯하지만 조금씩 신경전을 펼치고 서로를 비꼰다. 결국 삿대질과 막말이 오가는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는다. 심지어 부부싸움으로 번진다. 

“‘대학살의 신’이라는 제목만 보고 선입견을 품은 관객들도 오히려 빵빵 터지더라고요. 우리끼리는 연습하면서 이게 왜 코미디일까 했어요. 공연을 올리고 관객이 빵빵 터지니까 그제야 알겠더라고요. 첫날 관객들이 터지는 걸 보고 둘째 날은 나도 모르게 웃겨야 한다는 마음으로 오버했어요. 오히려 과하니 안 웃더라고요. 우여곡절도 있고 깨달음도 얻었죠. 관객과 더 빨리 만나고 싶어졌어요. 그 다음날에는 오히려 내려놓고 진지하게 접근했는데 더 웃더라고요. 아직 정답이라고 말하기에는 뭐하지만 하루하루 조금씩 나아지는 건 분명해요.” 

이 작품을 선택한 계기는 소극장 공연을 경험해보고 싶어서다.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이었다. 좋은 작품에 출연한 것도 모자라 두려움까지 극복해냈다. 

“주변에서 추천해줬고 박근형 선배도 영화제작자인 친구를 통해 소극장 공연을 해보면 좋을 거라고 말해줬어요. 가벼운 코미디물로 소극장 연극을 하고 싶었어요. 두려움도 극복하고 싶을 때 거짓말처럼 들어왔죠. 배우들도, 극장도, 안성맞춤인 작품이에요. 말이 소극장이지 예술의 전당의 자유소극장은 최고잖아요. 아내도 누가 커리큘럼을 다 짜준 것 같다고 할 정도로 완벽한 것 같아요.” (웃음) 

2010, 2011년에 이어 6년 만에 돌아온 ‘대학살의 신’은 지식인의 허상을 꼬집은 연극 ‘아트’로 잘 알려진 프랑스 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작품이다. 인간 내면에 자라나는 파괴적 욕망을 통렬하게 짚는다.

뉴욕의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배우들의 출중한 연기력이 중요하다. 핑퐁처럼 오가는 대사를 소화하며 관객을 몰입시킨다. 송일국은 또 볼수록 더 재밌을 거라고 웃으며 장담했다. 

“첫날에 관계자나 지인분들이 많이 왔는데 반응이 장난 아니었어요. 그날 그분이 오더라고요. 이지하 선배가 ‘얘 왜이래, 얘봐라’ 라는 생각으로 관객 모드에서 봤다고 하더라고요. 배우들의 호흡이 정확히 맞물려야 하는 극이라 긴장을 늦출 수 없어요. 이렇게 빵빵 터질 줄 몰랐죠. 자기가 한 걸 또 보면 재미없는데, 저는 재밌더라고요. 관객들도 또 볼수록 재밌을 거예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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