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재용 기자] 뮤지컬 배우 조정은이 예쁘고 청순한 이미지의 대명사로 이름을 알리게 된 작품은 '피맛골연가'다. 가장 조정은다웠고, 지고지순한 여인 홍랑은 조정은의 색깔이 잘 묻어났다. 이에 그는 제 17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때의 강렬한 기억 때문일까, '피맛골 연가'의 조정은을 기대하는 팬들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하다.
"'피맛골연가'요? 저는 이제 보러가겠습니다.(웃음) 상도 받았고, 조정은의 장점을 가장 잘 보여줬던 작품 같아요. 박은태와도 약속을 했지만, 이미 2번 하기도 했고 충분히 한 것 같아요.(웃음)"
"그리고 저는 당시에도 당연히 '아이다'의 정선아가 여우주연상을 받을 줄 알았는데, 아마 제 연차가 받을 때가 되서 그런 것 같아요. 조정은의 색깔을 인정받은 거 같아서 기분은 좋았어요. 그 상이 저한테는 컸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그저 '엘리자벳'이 잘 지나가길 바라고 있네요."
조정은은 '피맛골연가'를 통해서도 드러났듯이 '청순'이라는 자신만의 색깔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미지가 있다는 것이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굳어진 느낌이 부담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새로운 도전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아직 어떤 도전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어요. 그저 연기가 재미있었으면 좋겠어요. 배우마다 색깔이 있는데, 그전에는 제가 가지고 있는 색깔을 좋아한 적이 별로 없었어요. '이런 결에, 이런 목소리에, 이런 감성에, 이런 배우지'라고 처음으로 받아들인 것이 '드라큘라'였어요."
"'드라큘라'를 하면서 연기가 재미있어졌어요. 그 전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내가 없는 것을 채울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그 결이라는 것이 중요함에도 역행해 가려고 했었어요. 그래서 공연을 하면서 힘들었고 절망스러웠어요. '드라큘라' 이후에는 다른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요. 이제는 다른 분들이 보시기에 조정은의 접근방식이 달라진 것 같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조정은은 변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소극장 공연에는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지난 2007년 '스핏 파이어 그릴' 이후 소극장 공연이 없는 조정은은 "대극장이 주는 큰 에너지와 짜릿함이 있다면, 소극장은 섬세하다. 다루는 에너지가 다른 것 같다"라는 말로 소극장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대신했다.
"소극장 공연 하면 좋죠. 평소에 소극장 공연을 즐겨 봤는데, 특히 '번지점프를 하다'를 정말 좋아해서 캐스팅 별로 다 봤어요. 예전부터 참여할 기회는 많았는데, 그때마다 아쉽게 본 공연을 올리지는 못했어요. 소극장 작업도 기대하고 있어요. 연극도 관심은 있는데 제가 할 수 있을까요? 음악도 없고 대사들로만 관객들을 집중시킬 수 있는 실력이 될지 잘 모르겠네요."
지난 2002년 데뷔한 조정은은 어느덧 14년차에 접어들면서, 뮤지컬계에서 확고한 자신의 이미지도 심었다. 여우주연상을 안긴 '피맛골연가'부터 자신의 배우인생의 전환점이 된 '드라큘라'와 '엘리자벳'까지, 굴곡진 삶을 그려온 그의 40대의 모습은 어떨까?
"40살이 되면 정말 당황스러울 것 같아요. 그때도 지금처럼 많이 겪고 싶어요. 그때쯤이면 뮤지컬 후배들을 양성하고 싶고, 나누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그리고 결혼도 해 있지 않을까요?(웃음)"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
[사진= 조정은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 '조정은' 인터뷰 기사 더보기
조정은의 '엘리자벳', 그 짙은 고독을 '공감'하다 (인터뷰 ①)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