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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 엑스파일] 외국인 선수 다년 계약, 아직은 시기상조

기사입력 2015.11.26 06:40 / 기사수정 2015.11.26 07:03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다시 한 번 '외국인 선수 다년 계약'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근 넥센 히어로즈는 4년간  함께한 '에이스' 밴헤켄과의 인연에 종지부를 찍었다. 밴헤켄은 2016시즌 한국을 떠나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해 세이부 라이온즈의 옷을 입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넥센은 드물게도 '이적료 30만 달러(약 3억 4000만원)'를 지급받게 됐다. 이미 넥센은 올시즌을 마친 후 밴헤켄과 계약서에 찍었고, 그 덕분에 원 구단에 '선수 보유권'이 있다고 인정받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과정에서 불거지는 쟁점이 있다. 바로 '외국인 선수 다년 계약' 문제다. 현재 원칙적으로 KBO는 외국인 선수의 다년 계약을 허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계약서를 쓰지 않을 뿐, 많은 구단들은 실질적으로 선수들과의 다년 계약을 약속해왔다. 당해 특정 옵션을 걸어둔 뒤 그를 달성하면 내년 계약을 보장하는 식이다. 일찍이 내년시즌 계약을 끝마친 MVP 테임즈(NC)도 지난 시즌 '1+1 계약'을 채결한 것이 알려졌다. 두산 역시 니퍼트와 비슷한 방식의 계약으로 5년째 동거를 이어왔다. 

잘 키워놓은 외국인 투수를 일본에 빼앗기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다년 계약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실질적으로 많은 구단들이 외국인 선수들과 다년 계약을 구두 약속하고 있다는 부분에서 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여전히 '다년 계약 불가'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 다년계약, 아직은 위험성이 더 크다

다년계약의 장점은 명확하다. 경쟁력있는 외인을 다년간 보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 선수들이 팀내 선발 에이스나 4번 타자로 활약하고 있는 특성상, 이는 팀의 전력에 절대적인 플러스 요인이 된다. 법적으로 보유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팀으로서는 이득이다. 유출을 막을 수 있는 명분도 생기고, 유출을 막지 못한다고 해도 타팀에 이적료를 받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뛰어넘는 큰 부작용이 있다. 외인 몸값이 폭등한다는 점이다. 이미 많은 구단들이 외국인 선수에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상황. 다년 계약이 가능할 경우 이 몸값은 몇 곱절 뛰어오르게 된다. 일단 시장에 인플레이션이 생기면 구단의 입장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선수에게 거액을 쥐어줘야 하는 구조다. 정금조 KBO 육성운영부장은 "규약상 가능하다고 공표하게 되면 자연히 해외 에이전트도 알게 된다. 장기계약이 아니면 안 한다고 버티는 선수가 나올 수 있다"라며 도입에 대해 선을 그었다. 

데려온 선수가 잘 적응해 좋은 성적을 낸다면 최상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이 계약이 실패로 드러났을 때다. 정금조 부장은 "선수가 와서 잘하면 장점만 부각되니 유리한 제도다. 하지만 선수가 와서 못했을 때가 문제다. 방출한다고 해도 몇년치 연봉은 지불해야 하는데다, 중간에 새로운 선수로 교체까지 해야한다. 구단의 입장에서는 비용에 대한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라며 제도의 단점에 더 무게를 실었다.

▲ 원칙은 불가, 운용은 융통성 있게 

KBO의 원칙은 최대한 강경할 수밖에 없다.  명과 암이 동시에 존재하는 제도이지만, 공식적으로 다년계약을 허용하는 경우 그 부작용이 더 크다고 봤다. 물론 밴헤켄과 테임즈, 니퍼트처럼 한국에 성공적으로 적응해 오랜기간 함께하며 좋은 성적을 내온 모범사례들도 있다. 하지만 스탯과 가능성만을 믿고 데려온 거물급 외인이 적응하지 못하고 고전하면서 팀을 곤란하게 만드는 경우도 허다하다. 올 시즌만해도 삼성, 넥센, 롯데를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의 구단들이 외인들을 중도교체 하기도 했다.   

허용하지 않는 게 원칙이지만, 가능성을 아예 막아두는 건 아니다. 오히려 검증된 용병에 대해서는 구단의 융통성 있는 계약을 권장하고 있다. 정금조 부장은 "먼저 1년을 지켜보고 그 이후 다년계약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건 사실이다. 현재 많은 구단이 실질적으로 그런 방식을 사용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며 "KBO가 불가 원칙을 갖고 있되, 나머지 부문은 구단이 운용하는 지금의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다. 구단의 선수 운영 방식은 팀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선수 개인만 보고 계약하는 게 아니라 그 선수가 팀에 미치는 영향을 포함해 여러 조건을 고려해 계약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모두 구단에 이임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number3togo@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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