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응답' 혜리 출연 논란, 정은지·고아라도 '부도수표'였다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올 하반기 기대작 tvN '응답하라 1988' 젊은 층 배우들의 캐스팅이 확정됐다. 독립 영화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가 합류해 기대를 높인 가운데 걸스데이 혜리도 출연진에 이름을 올렸다. 첫 촬영이 시작되기 전부터 혜리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tvN 측은 18일 "'응답하라 1988' 여성 출연진에 류혜영, 혜리(걸스데이), 남성 출연진에 고경표, 류준열, 박보검, 안재홍을 비롯해 이동휘, 최성원 등 캐스팅을 확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공개된 출연진은 인지도보다는 탄탄한 연기력이 뒤받침되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품고 있는 배우들이었다. 류혜영은 KBS 2TV 드라마 '스파이', 고경표와 박보검은 영화 '차이나타운'과 KBS 2TV '내일도 칸타빌레'에 출연했다. 류준열은 영화 '소셜포비아'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선보인 바 있으며, 안재홍과 이동휘는 독립영화 등에서 활약하면서 충무로에서의 미래를 인정받은 얼굴들이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 합창단'에 출연했던 뮤지컬 배우 최성원도 합류했다.

이와 관련해 '응답하라' 시리즈를 제작한 신원호 PD는 이날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출연진을 꼽아 놓고 보니 독립영화에서 활동하던 배우들이 많았다"면서 "캐릭터와 잘 맞는지와 이에 부합하는 연기력에 초점을 맞춰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신 PD는 '응답하라' 시리즈 전작과 같이 배우의 인지도보다는 구상한 캐릭터와 부합되는 인물들을 꼽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바탕이 된 것이다.

그러나 팬들은 걸그룹 걸스데이 멤버 혜리의 캐스팅에 고개를 갸웃했다. 다른 배우와 비교해 이름이 알려져 비판의 대상이 된 것도 있지만, 그동안 혜리가 보여준 모습이 '응답하라' 시리즈의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느냐는 의견이 빗발쳤다.

'응답하라 1997' 방송 중반부터 인기몰이에 나선 '응답하라' 시리즈는 '응답하라 1994'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이 작품의 여 주인공은 에이핑크 정은지와 배우 고아라였다. 두 사람은 작품이 시작되기 전 큰 주목을 받지 못했고, 오히려 의심의 눈초리 가득한 분위기였다.

신 PD는 혜리 캐스팅을 향한 부정적인 여론에 대해선 "전작에 출연한 정은지 고아라의 캐스팅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반응은 좋지 않았다. 무명 배우를 고집해서 캐스팅한 것은 아니고, 신선함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정은지는 '응답하라 1997'이 첫 연기 데뷔작이었다. 이에 반해 혜리는 JTBC '선암여고 탐정단', SBS '하이드 지킬, 나'에 출연한 바 있다. 연기 경험이 없어, 배역을 잘 소화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은 들어맞지 않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정은지가 사투리 연기가 가능했다는 점을 성공 요소로 꼽기도 하지만, 아직 혜리의 역할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실히 알려진 것은 없다.

2003년 KBS 2TV '성장드라마 반올림'의 이옥림 역으로 데뷔한 고아라에게는 늘 데뷔작의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성인 배우로서 성장하지 못한 채 예쁜 얼굴로 광고에만 등장한다는 혹평도 잇따랐다. 그러나 고아라는 짧은 더벅머리를 한 채 '응답하라 1994' 성나정 역을 잘 표현해 배우로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작의 두 여주인공 정은지 고아라도 혜리처럼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에는 호평받지 못했다. 이들을 작품의 '부도수표'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작품이 진행될수록 캐릭터와 잘 녹아들면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고, 드라마와 함께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었다. 혜리도 정은지와 고아라와 같이 작품과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응답하라 1988'가 방송된 뒤에 평가해도 늦지 않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사진 = 혜리 고아라 정은지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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