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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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설욕 노린 포를란, '무산된 꿈'

기사입력 2010.07.07 10:18 / 기사수정 2010.07.07 10:18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60년 만의 우승 도전은 좌절됐지만 그래도 국가와 대륙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한 선수의 투지는 대단히 돋보였다. 바로 우루과이의 핵심 에이스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포를란이 7일 새벽(한국시각),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2010 남아공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선발 출장해 이번 월드컵 4호골을 넣는 등 분전을 펼쳤다. 비록 아쉽게 2-3으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우루과이에 포를란의 존재감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엿볼 수 있었을 만큼 상당한 활약을 펼쳤다.

특히 포를란은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꺼져가는 불씨를 또 한 번 살리는데 큰 일을 해냈다. 0-1로 뒤지고 있던 전반 40분 왼발 중거리 슛으로 1-1 동점을 만드는 골을 기록하면서 지난 8강전 가나와의 경기에 이어 또 한 번 진가를 드러냈다. 호쾌하고 정확한 중거리 슈팅 능력이 일품인 포를란의 장기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사실 이날 경기에 포를란은 혼자 고립되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었다. 파트너인 루이스 수아레즈(아약스)가 8강전에서 핸드볼 파울로 퇴장 당해 사실상 혼자 공격을 이끌어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떨어진 체력에도 아랑곳 않고 포를란은 종횡무진 공간을 만들어내며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이따금씩 터트리는 중거리포와 정확한 세트 피스는 네덜란드 수비진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거의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은 다 보여줬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만큼 포를란은 후반 39분 교체돼 나갈 때까지 혼신의 힘을 다하는 플레이로 팬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포를란이 분전을 펼친 것은 나름대로 이유도 있었다. 아버지 파블로 포를란이 지난 1974년 서독 월드컵에 출전해 네덜란드에 0-2로 패했던 경험을 씻어내기 위해서였다. 더불어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 강호들이 8강에서 잇따라 떨어진 가운데서 자존심을 지켜내야 한다는 의식도 강했다. 이것이 포를란을 자극시켰고, 경기 조율, 공격 기회 등 거의 모든 면에서 흠잡을 데 없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잉글랜드 무대 진출 실패로 한때 벼랑 끝에 몰렸다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진출 이후 다시 기량을 회복하면서 득점왕도 차지한 바 있던 포를란. 2009-10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우승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던 포를란이 상승세를 이어 3-4위전에서도 '유종의 미'를 거두는 인상적인 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 = 디에고 포를란(C) Gettyimages/멀티비츠]



김지한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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