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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과 바르샤의 동반 패배, ‘혼전’의 라리가

기사입력 2007.10.22 01:24 / 기사수정 2007.10.22 01:24

편집부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명석 기자]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나란히 패배했다. 두 팀 모두 무패행진을 달리며 리그 우승을 향한 치열한 경쟁을 준비하고 있던 찰나에 맛본 쓴 맛이다. 국내는 물론이고 스페인에서조차 이 두 팀의 동반 패배는 지난 8라운드 최고의 화젯거리가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두 팀이 굳게 지켜오고 있는 스페인 최강클럽의 면모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함은 없다. 그러나 이번 두 팀의 패배, 그것도 에스파뇰과 비야레알에게 당한 패배가 ‘이변’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너무도 큰 오산이다.

세상을 놀라게 한 결과? No!

당연한 얘기겠지만, 사실 에스파뇰과 비야레알은 라 리가를 즐겨보는 팬이 아니라면 생소한 클럽일 것이다. 프리미어리그가 대세가 되어버린 대한민국이라면 더더욱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에스파뇰과 비야레알은 스페인에서 결코 쉽게 볼 수 없는 클럽이다. 올 시즌 두 팀이 보이고 있는 ‘포스’라면 더더욱 그렇다.

레알 마드리드를 2-1로 제압한 에스파뇰은 현재 리그 5위에 올라 있다. 최근 4연승의 가파른 상승세. 특히 에스파뇰이 4연승을 거둔 클럽들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가관이다. 지난 5라운드부터 차례대로 세비야-데포르티보-발렌시아-레알 마드리드를 꺾었다. 이러한 활약속에 최근 리에라, 라울 타무도 등이 새롭게 스페인 국가대표팀에 발탁되기도 했다.

에스파뇰의 경우 특히 지난 시즌 UEFA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에스파뇰은 당시 아약스, 리보르노, 벤피카, 베르더 브레멘 등 내로라하는 유럽 강호들을 상대로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다. 결승전에서도 세비야에 승부차기로 패했기 때문에 이례적으로 ‘무패 준우승’을 차지한,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을 갖춘 팀이다.

어쩌면 조금은 익숙할지도 모르는 비야레알의 경우, 최근 새롭게 라 리가의 신흥강호로 떠오른 클럽이다. 중하위권이던 비야레알이 두각을 나타낸 것은 지난 2004/05시즌, 리그 3위를 기록하면서부터다. 이듬해 리켈메를 필두로 한 비야레알은 유럽의 강호들을 차례로 무찌르며 챔피언스리그 4강이라는 쾌거를 올렸고, 이후에도 줄곧 리그에서 상위권을 유지해왔다. 올 시즌 역시도 6승 2패, 단독 2위다. 바르셀로나의 1-3 완패는 결코 ‘이변’으로 치부할 만 한, 세계가 놀랄 만한 패배가 아닌 것이다.

그야말로 '혼전'의 라 리가

최근 들어 프리메라리가는 승부를 예측하기가 어려운 리그가 됐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라 리가는 ‘상향평준화’가 됐다고 소개되고 있다. 확실한 강호들이 엿보이는 다른 유럽 리그에 비해, 라 리가는 기존의 빅3(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발렌시아)와 더불어 매 시즌 그들을 위협하는 새로운 강호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또 그러한 신흥강호들은 다시 추락하기 보다는 꾸준히 그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유럽축구연맹(UEFA)이 공식 집계하고 있는 리그 순위에서 8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는 이유 역시도 이러한 ‘신흥강호’, 즉 중상위권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아쉬운 클럽들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유럽 각국의 중상위권들이 모여 펼치는 UEFA컵을 2년 연속 스페인 클럽이 우승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올 시즌 역시도 라 리가의 ‘혼전’ 양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언급이 된 5팀(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비야레알, 에스파뇰)뿐만 아니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사라고사, 세비야가 그들을 맹렬하게 뒤쫓을 태세다. 과거 세리에A에 ‘7공주’가 있었다면, 라 리가는 무려 여덟 팀, 혹은 그 이상이 리그 최상위권을 좇는 양상이 될 전망이다.

결국 지난 8라운드,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두 팀의 패배는 결코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나란히 결장한 브라질 선수들의 공백으로 인한 전력누수는 둘째치고라도, 분명히 이길 만한 팀이 이겼다. 경기에 앞서 이 두 경기가 ‘빅매치’로 표현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기 결과는 앞으로 숱하게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혼전’의 라 리가라면,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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